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세무조사로 신뢰 흔들리는 OB맥주…이익보다 큰 본사 배당에 국부 유출 논란

수사·세무조사 겹친 오비맥주…투명 경영 필요성 강조
맥아 수입 의혹·리베이트 정황 제기로 기업 신뢰도 하락

소민영 기자

somy@socialvalue.kr | 2026-02-27 08:50:22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오비맥주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동시다발적으로 불거지면서 회사의 소비자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관세 당국과 검찰 수사, 국세청 세무조사가 겹치며 ‘한국 시장에서 거둔 성과만큼 책임도 져야 한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APEC CEO 서밋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 오비맥주 부스/사진=오비맥주 제공

 

◇ 관세청·검찰 수사…맥아 수입 과정 ‘할당관세 편법’ 의혹

오비맥주는 맥주의 핵심 원료인 맥아 수입 과정에서 FTA(자유무역협정) 할당관세(TRQ) 제도를 편법적으로 적용했다는 의혹으로 수사와 재판 절차에 오르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27일 업계와 수사기관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TRQ 제도를 악용해 맥아 수입 과정에서 명의상 업체를 동원, 실제 화주를 숨긴 채 관세율 0%가 적용되는 것처럼 허위 신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OB맥주는 이 과정에서 합계 157억원 상당의 관세를 회피했고, 2020년 3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일부 해상 운임을 육상 운임으로 위장 신고해 약 8억원을 추가로 누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액은 약 165억원 규모다. 해당 물량에는 실제로 30% 관세율이 적용됐어야 한다는 게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 오비맥주 대표이사 벤 베르하르트 등 전·현직 임원 15명이 지난해 6월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과 회사 측의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1심 선고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국세청 세무조사, 리베이트 ‘광고비 위장’·특수관계 법인 과다 수수료 의혹

오비맥주는 과거 두 차례 탈세 혐의로 각각 1636억2800만원, 392억3100만원을 추징당한 바 있는데, 최근에는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1500억원대 세금을 추가로 추징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배경으로는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판매점에 1100억원대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이를 광고비 집행으로 처리한 정황, 원재료 구매 대행을 맡은 특수관계법인에 450억원 이상 과도한 수수료를 지급한 정황 등이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비용이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오비맥주는 최근 5년간 맥주 제품 가격을 22.7% 인상했다. 2021년 일부 제품 가격을 올린 데 이어 2022년에는 제품 출고가를 평균 7.7% 인상했고, 카스 500ml 병맥주는 1147원에서 1250원으로 오른 바 있다. 이후에도 가격 인상이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제품별 인상률과 가격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인상 폭을 소비자가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 순이익 넘어선 과잉배당·국부 유출 논란

오비맥주는 2018년 벨기에 AB InBev(AB인베브)에 인수된 이후 사실상 외국계 기업 구조를 갖고 있다. 국내에서 발생한 이익이 배당 형태로 모회사로 이전되는 자체가 위법은 아니지만, 배당 규모가 과도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로 2024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2411억 원인 반면, 모회사에 지급된 배당금은 3328억 원으로 순이익을 웃돌았다. 이른바 배당성향 100% 초과가 현실화되면서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이 본사로 과도하게 이전되는 것 아니냐는 국부 유출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기업의 태도와 사회적 책임을 함께 짚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시장 지배력이 큰 소비재 기업일수록 가격·유통·광고비 구조가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는 만큼, 비용 처리의 투명성과 공정 경쟁 원칙을 더욱 엄격히 지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 글로벌 기업의 한국 시장 전략이 매출 확대에만 치우칠 경우 규제 회피, 조세 논란, 신뢰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국내에서 영업하는 외국계 기업일수록 ▲수입·거래 구조의 투명성 ▲성실한 납세 ▲이익의 국내 환원(투자·고용·상생) ▲환경·소비자 보호 등 사회적 책임을 분명히 보여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오비맥주를 둘러싼 논란은 단발성 이슈가 아니라, 최근 외국계 기업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과 맞물리며 ‘글로벌 기업이 한국 시장을 얼마나 존중하는가’라는 질문으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수사·조사 결과와 별개로 흔들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와 투명한 소통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소비자 신뢰 회복은 더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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