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웰빙 떼고 본업 집중…혈액제제 중심 재편 가속

혈액제제·백신·희귀질환 치료제 중심 재편
알리글로 미국 안착·북미 혈액원 확대에 속도

소민영 기자

somy@socialvalue.kr | 2026-04-02 07:00:40

▲GC녹십자 전경과 허은철 대표의 모습/사진=GC녹십자 제공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GC녹십자가 GC녹십자웰빙 지분을 정리한 뒤 혈액제제와 백신, 희귀질환 치료제 중심의 본업 강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단순한 계열사 지분 이동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GC녹십자는 의약품 본업과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고, GC녹십자홀딩스는 웰니스와 디지털헬스케어를 묶어 중장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혈액제제 앞세워 두자릿수 성장…고부가 의약품 사업 강화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9913억원, 영업이익 69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8.5% 증가하며 외형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이같은 실적 개선은 미국 시장에서 성장한 혈액제제 ‘알리글로’와 고수익 제품군 확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별도 기준 매출을 보면 혈액제제류가 5602억원으로 가장 컸고, 일반제제류가 4798억원, 백신제제류가 300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향후 GC녹십자의 경영축이 웰빙 자회사 관리보다 혈액제제, 백신, 전문의약품 등 고부가 의약품 사업에 더욱 힘을 줄 것으로 보여진다.

GC녹십자는 면역글로불린 10% IVIG인 ‘알리글로(ALYGLO)’와 관련 2023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한 뒤 2024년 8월 미국 시장에 출시했다. 여기에 ABO Holdings와 다수의 미국 혈액원 운영 법인이 2025년 신규 연결 편입되면서 북미 혈액원 확보 작업도 본격화됐다. 미국 내 혈액원 운영 확대는 원료 혈장 확보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혈액제제 사업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반으로 평가된다. 웰빙 지분 정리 이후 GC녹십자의 행보가 글로벌 혈장 밸류체인 강화와 수출형 품목 확대에 맞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GS녹십자의 독감백신과 수두백신은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2세대 수두백신 ‘배리셀라주’는 WHO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바탕으로 해외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는 10개국 이상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세계 최초의 뇌실내 직접투여(ICV) 제형 상업화에도 성공했다. 혈액제제에 더해 백신과 희귀질환 치료제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넓혀가고 있다.
 

◆허은철 대표 연임 성공…글로벌 제약사 발돋움 발판 마련


반면 GC녹십자웰빙은 홀딩스 아래에서 별도의 성장 축으로 재배치될 가능성이 커졌다. GC녹십자웰빙은 2025년 매출 1647억원, 영업이익 173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여줬다. 전문의약품과 영양주사, 건강기능식품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최근 의료·예방·웰니스 수요 확대와 맞물려 그룹 내 캐시카우이자 확장 플랫폼 역할을 맡을 여지가 있다. 특히 웰빙 사업은 디지털 헬스케어, 만성질환 관리,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와의 접점이 크다는 점에서 지주사로 편입이 전략적으로 더 자연스러운 그림으로 그려진다.

GC녹십자를 연구개발과 글로벌 사업 중심으로 재편해 온 허은철 대표는 지난달 26일 진행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했다.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97.7%의 찬성률로 통과됐고, 임기는 2년이다. 지난 주총에서 이사회 재편과 정관 변경도 함께 이뤄지면서 허 대표 체제의 다음 2년 역시 선택과 집중을 축으로 한 경영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또 주총에서 집중투표제 배제조항 삭제, 감사위원 선임 관련 조항 변경, 자기주식 보유·처분 관련 조항 신설 등도 통과됐다. 향후 이사회 운영과 자본정책의 유연성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자기주식을 전략적 제휴, 인수합병, 사업구조 개편, 시설투자,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해 보유·처분할 수 있도록 한 점은 허 대표 체제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이 재무 운용 측면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실제 GC녹십자는 2026년 상반기 중 자기주식 27만3411주를 처분할 계획이다. 웰빙 지분 정리와 자기주식 운용, 이사회 재편이 한 흐름으로 맞물리면서 허 대표의 다음 과제도 분명해졌다. 혈액제제 원료 경쟁력 강화, 알리글로의 미국 시장 안착, 백신 수출 확대, 희귀질환 치료제의 글로벌 확장이 핵심이다.

결국 이번 지분 재편은 사업 축소가 아니라 GC녹십자를 글로벌 제약사로 끌어올리기 위한 포트폴리오 재배치에 가깝다. 웰빙 사업은 지주사 체계에서 키우고, GC녹십자는 혈액제제와 백신, 희귀질환 치료제, 글로벌 전문의약품에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

 

앞으로의 허 대표 체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실적으로 증명하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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