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가게배달 대신 ‘배민 배달’ 유도했나…공정위 제재 절차 돌입
울트라콜 폐지·앱 UI 개편 등이 쟁점
공정위, 심사보고서 발송…제재 여부 심의 예정
배민 “가게배달·배민배달 모두 선택권 보장”
한시은 기자
sehan24@naver.com | 2025-11-17 15:50:45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배달앱 시장 1위 배달의민족이 ‘자사 우대’ 구조를 설계해 입점업체의 선택을 왜곡했다는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심사 대상에 올랐다. 배민이 입점업체에 ‘배민 배달’을 이용하도록 유도했는지 들여다본 뒤 제재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에 착수한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에 자사우대 혐의와 관련한 심사보고서를 전달했다. 심사보고서는 공정위가 기업에 법 위반 혐의를 통지하고 의견 제출을 요구하는 문서로, 이후 전원회의 상정 여부가 결정된다.
쟁점은 배민이 음식점이 선택하는 배달 방식의 구조를 바꿔 사실상 ‘배민 배달’로 몰아갔는지 여부다. 그동안 음식점은 자체 배달 인력이나 외부 라이더를 활용하는 ‘가게 배달’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저가 정액제인 ‘울트라콜’이 폐지되면서 정률제만 남아 수수료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업계는 이 과정이 가게 배달의 경쟁력을 떨어뜨려 점주들이 자연스럽게 배민 배달을 택하도록 만드는 효과를 불러왔다고 보고 있다.
소비자 앱 화면(UI) 개편도 의심되는 부분이다. 기존에는 소비자가 배달 방식을 먼저 선택하는 구조였으나, 개편 이후 음식점을 먼저 고르고 마지막에 배달 방식을 결정하도록 설계가 바뀌었다.
공정위는 이러한 변경이 배민 배달 노출도를 높여 결과적으로 자사 서비스 이용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공정위는 최근 배민과 쿠팡이츠 등 배달앱과 관련한 법 위반 혐의 조사를 잇달아 마치고 제재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달 배민과 쿠팡이츠에 대해 ‘최혜대우(MFN)’ 강요 혐의로 각각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배민에는 한집배달·알뜰배달 예상 시간을 실제보다 짧게 표시한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고, 쿠팡이츠는 와우 멤버십을 통해 별도 서비스인 쿠팡플레이·알뜰배달을 묶어 제공한 ‘끼워팔기’ 의혹이다.
공정위는 우아한형제들의 의견 제출을 받은 뒤 전원회의 상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위법성이 인정될 경우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부과 등 조치를 내릴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심사보고서 발송 여부는 기업에서 확인하기 어렵다”며 “배민은 플랫폼배달 서비스인 배민배달, 업주의 자체 배달 서비스인 가게배달을 함께 운영하며 입점업주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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