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석유공사, 국감서 시설 보안·해외사업 관리 도마…직원 횡령까지
국가중요시설 중국산 CCTV 운영…국정원 보안 경고에도 사용
가스공사 해외 자회사 9곳 중 7곳 자본잠식…LNG 직수입 실태조사 추진
석유공사 직원 법인카드 8400만원 횡령…시추선 선정·비용 관리도 지적
최연돈 기자
cancin@naver.com | 2026-10-19 18:36:38
[소셜밸류=최연돈 기자] 국정감사에서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의 에너지 시설 보안과 해외사업 관리, 액화천연가스(LNG) 수급체계 등을 둘러싼 질타가 이어졌다.
중국산 폐쇄회로(CC)TV 운영 실태와 해외 자회사 자본잠식, 민간 LNG 직수입에 따른 비용 부담 등이 쟁점으로 부각된 가운데 석유공사 직원의 법인카드 횡령 사실도 국감에서 공개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9일 대구 한국가스공사 본사에서 두 공사를 포함한 8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의원들은 주요 에너지 시설의 보안 관리 실태와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투자 및 비용 관리, 공기업 내부통제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 국가중요시설에 중국산 CCTV 운영…국정원 경고에도 사용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2021년 국산으로 위장 납품된 사실이 드러난 업체의 중국산 CCTV 243대를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63대는 국가보안시설에 준해 관리되는 무인 공급관리소에 설치됐으며, 최고 보안등급인 가급 국가중요시설로 지정된 인천 LNG기지에서도 16대가 사용되고 있다.
석유공사도 전국 비축기지에 설치된 CCTV 849대 가운데 261대가 국산으로 허위 표시된 중국산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2021년 해당 CCTV가 네트워크에 연결되면 중국 제조사의 클라우드 서버와 자동 통신할 가능성이 있다며 긴급 보안 조치를 요구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가스공사를 포함한 10개 공공기관에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
장 의원은 보안 위험성이 지적된 장비가 국가중요시설에서 계속 사용되고 있다며 "가스공사, 석유공사는 위반모델에 대한 조치를 즉시 시행하고, 산업부는 소관 부처의 보안점검 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LNG 직수입 비용 부담 논란…정부 실태조사 추진
민간 발전사의 LNG 직수입에 따른 비용 부담 문제도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전은수 의원은 2022년 국제 LNG 가격 급등 당시 민간 직수입 발전사의 발전량이 12% 감소하면서 가스공사가 LNG 172만톤을 추가 구매하는 데 3조9000억원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장기계약으로 구매했을 때보다 약 2조2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민간 발전사의 수급 부담이 가스공사로 이전되는 구조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홍의락 가스공사 사장은 민간 직수입 발전량 감소가 가스공사의 추가 구매 부담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에 동의하며 "앞으로도 걱정되고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산업통상부는 민간 직수입사의 계약 및 실제 도입 현황을 조사하고 관계기관과 제도 개선 방안을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해외 자회사 7곳 자본잠식…투자 예산은 2배 확대
가스공사의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투자 실태도 지적됐다.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이 가스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가스공사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해외 자회사 9곳 가운데 7곳이 납입자본의 절반 이상을 잠식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잠식률은 이라크 아카스·만수리야가 각각 99%, 사이프러스 98%, 모잠비크 82%, 호주 GLNG 72%, 캐나다 63%, 프렐류드 53% 등으로 집계됐다.
가스공사가 직접 보유한 국내외 자회사와 출자회사 31곳의 누적 취득가액은 7조2164억원이지만 지난해 말 기준 장부가액은 3조2637억원으로 취득가액의 약 45%에 그쳤다.
가스공사는 올해 해외투자사업 예산을 지난해 6850억원보다 101% 증가한 1조3764억원으로 편성했다.
최 의원은 해외사업의 투자 결정 과정과 책임 소재가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사업별 투자 내역 공개와 신규 투자 검증 강화를 촉구했다.
농촌 지역의 도시가스 공급 격차 문제도 다뤄졌다.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은 도시가스 보급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농촌 지역의 공급망 확대를 요구했다. 이에 홍 사장은 지역 도시가스사업자와 공급 확대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 석유공사 직원 법인카드 횡령…시추선 선정 과정도 지적
한국석유공사에서는 직원의 법인카드 사적 사용과 회계증빙 조작 등 내부통제 문제가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권향엽 의원이 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사 직원 A씨는 2023년 8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439차례에 걸쳐 법인카드로 총 8398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의류와 화장품, 육아용품 등 개인 물품을 4428만원 상당 구매했으며, 올리브영 기프트카드와 배달의민족 상품권 등에도 약 3969만원을 사용했다.
상품권 구매 사실을 숨기기 위해 카드 영수증에서 관련 문구를 삭제하고 거래명세표의 구매 품목을 수정하는 등 회계증빙을 조작한 사실도 확인됐다.
석유공사는 A씨에 대해 파면,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직원 3명에 대해 견책을 의결했다. A씨는 지난 2월 고발됐으며 검찰은 지난 9월 1일 기소했다.
권 의원은 "법인카드로 개인 물품과 상품권을 구매하고 영수증까지 조작하는 동안 이를 걸러낼 석유공사의 내부통제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며 횡령금 환수와 관리·감독 체계 개선을 촉구했다.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사업의 시추선 선정 과정과 비용 관리 문제도 제기됐다.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석유공사 감사실이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시추 일정과 비용 검토를 요구했지만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시추 시기를 조정했다면 약 43억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며 시추선 선정 과정에 대한 조사와 책임 소재 확인을 요구했다.
이에 손주석 석유공사 사장은 해당 사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가스공사와 석유공사의 통합 절차에 대한 지적도 나왔으며, 홍의락 가스공사 사장은 기존 주주들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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