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이어 5대 은행도 ‘마통 조이기’…신용대출 문턱 동시 상승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까지 한도 축소 확산
비대면 접수 제한·미사용 한도 감액도 병행

소민영 기자

somy@socialvalue.kr | 2026-06-23 16:02:21

▲사진=AI 생성(ChatGPT)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은행권의 마이너스통장 관리 강화가 인터넷전문은행을 넘어 5대 시중은행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확대되는 가운데 증시 상승에 따른 차입 투자 수요, 이른바 ‘빚투’ 확산 우려까지 맞물리자 은행들이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의 신규 한도부터 기존 미사용 한도까지 동시에 조정하고 있다.


마이너스통장이 주식 투자 대기자금이나 단기 투자금 조달 창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은행권이 가계부채 관리와 투기성 자금 유입 차단을 동시에 겨냥한 조치에 나선 모습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먼저 마이너스통장 한도 축소와 신규 취급 중단에 나선 데 이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도 신용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은행별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방향은 같다. 신규 대출의 최대 한도를 낮추고, 비대면 채널의 신청 속도를 조절하며, 실제 사용하지 않는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줄이는 식이다.

마이너스통장은 실제로 돈을 빌리지 않았더라도 약정된 한도 안에서 차주가 언제든 자금을 인출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사용되지 않은 한도 역시 잠재적인 대출 증가 요인이다. 특히 증시가 강세를 보일 때 투자자금 마련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신용대출 총량 관리의 주요 대상으로 보고 있다.

◇ KB국민은행, 신용대출 1억원·마이너스통장 5000만원 제한

KB국민은행은 신규 신용대출 한도를 직접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일반 신용대출의 최대 한도는 1억원으로 제한하고, 마이너스통장 방식의 통장자동대출은 최대 5000만원까지만 이용이 가능하다. 이어 3000만원이 넘는 마이너스통장에 대해서도 만기 연장 시 최대 20%를 감액한다. 이번 조치로 소득과 신용도가 높은 차주라도 과거처럼 큰 규모의 신용대출 한도를 받기는 어려워졌다.

국민은행의 조치는 한도 상한을 명확히 설정했다는 점에서 소비자가 체감하기 쉽다. 비대면 접수량을 조절하거나 만기 연장 때 일부 한도를 감액하는 방식보다 즉각적인 영향이 크다. 고소득 직장인이나 투자 목적의 신용대출 수요가 일정 부분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 신한은행, 비대면 접수량 관리에 미사용 마통 한도 감액

신한은행은 신규 취급 속도 조절과 기존 한도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대면과 비대면 신용대출 접수량을 합산해 일별 내부 관리 기준을 넘어서면 비대면 채널을 통한 신규 신청을 제한한다.

모바일과 인터넷뱅킹을 통한 신용대출은 영업점 방문 없이 빠르게 신청할 수 있어 단기간에 수요가 몰릴 수 있다. 신한은행은 이 통로의 접수량을 관리해 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서민금융대출과 상생대환대출 등 취약차주 지원 성격의 상품은 관리 대상에서 제외해 실수요자 보호 장치는 남겼다.

마이너스통장에 대해서는 사용률을 기준으로 한도 감액을 적용한다. 약정금액이 3000만원을 초과하는 가계 신용대출 중 마이너스통장 형태의 대출이 대상이다. 약정기간 전체 또는 만기 직전 3개월 동안 한도 사용률이 10% 미만이면 만기 연장 시 한도가 최대 20% 줄어들 수 있다.

◇ 하나은행, 고액 신용대출 1억원 상한…마통 감액 예외 축소

하나은행은 고액 신용대출 수요를 겨냥했다. 신규 신용대출 신청 시 차주의 연소득과 관계없이 최대 한도를 1억원으로 제한한다. 기존에는 소득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큰 신용대출 한도가 산출될 수 있었지만, 이번 조치로 고소득 차주도 동일한 상한을 적용받게 됐다.

