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해킹 파장 속 '신뢰 회복' 총력…“보안이 곧 경쟁력”

가입자 이탈·실적 충격 겪었지만…보안 혁신으로 브랜드 회복 나서

이덕형 기자

ceo119@naver.com | 2025-08-06 16:35:13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정부의 해킹 사태 관련 최종 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해킹 사태 관련 입장 및 향후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이덕형기자

 

[소셜밸류=이덕형 기자] 사상 초유의 해킹 사태로 막대한 가입자 이탈과 실적 타격을 입은 SK텔레콤이 '고객 신뢰 회복'을 핵심 과제로 삼고, 전사적 보안 강화에 나섰다. 단기적인 윈백 마케팅보다 사이버 보안 경쟁력 제고를 통한 중장기 브랜드 신뢰 회복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윤재웅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장은 6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정량적 회복 목표보다 사이버 침해 사고를 계기로 보안이 가장 강한 통신사로 거듭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고객 신뢰도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해킹 이후 곧바로 전사 보안 체계 재정비에 착수했다. 주요 시스템에 EDR(엔드포인트 위협 탐지·대응), NDR(네트워크 위협 탐지·대응)을 도입하고, 유심 정보 암호화, 침입 차단 장치 강화 등 다층 방어 체계를 마련했다. 

 

여기에 향후 5년간 7천억 원 규모의 보안 투자 계획을 수립해,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사이버보안 프레임워크(CSF) 기준에 부합하는 글로벌 수준의 정보보호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본부장은 “4월 19일부터 위약금 면제 종료 시점인 7월 14일까지 총 105만 명이 번호이동을 통해 이탈했고, 33만 명이 유입됐다”며 “이를 감안해 약 5천억 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를 제공하고, 기기변경 중심의 마케팅도 평시보다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재무적으로도 타격은 컸다. 김양섭 SK텔레콤 CFO는 “2분기부터 사이버 사고의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했으며, 3분기에는 요금 50% 할인 프로모션 등으로 더 큰 재무적 부담이 예상된다”며 “올해 연간 매출 전망치를 17조8천억 원에서 17조 원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SK텔레콤은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3,38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1% 급감했고, 매출(4조3,388억 원)과 순이익(832억 원)도 각각 1.9%, 76.2%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SK텔레콤은 이번 위기를 보안을 통한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의 기회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이러한 움직임이 단순한 복구 차원을 넘어, 통신 업계 전반의 보안 기준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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