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장 진출 노리는 K-원전…웨스팅하우스 우군으로 품는다

국내 주요 기업 '팀코리아' 컨소시엄 구성 논의…지분 5~10% 확보 추진
전체 투자 규모 최대 4조원대 거론…한미 대형 원전 8기 건설 협력
SK 원전 투자·건설사 시공·두산 기자재 공급…기업별 사업 확대 추진

최연돈 기자

cancin@naver.com | 2026-10-15 19:03:29

[소셜밸류=최연돈 기자] SK그룹과 삼성물산, 현대건설, 두산에너빌리티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 원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웨스팅하우스가 미국 조지아주에 지은 원전/사진=연합뉴스 제공

 

15일 정부와 재계 등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이 참여하는 한미 원전 협력사업과 연계해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를 위한 민관 공동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하고 있다. 

 

SK그룹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주요 투자 주체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두산에너빌리티 등도 컨소시엄 참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투자는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의 재무 부담을 줄이고 민간기업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웨스팅하우스는 미국의 원전 기술기업으로 대형 원전 설계와 핵연료 공급, 원전 유지보수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미국 조지아주 보글 원전에 적용된 가압경수로형 원전 AP1000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가 미국 측과 협의 중인 인수 대상은 웨스팅하우스의 의결권 있는 지분 5~10% 수준이다. 

전체 투자 규모는 최대 4조원대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웨스팅하우스의 상장 시 기업가치를 200억~300억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기업가치를 300억달러로 가정하고 지분 10%를 공모가보다 10% 할인된 가격에 인수하면 약 27억달러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SK, SMR 이어 대형 원전 투자 검토…삼성·현대·두산 사업 참여 모색

 

이번 컨소시엄에서 SK그룹은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그룹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 투자를 확대해 왔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미국 원전기업 테라파워에 총 2억5000만달러를 공동 투자해 주요 주주로 참여했다. 테라파워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기업이다.

 

지난 8월에는 SK이노베이션이 테라파워와 차세대 비경수형 SMR인 '나트륨'의 글로벌 사업 확대 및 한국형 사업 모델 적용을 위한 주요 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

 

SK그룹이 웨스팅하우스 투자에도 참여하면 기존 차세대 SMR 중심의 사업 영역을 대형 원전 분야까지 넓힐 수 있게 된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원전 설계·조달·시공(EPC) 사업 참여를 검토할 수 있는 건설사로 거론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1~4호기 건설에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울진 5·6호기와 신월성 1·2호기 등의 원전 건설을 수행했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기계학회(ASME)로부터 원자력 배관 시스템 설계 분야의 ASME-N 인증을 취득했다. 기존 원자력 기기 설치와 부품 제작 관련 인증에 설계 분야 인증을 추가한 것이다.

 

삼성물산은 미국 소형모듈원전 개발기업 카이로스 파워와도 협력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카이로스 파워와 차세대 SMR 실증 및 상용화를 위한 전략적 협약을 발표하고 약 70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에 건설 중인 헤르메스 실증로의 설계와 시공성 검토에 참여하고, 향후 카이로스 파워가 미국에 건설할 상용 원전의 EPC 수행 우선권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와 관련해 여러 참여 후보 가운데 하나로 검토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참여 조건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역시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을 통해 해외 원전사업을 추진해 온 건설사다.

 

현대건설은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원전을 기반으로 미국과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대형 원전 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지분 투자 논의에서도 미국 원전 시공사업 참여 가능성이 거론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원전 핵심 기자재를 제작·공급하는 기업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외 원전사업에서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주요 설비를 공급해 왔으며, 웨스팅하우스의 원전 건설 확대에 따른 기자재 공급사업 참여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컨소시엄 참여 후보들은 원전 투자와 설계·시공, 핵심 기자재 제작 등 서로 다른 사업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한미 대형 원전 건설 협력…국내 기업 사업 확대 모색

 

이번 지분 인수 논의는 한미 양국이 추진하는 미국 내 대형 원전 건설 협력과 맞물려 있다.

 

양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 가운데 최대 1200억달러를 활용해 미국에 대형 원전 8기를 건설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미국은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 설비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5월 행정명령을 통해 2050년까지 미국의 원전 설비용량을 약 100GW에서 400GW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국 기업들이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확보하면 미국 대형 원전 건설사업에서 기술기업과 투자기업, 시공사, 기자재 공급사 간 협력 범위를 넓힐 수 있다.

 

SK그룹은 기존 원전 투자사업과의 연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대형 원전 시공사업 확대, 두산에너빌리티는 핵심 기자재 공급 확대를 각각 모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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