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살자이' GS건설, 사고 수습은 뒷전 이번엔 재건축 따내려 불법 식사접대 논란

가락프라자아파트 수주 위해 물밑작업 착수
개별 조합원 데리고‘자이갤러리’투어 후 고급 레스토랑 접대 의혹
위법 처벌 가능성도…조합원들만 피해 우려

소민영 기자

somy@socialvalue.kr | 2023-07-22 09:00:00

▲GS건설 홍보요원들이 송파구 가락프라자아파트 조합원들을 상대로 개별 수주행위를 벌이는 모습/사진=조합원 제공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GS건설이 서울 송파구에서 5000억원 규모 재건축 사업권을 따내려고 조합원들에게 식사를 접대하며 불법 수주활동을 벌인 정황이 드러났다. 최근 잇단 부실시공으로 물의를 빚은 GS건설이 자숙은 고사하고 무리한 수주행위를 일삼으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 10일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 선정 입찰공고를 낸 서울 송파구 가락프라자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기 위한 물밑작업에 들어갔다. 가락프라자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다음달 20일 현장설명회를 열고, 오는 9월 20일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이 재건축 사업의 공사비는 예정가만 505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GS건설이 대외적으로는 ‘사고수습과 재발방지에 필요한 모든 조치에 힘쓰겠다’며 대표이사 임병용 부회장 명의의 공문을 발송해 놓고 이면으로는 신규 수주를 위해 위법한 영업활동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본지에 들어온 제보 영상과 다수의 사진을 보면 GS건설 측 홍보요원(Out Sourcing)들이 자사 주택브랜드를 홍보하는 '자이갤러리' 지하주차장 입구에서 조합원들을 데리고 갤러리로 향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들은 갤러리 투어를 마친 뒤 조합원들을 고급 레스토랑에 데려가 식사를 대접하고, 차로 집 앞까지 데려다 주기도 했다. 

 

▲송파구청이 조합에 보낸 공문(왼쪽)과 조합의 불법수주 행위 단속 안내문/사진=조합원 제공

 

이는 조합이 운영하는 시공사 선정 관련 부정행위 근절을 위한 단속반과 신고센터뿐만 아니라 송파구청에서 수립한 '부정행위에 대한 단속계획' 위반에 해당하는 사항이다. 

 

송파구청은 최근 조합에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29조와 113조, 118조, 135조에 따라 입찰공고 시점(이달 10일)부터 선정이 완료되는 올해 10월 14일까지 시공자의 개별홍보 행위와 금품·향응, 재산상 이익 제공(약속) 행위 등을 단속할 것을 요청했다.

 

조합은 이에 현재 건설업자와 이들 용역업체 임직원 등 관계자들이 토지 소유자 등을 상대로 ‘개별적인 홍보행위’와 금품·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 제공(약속)을 할 수 없도록 부정행위 단속반과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개별적인 홍보행위를 하다가 적발되면 계약업무 처리기준 제16조에 따라 3회 이상인 경우 입찰 무효가 될 수 있으며, 금품·향응 또는 그 밖에 재산상 이익 제공이나 이를 승낙한 자는 도정법 제135조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GS건설이 2017년 9월 발표한 클린수주 선언문/사진=업체 제공

 

더욱이 GS건설은 2017년 9월 '도시정비 영업의 질서회복을 위한 선언문'을 발표하고, "시공사 수주를 실패하더라도 과잉 홍보나 위법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은 이듬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직접 "클린 경쟁을 선언한 만큼 이를 기반으로 정도경영과 안전경영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GS건설이 내놓은 클린수주 선언문에는 "단돈 5000원이라도 사소한 식사 제공이나, 선물 제공이 일체 없도록 하겠다"는 실천사항이 담겨 있다.

 

▲GS건설 홍보요원이 조합원과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는 모습/사진=제보자 제공

 

상황이 이렇다 보니 GS건설의 이런 수주행위를 바라보는 업계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정비업계 한 전문가는 "잇단 부실시공 의혹으로 이미지를 실추한 GS건설이 조합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무리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찰 과정에서 불법·위법 논란이 벌어지면 전체 재건축 사업 추진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고, 그 피해는 모두 조합원들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만큼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근 GS건설은 잇단 부실공사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월 GS건설이 시공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는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더욱이 붕괴 원인이 철근 누락이라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순살 자이(아파트 브랜드를 뼈 없는 치킨에 빗댄 것)'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어 서울에 호우 특보가 발효된 지난 11일에는 GS건설이 시공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자이와 동작구 흑석자이가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침수 자이'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특히 흑석자이는 올해 2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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