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개발 AI 카피라이터 '루이스' 실무 투입...현대百 광고 카피 주도

이호영 기자

eesoar@naver.com | 2023-02-26 16:45:55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소셜밸류=이호영 기자] "향기로 기억되는, 너의 새로운 시작' 어떤가요"

 

내달(3월) 2일 정식 입사하게 되는 현대백화점 인공 지능(AI) 신입 사원 루이스 선임은 '봄'과 '입학식'을 키워드로 '향수'에 대한 광고 문구를 만들라는 지시에 이같이 제안했다. 

 

루 선임은 초대규모 AI를 장착한 카피라이터다. 입학식 대신 연인으로 바꿔 요청한 주문에도 막힘이 없다. 10초간 고민 후 루 선임은 "'흩날리는 벚꽃처럼 설렘 가득한 향'이나 '봄바람과 함께 찾아온 로맨틱한 향기'를 생각해 봤다"는 답을 내놨다. 

 

현대백화점은 광고 카피, 판촉 행사 소개문 등 마케팅 문구 제작에 특화한 초대규모 AI 카피라이팅 시스템 '루이스'를 다음달 2일 정식 도입한다고 26일 밝혔다. 

 

연중 판촉 행사가 있는 백화점업계에서 이처럼 백화점만의 색을 입힌 마케팅 글쓰기에 최적화한 AI 시스템을 실무에 투입하는 건 현대백화점이 처음이다. 

 

그간 유통업계 AI 기술 도입은 고객 상담용 챗봇이 일반적이었다.

 

이번 현대백화점 루이스는 초대규모 AI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해 사람처럼 문장과 문맥을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다. 감성적이고 창의적인 작문까지 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이 선제적으로 마케팅 글쓰기에 초대규모 AI를 도입한 이유다.

 

실제 루이스 기본 엔진은 네이버 초대규모 AI 언어 모델 '하이퍼클로바'다. 하이퍼클로바는 미국 오픈 AI사 GPT-3 대비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이상 학습해 우리말을 가장 잘 구사하는 초대규모 AI로 알려져 있다. 

 

이에 더해 루이스는 최신 마케팅 문구를 집중적으로 학습 시켰다. 루이스는 문학 작품을 사랑하고 마케팅 트렌드에 관심 많은 20대 청년을 콘셉트로 개발했다. 루이스라는 이름도 명료하고 문학적인 문체로 유명한 '나니아 연대기' 작가 C.S. 루이스를 동경해 감성을 자극하는 글쓰기를 즐긴다는 뜻에서 붙여졌다.

 

이에 따라 루이스는 현대백화점이 최근 3년간 사용한 광고 카피, 판촉 행사 문구 등에서 호응을 얻었던 데이터 1만여 건을 집중적으로 학습했다. 현대백화점이 추구하는 감성과 고급 언어, 세련된 뉘앙스 등에 가장 부합하는 문구 특징을 익히기 위해서다. 이처럼 현대백화점 마케팅에 특화한 시스템을 위해 그룹 내 정보기술(IT) 기업 현대IT&E가 직접 개발했다. 3년치 데이터를 추가 학습시키는 고도화 작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루이스와 대화하듯 디자인된 웹사이트에 행사 참여 브랜드와 테마‧시즌 등 핵심 키워드를 입력하면 10초 안에 제목과 본문으로 조합된 카피들이 추출된다. 키워드를 추가하거나 바꾸는 식으로 다양한 제목과 본문 조합을 생성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루이스는 타깃 연령대까지 고려해 문구 톤과 어투를 조절하기도 한다. '아트페어' 타깃을 20대로 설정하면 '인싸가 되고 싶다면 현백으로 모여라', 50대가 타깃인 경우에는 '예술이 흐르는 백화점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로 결과가 달라진다.

 

루이스는 지난 2월 초부터 2주간 현대백화점 내 커뮤니케이션팀 등 관련 부서 120여명의 테스트를 거쳤다. 행사 기획 의도, 전달하려는 메시지 등을 외부 전문 카피라이터와 소통하고 1차 카피 도출에만 통상 2주 가량 걸리던 업무 시간이 평균 3~4시간 내로 줄어 카피라이팅 관련 업무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됐다. 

 

담당 카피라이터의 회사에 대한 이해도 등 변수도 없다. 루이스가 현대백화점 특유의 감성과 문체를 고려한 최적의 카피를 즉각 생성하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향후 배너 광고, 상품 소개 페이지 등 마케팅 문구 생성에 최적화한 이커머스 버전을 추가 개발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김성일 현대백화점 DT추진실 전무는 "이번 AI 카피라이터 도입으로 직원들이 더욱 창의적인 업무에 몰두하는 효과는 물론 현대백화점만의 따뜻한 감성과 품격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는 메시지를 더 일관되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최신 기술을 선제적으로 응용‧도입해 차별화한 고객 경험과 업무 혁신을 지속적으로 끌어냄으로써 백화점의 DT 트렌드를 선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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