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열 체제 롯데바이오로직스, ‘미국-송도’ 투트랙으로 CDMO 판 흔든다

시러큐스서 신뢰 쌓아 송도 상업생산으로 연결
송도 제1공장 올해 8월 준공 앞둬…2027년 생산 목표
신유열 대표 체제서 올해 첫 수주…희망적 출발

소민영 기자

somy@socialvalue.kr | 2026-01-29 07:00:36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를 전진기지로 내세워 송도 1공장 가동을 준비하며 CDMO(위탁개발생산) 수주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후발주자인 만큼 단기간 외형 확대에 매달리기보다 규제 허들이 높은 미국 시장에서 먼저 신뢰를 확보한 뒤 이를 송도 대규모 상업생산 계약으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메가플랜트 조감도/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29일 업계에서는 롯데그룹 전반의 실적이 주춤한 가운데서도, 지난해부터 신유열 대표 체제가 롯데바이오로직스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아직 높지 않다. 글로벌 CDMO 시장은 이미 선도 사업자들이 선점한 영역이고, 후발주자에게는 캐파(생산능력)만큼이나 검증된 레퍼런스가 절대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 약점을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미국에서의 트랙 레코드 축적을 최우선 과제로 올려놓았다는 평가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 인수를 통해 CDMO 사업에 본격 진출했고, 동시에 인천 송도에 12만리터(ℓ) 규모의 제1공장을 건설 중이다. 송도 제1공장은 올해 8월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2027년 상반기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미국과 한국을 잇는 ‘투트랙’ 생산 체계를 기반으로 글로벌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 ADC CDMO 역량까지 포함한 사업 확장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핵심은 수주 건수를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신뢰 가능한 실적을 촘촘히 쌓아 송도 가동 초기부터 확정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대외 변수도 전략을 뒷받침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관세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한국 기업의 대미 공급망 리스크가 재차 부각되고 있다. 이 같은 환경에서 미국 내 생산기지를 보유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지점을 선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러큐스 캠퍼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청(EMA) 등 글로벌 규제기관으로부터 64건 이상의 승인 경험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품질·규제 대응 측면의 초기 신뢰 확보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시러큐스 캠퍼스는 지난해 CDMO 계약 3건을 확보하며 레퍼런스를 쌓았다. 올해에는 일본 라쿠텐메디칼과 항암 신약 CMO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도 거뒀다. 계약 대상은 라쿠텐메디칼의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광면역요법(Photoimmunotherapy)’ 기반 두경부암 치료제다. 이는 표적 항체에 빛 반응성 물질을 결합한 뒤 종양 부위에 적색광을 조사해 표적 세포를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방식으로, 효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겨냥한 혁신 기전으로 주목받는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러큐스 캠퍼스를 통해 생산을 지원하고, 글로벌 임상 및 상업화 단계에 요구되는 고품질 제조 시스템과 안정적 공급 역량, 규제 대응 능력을 기반으로 고객사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ADC 분야는 ‘차별화 카드’로 꼽힌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러큐스 인수 직후 약 1억달러를 투입해 ADC 전용 생산시설을 구축했고, 항체 생산부터 접합까지 가능한 원스톱 솔루션을 운영 중이다. 항체의약품 CDMO를 기본 축으로 두되, 성장성이 큰 신규 모달리티 수요를 함께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당장의 재무 성적표는 부담스럽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연간 영업손실 약 800억원, 순손실 897억원을 기록했다. 분기별 순손실은 1분기 226억원, 2분기 139억원, 3분기 239억원으로 집계됐다. 대규모 설비 투자와 사업 초기 단계의 고정비 부담이 겹치며 수익성 개선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이 주목하는 포인트는 매출 급증이 아니다. 후발주자인 만큼 단기간 외형을 키우기보다 미국 거점을 활용해 글로벌 고객 레퍼런스를 축적하고, 그 성과를 송도 상업생산 계약으로 전환하는 실행력이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신유열 대표 역시 이 구도에서 역할이 분명하다. 기존 제임스 박 대표와의 투톱 체제 아래 신 대표는 대외 협업과 투자, 수주 전략에서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드라이브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 선임 이후 비교적 이른 시점에 일본 수주 성과가 가시화된 점도 향후 글로벌 고객 접점을 넓히는 데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송도 1공장 가동이 가시권에 들어온 만큼, 가동 초기부터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해 가동률을 빠르게 끌어올리는지가 중기 손익 개선의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결국 신유열 체제의 첫 시험대는 미국에서 쌓은 신뢰를 확정 물량으로 전환해 송도 조기 안착을 이끄는 능력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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