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수주 잔고 30조원 돌파 "생산능력 확대가 성장 핵심 관건"
K9 생산력은 1년에 최대 240문 수준까지 확대
납기·비용 통제는 여전한 리스크
최연돈 기자
cancin@naver.com | 2026-01-12 17:00:30
[소셜밸류=최연돈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수주 잔고를 확보하며 호황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폴란드·루마니아 등 유럽과 중동을 중심으로 대규모 방산 계약이 연이어 체결되면서 수주 잔고가 3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돼, 향후 생산능력과 납기 관리 능력이 지속 성장 여부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와 방산 관계자들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주 잔고가 약 31조~32조원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이는 국내 주요 방산사 중 최상위권에 속하는 규모로, 국내 4대 방산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KAI·LIG넥스원·현대로템)의 합산 수주 잔고가 지난 2분기 103조원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존재감이 크다는 분석이다.
수주 잔고에는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 항공엔진 등 다양한 무기체계가 포함돼 있다. K9 자주포는 155mm 곡사포 분야에서 글로벌 누적 운용국이 여러 나라에 이르며 수출이 지속 확대되고 있다. 폴란드와의 대형 계약을 비롯해 인도에 대한 추가 공급 계약도 추진 중이며, 천무 로켓 시스템 역시 대규모 유도무기 공급 계약을 잇달아 체결했다.
수주 호조는 실적으로도 드러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4년 매출액이 11조24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처음으로 웃도는 등 글로벌 시장 확대가 실적 성장으로 연결되고 있다.
다만 수주 잔고가 막대한 만큼 이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이 필요하다. 가장 대표적인 수출 품목인 K9 자주포의 생산능력은 최근 몇 년간 크게 확대돼 왔다. 방산 전문 매체 자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기존 연간 생산량을 약 160문 수준까지 확대했으며, 추가 라인 가동을 통해 연간 최대 약 240문 수준까지 생산 능력이 증가했다는 분석이 있다.
이 같은 생산능력 증가는 국내 창원 3사업장 등에서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인력을 확대해온 결과다. 방산 업계는 수주 물량 확대로 인해 생산 라인 증설과 추가 고용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지적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산능력 확대와 비용 통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방산 사업은 장기 계약 비중이 높아 원자재 가격 변동과 인건비 상승이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철강 및 특수 소재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라인 확대에 따른 고정비 부담은 단기 수익성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
납기 관리도 중요 리스크로 꼽힌다. 글로벌 방산 고객들은 계약된 납기 준수를 매우 중시하며, 일정 지연은 향후 계약 경쟁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수주 잔고 확대가 전통적인 의미의 ‘일감 확보’에서 그치지 않고 실적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생산 라인 효율화와 부품 공급망 안정화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지정학적 긴장 상황과 각국의 국방비 증액 기조가 수요를 지속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방력 보강을 핵심 정책으로 삼고 있으며, 중동 지역 역시 방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보유한 검증된 무기체계 라인업은 추가 수주 확대의 기반이 된다.
시장 관계자는 “수주 잔고 확대는 긍정적이지만 생산능력과 납기, 비용 등 세 가지 과제를 안정적으로 풀어내지 못하면 오히려 수주 잔고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이들 과제를 해결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호황은 단기적 성과를 넘어 중장기 성장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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