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농심 등 식품가격 인하했지만 소비자는 여전히 냉랭...꼼수 인하라는 지적도
추경호 부총리 “하락한 밀 가격에 맞춰 제품 판매가 내려야” 기업 압박
올릴 땐 기분 좋게 모든 제품 올리고, 내릴 땐 인기 제품 빼고 소폭 내려
소민영 기자
somy@socialvalue.kr | 2023-07-03 16:23:50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지난주부터 식품업계에서 제품들의 가격 인하 바람이 불면서 7월부터 다소 내린 가격이 적용됐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언발에 오줌누기' 정도에 그친다는 평가다. 더욱이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인하 압박에 들어가면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가격 인하에 동참한 것이 아니냐 하는 반응도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이 먼저 신라면과 새우깡 제품의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나선 데 이어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롯데웰푸드, SPC 등도 제품 가격을 낮춰 판매에 나섰다. 하지만 가격 인하에 인기 제품은 빠지고, 가격도 소폭으로 내리는 등 가격 인하를 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에 비해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소비자들은 지적한다.
먼저 농심은 신라면 한 봉지의 가격을 50원, 새우깡은 100원가량 낮췄다. 출고가를 각각 4.5%, 6.9% 인하한 데 따른 것이다.
농심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하로 경영에 부담은 있지만 국민생활과 밀접한 제품을 대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농심은 지난해 9월 라면 26종과 스낵 23종의 가격을 각각 평균 11.3%, 5.7% 인상한 바 있다. 이에 비해 이번에 적용된 인하율은 그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오뚜기도 라면류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하에 들어갔다. 스낵면 5개 묶음은 기존 3380원에서 3180원으로 5.9% 인하되며, 참깨라면 4개 묶음도 기존 4680원에서 4480원으로 4.3%, 진짬뽕 4개 묶음은 기존 6480원에서 6180원으로 4.8% 가격이 줄어든다.
하지만 오뚜기의 인기 제품 진라면은 가격 인하 대상에서 제외됐다. 오뚜기는 지난해 9월 진라면을 포함해 라면 20여 종의 가격을 평균 11% 올렸다.
이어 삼양식품도 삼양라면,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열무비빔면 등 12개 제품 가격을 평균 4.7% 가량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뒤이어 팔도도 일품해물라면, 왕뚜껑봉지면, 남자라면 등 라면 11개 제품에 대해 7월부터 순차적으로 제품 가격을 평균 5.1% 내릴 예정이다. 하지만 삼양라면과 팔도도 지난해 각각 9.7%, 9.8% 제품 가격을 인상했던 것에 비해 소폭 하락에 그치고 말았다.
제과업계도 제품 인하에 동참을 시작했다. 제일 먼저 SPC가 파리바게뜨와 SPC삼립의 식빵류와 크림빵, 바게트 등 대표제품을 포함한 30개 품목을 평균 5%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롯데웰푸드도 7월부터 빠다코코낫, 롯샌, 제크 3종의 제품을 편의점 가격 기준 1700원에서 1600원으로 100원 인하에 들어간다.
하지만 SPC도 소비자들의 지적을 피해 가지 못했다. 올해 2월 SPC삼립이 50여 종의 제품 가격을 평균 12.9% 인상한 바 있으며, 파리바게뜨도 올해 2월부터 95개 품목을 평균 6.6% 인상했다. 롯데웰푸드 역시 빼빼로, 꼬깔콘 등 주요 제품은 인하 품목에서 제외했다.
이 같은 조치에 소비자들은 ‘가격 인하를 체감하기 힘들다’, ‘한두 개만 내려 놓고 생색내는 것인가’, ‘주요 제품은 왜 빼고 내리냐’ 등 강한 지적이 일고 있다.
즉 기업들이 가격 인상에는 불가피하다며 전 품목에 대해 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가격 인하에는 소극적이라며 제조업체들의 꼼수 인하라고 치부한다. 가격 인하로 대대적인 홍보가 나오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추가 인하해야 한다는 말들이 나오자 업계 관계자는 “밀가루 가격이 지난해 30% 오른 데 따라 제품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며 “작년에 오른 수준만큼의 가격 인하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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