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쿠팡 사태'로 드러난 진짜 경쟁력...'신뢰'

쿠팡 경쟁의 초점 '혜택'에서 '책임'으로
새벽배송·무료배송·무료반품 경쟁력은 아직 유효

소민영 기자

somy@socialvalue.kr | 2026-02-11 06:59:27

▲쿠팡 전경/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개인정보 유출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쿠팡은 그럼에도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가장 ‘익숙한 선택지’로 남아 있다. 논란의 무게와 별개로 소비자의 손이 가장 자주 가는 플랫폼이라는 사실은 쉽게 부정하기 어렵다.

 

쿠팡이 만들어낸 새벽배송·무료배송·무료반품의 조합은 언뜻 사소한 혜택처럼 보이지만, 배송과 반품의 마찰을 최소화한 구조는 소비자 입장에서 시간과 번거로움을 줄이는 경험으로 직결된다. 가격이 조금 더 싸서가 아니라, 사고-받고-돌려보내는 전 과정이 덜 피곤하기 때문에 쿠팡을 다시 찾게 되는 구조다.

쿠팡의 경쟁력은 단순히 배송 속도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빠른 배송을 뒷받침하는 물류 인프라, 무료반품을 가능하게 하는 운영 설계, 방대한 상품 구색,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까지 소비자가 쇼핑에서 체감하는 핵심 요소 대부분을 한 번에 묶어낸 패키지가 쿠팡의 힘이다.

 

특히 로켓배송을 중심으로 구축한 물류망은 경쟁사가 단기간에 베끼기 어려운 영역으로 평가된다. 이 인프라가 만들어낸 결과는 명확하다. 쿠팡은 생필품부터 가전·식품까지 생활 소비를 책임지는 일상형 플랫폼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다만 최근 불거진 논란은 편리함을 가장 큰 무기로 삼아온 쿠팡에게 치명적인 질문을 던진다. ‘편리하면 신뢰는 뒤로 미뤄도 되는가’라는 문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서비스가 아무리 매끄러워도 신뢰가 흔들리는 순간 플랫폼에 대한 심리적 거리가 생긴다.

 

기자 역시 쿠팡 와우의 효용을 누구보다 체감해온 사용자다. 배송과 반품에서의 압도적 편의성, 쓰는 데 망설임이 없는 사용자경험(UX)은 분명 강점이다. 그래서 더더욱 이러한 논란은 불편함을 낳는다. 좋아서 쓰는 서비스일수록 실망의 크기도 커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쿠팡의 ‘락인(lock-in)’ 효과는 예상보다 견고하다. 와우 멤버십 월회비가 290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됐음에도 이용 패턴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소비자는 가격 인상에 민감하지만 마땅한 대체재를 찾기 어려웠다. 여기에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빠른 배송 경험에 더해 쿠팡플레이(콘텐츠)와 쿠팡이츠(배달) 등 연계 서비스를 묶어 멤버십 효용을 확장하면서 단순 쇼핑을 넘어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묶음 가치를 형성해 소비자를 붙잡는 강력한 연결고리로 작용한 것이다.

문제는 소비자가 쿠팡을 계속 쓰는 이유가 단순히 ‘좋아서’가 아니라 ‘대안이 마땅치 않아서’로 옮겨가면, 충성도는 취약해진다. 편리함이 신뢰를 완전히 덮어주지 못하기 때문에 논란이 장기화될수록 피로감이 쌓이고 소비자는 결국 다른 곳으로 옮겨 갈 수 있는 상황으로 번져갈 수 있다.

그렇다고 쿠팡의 1위가 단숨에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경쟁사들이 ‘탈(脫)쿠팡’ 수요를 겨냥해 멤버십 혜택과 배송을 강화하더라도, 쿠팡이 쌓아온 물류 밀도와 운영 경험, ‘필요한 게 대부분 있다’는 상품 구색, 이미 굳어진 구매 습관은 쉽게 무너질 수 없다. 단기적으로 이용자 분산은 가능해도 1위 교체로 가려면 경쟁사들이 투자 지속성과 서비스 완성도를 오랜 시간 검증받아야 한다.

또한 경쟁사들은 ‘쿠팡 견제’에 초점을 맞춘 단기 프로모션에만 기대기보다, 배송·반품·멤버십 혜택을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로 설계해 꾸준히 고객 수요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반짝 할인으로 이용자를 잠시 흔들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 굳어진 구매 습관과 신뢰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부 당국 역시 시장 경쟁을 왜곡하거나 소비자 권익을 훼손하는 요소가 없는지 상시 점검해야 한다. 특히 개인정보 보호, 거래 투명성, 불공정 행위 예방 등 핵심 영역에서는 철저한 관리·감독과 제도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
 

결국 관건은 쿠팡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수습하느냐다. 보안·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한 내부 통제 기준을 강화하고, 외부 검증을 포함한 투명한 개선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정부 역시 처벌 여부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플랫폼 산업 전반의 개인정보 보호 수준을 끌어올리는 한편 사업자들이 개선 조치를 신속히 이행하고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가이드라인과 점검 체계를 정교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


쿠팡은 현재 ‘리스크 관리가 곧 경쟁력’인 국면에 처해 있다. 쿠팡이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려면 물류와 혜택 만큼이나 신뢰를 다시 쌓는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이번 이슈를 시간이 해결해 줄 논란으로 방치한다면 쿠팡이 공들여 쌓아온 ‘익숙한 선택지’의 자리도 언제든 흔들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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