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탈출 앞두고 美 변수 만난 철강 3사…관세·환율·탄소 ‘3중 압박’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1분기 반등 기대 속 변수 확대
美 25% 관세에 간접 수출 부담까지…가전·부품 영향
탄소규제·고환율 겹치며 수익성 방어 ‘시험대’
최연돈 기자
cancin@naver.com | 2026-04-03 19:21:00
[소셜밸류=최연돈 기자] 미국이 철강을 포함한 완제품에 대해 가격 기준 25% 관세를 일괄 부과하는 방식으로 관세 체계를 개편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수출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진 탈출에 힘을 쏟으며 '터널 끝'에 섰던 국내 철강 업체들은 다시 부담을 안게 됐다.
3일 연합뉴스와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현지시간 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철강 관세 조정 포고령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기존에 제품 내 철강 함량에 따라 최대 50%까지 부과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완제품 가격에 일정 비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 특징이다. 철강·알루미늄·구리 함량이 제품 중량의 15%를 넘는 경우 전체 가격에 25% 관세가 적용되며, 15% 이하 제품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 美 관세 확대…완제품까지 영향, 간접 수출 부담 증가
업계는 이 같은 방식 변경으로 세탁기·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포함한 완제품 수출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철강이 직접 수출되지 않더라도 완제품 형태로 포함되는 경우까지 관세가 적용되면서 국내 철강사의 간접 수출 부담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처럼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철강 업체는 다시 한번 '관세 수렁'에 빠질 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부담한 대미 관세 규모는 약 2억8100만달러 수준으로 추산된다.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추가 조사도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 1분기 철강 업체들의 실적은 개선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7조4528억원, 604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06%, 영업이익은 6.6% 증가한 수준이다.
현대제철은 매출 5조8611억원, 영업이익 122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매출은 5.35%,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동국제강 역시 후판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일부 실적 개선이 예상되지만, 봉형강 중심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철강업계는 그동안 건설 경기 둔화와 중국산 제품 유입 등으로 부진이 이어졌지만 서서히 탈출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평가했다.
♦ 수요·환율·탄소 규제 겹쳐 비용 부담 확대
철강업계는 구조적으로 수요와 비용 양측에서 동시에 압박을 받고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국내 건설 경기 침체로 수요 회복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중동 리스크 확대에 따른 환율 상승이 원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서 유지되면서 철광석과 원료탄 등 수입 원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구조다.
여기에 ESG 관련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탄소배출 규제 강화와 함께 전기로 전환, 저탄소 공정 구축 등 대규모 설비 투자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수익성 기반은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제철은 약 8조5000억원 규모의 미국 전기로 제철소 투자를 추진 중이며,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HyREX)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개별 기업들은 이번 관세 조치의 직접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국 수출 비중은 전체 판매량의 5% 미만 수준”이라며 “관세에 따른 영향은 있으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업체와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관세 25% 부과 방침이 발표됐지만 적용 시점과 기준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관련 내용을 확인하며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철강업계는 업황 반등 기대 속에서도 관세, 환율, 탄소 규제가 동시에 작용하는 ‘3중 압박’에 직면한 상황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상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와 ESG 규제가 동시에 실적 변수로 작용하면서, 구조 전환을 통한 대응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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