NS홈쇼핑 직원들, 조항목 대표에게 "우리가 하림그룹 총알받이냐" 분노

상반기 성과급 지급 않기로 통보…흑자 냈는데 왜?
하림산업 등 계열사에 대한 무리한 자금 출자가
실적 악화 가져와 NS홈쇼핑 직원들 불만 속출해

소민영 기자

somy@socialvalue.kr | 2022-08-02 11:05:55

▲NS홈쇼핑 로고/사진=NS홈쇼핑 홈페이지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지난달 30일 NS홈쇼핑 조항목 대표이사가 ‘상반기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사내 공지를 내자 회사 직원들은 실망감을 표출하며 깊은 배신감을 내비쳤다. 

 

열심히 일했더니 돌아온 것은 당연히 받을 것으로 예상했던 성과급을 받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더우기 이들은 언제까지 NS홈쇼핑이 하림그룹의 자금줄 역할을 하느냐며 허탈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NS홈쇼핑 조항목 대표는 지난달 30일 사내공지를 통해 “어려운 시장 환경과 온라인 쇼핑 시장의 경쟁 심화 속에 우리 회사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며 “우리 회사는 계획했던 상반기 성과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상반기 성과급을 지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NS홈쇼핑 직원들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하는 원인을 회사 직원들에게 돌리는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적반하장이라는 것이다. 반성하고 용서를 빌면서 어쩔 수 없이 못 주게 됐다고 설득을 해도 이해가 될까 말까 하는데, 되레 자신들과 관계 없는 사유를 성과로 둘러대며 지급을 하지 못하게 됐다고 하니 직원들의 심정이 어떠하랴.

 

2일 업계에 따르면 NS홈쇼핑은 직원들에게 상반기에 월급의 100%를, 하반기에 성과 평가에 따라 80~200%까지 주는 성과급을 일 년에 두 차례에 걸쳐 지급해 왔다. 이번에 지급하지 않기로 한 것은 상반기 성과급으로 100% 고정에 가깝게 지급돼왔다.

 

조항목 대표는 실적을 이유로 들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NS홈쇼핑은 지난 1분기 연결기준으로 89억원의 순손실이 났지만, 홈쇼핑 사업만 포함된 별도 기준으로는 77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618억원으로 전년 대비 24억원이 줄었고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117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줄었다. NS홈쇼핑의 최근 5년간 평균 영업이익은 764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올해 비록 탐탁지 않은 실적을 거뒀음에도 NS홈쇼핑이 상당히 양호한 실적을 지속해서 거두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실적을 빌미로 내세웠으니 직원들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고 할 수 있다. 

 

▲NS홈쇼핑이 지난달 30일 사내공지사항으로 이같은 내용을 전체 메일을 보냈다.

 

직원들은 NS홈쇼핑이 하림그룹의 자금줄 역할을 하면서 자금을 소모한 것이 현재 경영난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하림산업은 지난 2016년 양재동 물류센터 부지 9만 1082㎡을 4525억원에 매입해 ‘도시첨단물류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며 지금까지 약 6,859억원의 자금이 들어갔다.

 

NS홈쇼핑은 하림산업, 엔바이콘, 글라이드, 에버미라클 등에 투자를 단행해 자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성과가 제대로 나는 곳이 없어 손실을 안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하림산업에는 7천억이 넘는 투자가 이뤄졌지만 성과가 없고 양재동 물류센터는 아직 개발 시작도 못하고 돈만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NS홈쇼핑이 키워낸 하림산업이 하림지주로 편입되었고 훗날 NS홈쇼핑에 불리한 합병 비율로 인해 결국 하림 지주만 이득을 봤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 NS홈쇼핑은 지난해 하림산업의 부진을 떠안았고 올해 1분기도 순손실이 났다. 결국 NS홈쇼핑의 무리한 자금 출자가 실적 악화를 가져온 것이 아닌가 하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에 NS홈쇼핑 직원은 "경영진은 실적 부진을 직원의 탓으로 돌리며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다"고 성토하고 있다. 또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잘려도 상관없으니 노조를 만들어 항의라도 해 보자는 글도 올라오며 내부 직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더욱이 직원들의 화가 커진 건 윗선의 태도라는 분석이다. NS홈쇼핑 경영진은 지난 18일 전체 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비상경영체제 시행 안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해당 메일에서 경영진은 "모든 임직원이 타 부서의 탓 또는 외부의 탓을 하기보다는 '내 탓이오'라는 마음가짐으로, 현재 환경과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고민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적자의 요인이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직원들에게 더 분발해 달라는 내용 자체가 직원들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는 일이다. 거기에다 조항목 대표의 이번 성과급 지급 불가 결정까지 나왔으니. 과연 조 대표가 직원들을 대변하는 리더인지도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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