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고차 이어 렌터카까지…플랫폼 기업 변신 잰걸음
정기 주총서 ‘자동차 대여사업’ 추가…렌탈 진출 공식화
렌터카 업계 “자금·공급 경쟁력 격차 우려”…시장 긴장 고조
판매→운영→중고차까지 확대…수익구조 전환 불가피 흐름
최연돈 기자
cancin@naver.com | 2026-04-03 08:59:50
[소셜밸류=최연돈 기자] 현대자동차가 중고차에 이어 렌터카 사업까지 뛰어들면서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소유에서 구독으로' 시장 트렌드가 급변하면서 신차 판매에 집중해왔던 현대차도 사업 다각화에 더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서비스와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현대차에 이어 다른 자동차 브랜드들의 서비스 시장 진출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돼 중고차에 이어 렌터카 시장에서도 기존 사업자들과 격돌이 예고된다.
♦ 제조 중심서 서비스로…토털 자동차 플랫폼 기업 진화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동차 대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사실상 렌털 사업 진출 수준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023년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렌터카 시장 진출을 본격화함에 따라 현대차는 제조부터 서비스, 유통까지 아우르는 토털 자동차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할 수 있는 기반을 넓혔다.
현대차가 렌터카 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한 것은 시장 환경 변화의 영향이 크다. '소유 경제'에서 '구독 경제'로 시장 트렌트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이를 놓치면 생존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렌터카 시장이 구독 경제 확장과 함께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렌터카 등록대수는 2015년 50만대에서 2022년 100만대로 커졌고, 올해는 130만대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렌털료 기준으로도 2019년 6조원 규모에서 올해 10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신차 판매 시장이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이는 공급 포화와 인구 감소와 구매 트렌드의 변화 등에 따른 결과다.
♦ 구독·중고차·렌터카…차량 생애주기 전반 공략
현대차는 이번 사업목적 변경으로 차량 판매 이후 구독, 렌탈, 중고차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하게 됐다. 차량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확보와 함께 판매 이후 수익 창출 구조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현대차는 2019년 제네시스 등 일부 모델에 구독 서비스 '셀렉션'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또 2023년에는 기존 사업자들의 반발 등 논란 속에서도 중고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렌터카 사업은 차량 확보 비용과 운영 효율성이 중요한 산업이다. 완성차 업체의 참여는 이러한 경쟁 구조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도 이같은 서비스 사업 모델 구축을 통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독일 BMW는 차량 구독 서비스 ‘Access by BMW’를 시작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구독 프로그램과 금융 서비스를 결합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 역시 차량 구독 및 렌탈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현대차 역시 중고차 사업으로 유통 영역을 확보한 데 이어 렌탈 사업까지 확장하며 차량 판매 이후 단계까지 사업 구조를 넓히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 신차·중고차 사업과 유기적으로 연계해 경쟁력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다양한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이동 효율성과 편의성을 제고하려 한다”고 말했다.
♦ 완성차 업체 시장 진출에 반발 예상…"영향은 제한적"
국내 1위이자 그룹 차원에서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는 현대차가 렌터카 사업 진출을 꾀하자 렌터카 업계는 당장 반발하고 있다. 자금력과 차량 공급 능력에서 현대차를 따라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렌터카 업체들은 완성차 업체가 직접 렌터카 사업에 나설 경우 기존 사업 구조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렌터카 사업은 차량을 매입해 운영한 뒤 반납 차량을 중고차로 판매하는 구조다. 완성차 업체는 차량을 직접 공급할 수 있어 조달 구조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자금 조달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다. 일반 렌터카 업체는 금융사 차입 비중이 높은 반면, 완성차 업체는 계열 금융사를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다만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현대차는 2023년 10월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했으며, 당시에도 업계 반발이 있었지만 판매 물량 제한 등을 조건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현대차는 중고차 사업 초기 전체 시장의 약 2.9% 수준으로 판매 물량을 제한하고, 출시 5년·10만km 이내 차량만 취급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약 1만대 수준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되며, 연간 약 250만대 규모의 국내 중고차 시장 대비 비중은 제한적인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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