마이너스통장 관리도 강화한다. 만기 연장 과정에서 사용률이 낮은 한도에 대해 감액을 적용하되, 기존에 일부 허용됐던 예외를 줄이는 방향이다. 즉, 신규 고액 신용대출은 1억원 상한으로 막고, 기존 마이너스통장은 사용 실적을 따져 한도를 조정하는 이중 관리 체계다.

하나은행은 향후 신용대출 증가세와 시장 상황을 보면서 추가 조치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대출 수요가 특정 상품이나 채널로 몰릴 경우 관리 강도는 더 높아질 수 있다.

◇ 우리은행, 26일부터 신용대출 1억원·마통 5000만원 제한

우리은행도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한도 축소 대열에 합류한다. 우리은행은 오는 26일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당 최대 1억원으로 제한하고,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최대 5000만원으로 낮출 예정이다.

우리은행의 조치는 신규 취급뿐 아니라 비대면 대출 관리까지 포함한다. 23일부터 비대면 신용대출의 일별 접수량 관리를 강화하고, 내부 관리 기준을 초과할 경우 신규 접수를 받지 않는 방식이다. 앞서 대출비교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 신용대출 신규 및 대환대출 접수를 중단한 데 이어 추가 관리에 나서는 것이다.

기존 마이너스통장 관리도 강화된다. 7월 중 연장 또는 재약정을 신청하는 마이너스통장 가운데 한도가 5000만원 이상인 계좌가 대상이다. 사용률이 10% 미만이면 한도를 10% 줄이고, 사용률이 5% 미만이면 20% 감액하는 방식이다.

다만 대출금이 5000만원 이하인 계좌는 감액 대상에서 제외된다. 연소득 100% 범위 내 운영 원칙은 유지하되, 실제 사용률이 낮은 고한도 계좌를 중심으로 잠재 대출 한도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우리은행의 경우 신규 대출 한도 축소, 비대면 접수 제한, 기존 한도 감액을 함께 시행한다는 점에서 관리 범위가 넓다.

 

NH농협은행, 신용대출 1억원 제한…마통은 연소득 절반 기준 적용

NH농협은행은 지난 19일부터 가계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당 최대 1억원으로 제한했다. 마이너스통장은 1억원과 차주의 연소득 절반 중 더 낮은 금액을 한도로 적용한다.

예를 들어 연소득이 8000만원인 차주는 마이너스통장 한도가 최대 4000만원 수준으로 제한될 수 있다. 연소득이 3억원인 차주라도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1억원을 넘기기 어렵다. 단순히 일괄 상한을 두는 데서 나아가 차주의 소득 규모에 따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더 보수적으로 산정하는 구조다.

농협은행의 조치는 다른 은행과 비교해 마이너스통장에 대한 소득 연동성이 강하다. 일반 신용대출은 1억원 상한을 적용하되, 마이너스통장은 ‘연소득의 절반’이라는 별도 기준을 둬 즉시 인출 가능한 한도를 더 엄격하게 관리한다.

이는 차주의 상환능력 대비 과도한 신용한도 설정을 줄이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마이너스통장은 실제 사용 시점이 불확실한 만큼, 소득 대비 한도를 낮춰 향후 부실 가능성과 가계대출 급증 위험을 동시에 낮추겠다는 것이다.

◇ 인터넷은행도 한도 축소…비대면 대출 수요 선제 차단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앞서 대출 관리에 들어갔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낮췄고, 케이뱅크는 마이너스통장 신규 취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인터넷은행은 모바일 중심으로 대출 접근성이 높다. 차주가 영업점 방문 없이 몇 분 안에 대출 가능 여부와 한도를 확인할 수 있어, 시장 분위기가 달아오를 때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 증시 호조 국면에서 차입 투자 수요가 인터넷은행으로 몰릴 가능성이 컸던 만큼, 선제적인 한도 축소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인터넷은행에서 막힌 수요가 시중은행으로 이동하고, 시중은행까지 문턱을 높이면 일부 수요가 제2금융권이나 카드론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대출 관리가 과도하게 차주 선택지를 좁히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도록 실수요자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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