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국민 브랜드에서 글로벌 진라면으로…함영준 회장의 ‘두 번째 저력’ 발휘되나
내수 한계 속 해외 시장 확대 절실
진라면 중심의 글로벌 브랜드 육성·현지화 전략 필요
소민영 기자
somy@socialvalue.kr | 2025-10-27 09:31:29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오뚜기가 내수시장 정체와 해외 매출 부진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K-푸드 열풍 속에서 경쟁사들이 해외에서 성과를 내는 것과는 달리,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10%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국민 브랜드’로 탄탄한 입지를 다져온 오뚜기지만, 이제는 글로벌 무대에서의 확실한 존재감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국민 브랜드로 오뚜기를 성장시킨 주역은 다름 아닌 함영준 회장이다. 그는 “기업의 존재 이유는 국민에게 이로워야 한다”는 철학으로, 오뚜기를 ‘착한 기업’, ‘신뢰받는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가 보여준 성실한 경영과 사회적 책임의 리더십은 오뚜기의 기업 정체성을 확고히 만들었다.
이제 그 리더십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실질적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 ‘착한 기업’의 이미지를 넘어 ‘경쟁력 있는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이 필요하다.
오뚜기는 지난해 영문 사명을 ‘OTOKI’로 바꾸며 해외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이는 외국인 발음에 친숙하게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결정이다.
현재 오뚜기는 미국·중국·베트남·뉴질랜드 등 4개 해외 법인을 통해 라면, 소스, 즉석식품 등을 60여 개국 이상에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매출 비중은 여전히 전체의 10% 수준으로, 농심(20~30%)과 삼양식품(78%)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이 격차를 좁히기 위해선 해외 생산기지 확대와 현지화 전략의 고도화가 필수다. 오뚜기가 미국 캘리포니아에 565억 원을 들여 식품 생산공장을 추진 중인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해외 현지 생산을 통해 물류비를 줄이고, 현지 소비자 입맛에 맞춘 제품을 기민하게 공급할 수 있다면 글로벌 확장 속도는 지금보다 훨씬 빨라질 것이다.
■ “진심은 세계 어디서나 통한다”…시그니처 브랜드 육성이 관건
오뚜기는 국내에서 ‘진라면’을 국민 브랜드로 성공시킨 경험이 있다. 이제 그 브랜드의 힘을 세계로 확장해야 한다. BTS 멤버 진을 모델로 내세운 글로벌 캠페인은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는 효과적이었지만, 지속 가능한 해외 매출 확대를 위해선 단순한 한류 마케팅을 넘어서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진라면의 세계화 전략은 단순한 수출 확대를 넘어, 맛·패키지·문화적 감성까지 현지화한 ‘오뚜기만의 킥(Kick)’을 찾아내야 한다.
매운맛의 단계별 조절, 채식·할랄 등 식문화에 맞춘 라인 확장, 글로벌 감성의 패키지 디자인, 그리고 각국 젊은 세대를 겨냥한 디지털 콘텐츠 마케팅이 결합한다면 ‘진라면’은 세계가 찾는 ‘진짜 라면’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특히 오뚜기가 강점을 가진 ‘매운맛’은 해외 시장에서도 통할 가능성이 크다. 열라면, 불오징어볶음면 등 이미 국내에서 검증된 매운 라면 라인업을 각국 소비자 취향에 맞게 조정해 글로벌 버전으로 재출시한다면, 새로운 성장 축을 마련할 수 있다.
이런 시그니처 브랜드는 단순한 제품이 아닌 K-푸드의 상징이자 오뚜기 글로벌 성장의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 함영준 회장의 리더십, ‘성실한 기업’을 넘어 ‘성공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오뚜기의 성장 DNA는 언제나 ‘진심’이었다. 품질로 신뢰를 쌓고,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는 제품을 만든다는 함영준 회장의 원칙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와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 전략적 실행력과 글로벌 감각을 겸비한 ‘두 번째 리더십’이 필요하다.
함 회장이 지금까지 쌓은 ‘신뢰의 자산’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제품 개발·글로벌 마케팅 강화·현지화된 브랜드 운영이라는 세 축을 명확히 세운다면 오뚜기는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는 단순한 해외 진출을 넘어, ‘국민 브랜드 오뚜기’를 ‘세계인이 사랑하는 브랜드 오뚜기’로 전환시키는 승부수가 될 것이다. 오뚜기가 지금까지 보여준 진심과 정직함에 끈기 있는 혁신이 더해진다면, 진라면은 ‘국민 라면’을 넘어 ‘글로벌 진(眞)라면’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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