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 리포트] 무신사, 중소 브랜드 ‘성장 플랫폼’…K-패션 생태계 선순환 견인

자금 지원·투자 결합…중소 브랜드 전주기 지원
성수·홍대 핵심 상권 진출 지원…오프라인 장벽 낮춰
민관 협력·인재 육성까지…K-패션 경쟁력 강화

한시은 기자

sehan24@naver.com | 2026-03-26 07:01:16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고 책임을 다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등장한 지 오래다. ESG 경영은 실행 여부에 따라 기업의 생사가 갈릴 정도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이에 소셜밸류(SV)는 기업의 ESG 전략과 실천 의지를 살펴보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서 자리매김하는데 보탬이 되고자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중소 브랜드를 키우는 ‘성장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축적된 유통 노하우를 바탕으로 브랜딩부터 마케팅, 물류, 운영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며 ‘K-패션’ 생태계 확장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국내 패션 산업은 그동안 백화점과 대형 유통사를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구조에 의존해 왔다. 이 과정에서 자본과 유통망이 부족한 중소 브랜드는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생산과 마케팅 비용 부담까지 겹치며 성장에 제약을 받아왔다.

 

▲ 조만호 무신사 대표/사진=AI 생성(ChatGPT)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10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83.3%가 ‘브랜드 인지도 부족으로 영업 활동에 제약이나 한계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중소 브랜드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벽이 ‘인지도’와 ‘판로’인 셈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이러한 문제를 온라인 플랫폼으로 풀어내면서 패션 시장의 강자로 부상했다. 스트리트 브랜드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중심으로 새로운 유통 경로를 만들고, 입점 브랜드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브랜드의 성공이 곧 무신사의 성공’이라는 철학 아래 브랜드 성장을 최우선 가치로 둔 것이다.


◇ 자금 지원부터 투자까지…성장 초기 ‘허들’ 낮춘다

무신사는 자금 지원을 통해 중소 브랜드의 초기 리스크를 낮추고 있다. 2015년 도입한 ‘파트너 펀드 프로그램’을 통해 생산 자금을 무이자로 지원해 운영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지원 규모는 4095억원을 넘어섰다. 패션 산업 특유의 ‘선생산 후판매’ 구조에서 발생하는 자금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이와 함께 2018년부터는 투자 사업을 본격화하며 유망 브랜드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 분야를 중심으로 현재까지 약 80여 개 브랜드를 발굴했다. 누적 투자 금액은 약 1000억원 규모다.

특히 소수 지분 투자 방식의 ‘지원형 투자’를 택한 점이 특징이다. 경영 간섭을 최소화하면서 브랜드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성장에 필요한 자금만 지원하는 것이다. 비케이브(커버낫·리), 에이유브랜즈(락피쉬웨더웨어) 등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 온라인 넘어 오프라인으로…접점 확장 본격화

온라인에서 성장한 브랜드의 다음 과제는 오프라인 진출이다. 다만 핵심 상권에 매장을 열기 위해서는 부지 확보부터 인력 운영, 재고 관리까지 상당한 비용과 리스크가 따른다.

무신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홍대·성수·용산 등 주요 상권에 편집숍 형태의 ‘무신사 스토어’를 확대하고 있다. 입점 브랜드 100~3200여 개를 선별해 오프라인 공간에 소개하고, 매장 운영 전반을 지원한다. 이들 대부분은 온라인 기반으로 성장한 중소 브랜드다.

특히 팝업스토어는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무신사 스토어 내 ‘팝업 존’을 통해 신규 컬렉션이나 협업 상품을 선보일 경우, 타깃 고객층이 밀집한 상권에서 단기간에 높은 주목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진행한 팝업스토어에서는 참여 브랜드 80곳의 거래액이 전월 대비 3.5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19개 브랜드는 행사 기간 억대 매출을 기록했고, 일본 시장에 처음 진출한 13개 브랜드 역시 거래액이 244% 늘었다.

◇ 민관 협력 확대…소상공인 ‘성장 사다리’ 구축

무신사는 최근 정부 및 공공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소상공인 지원 범위를 넓히고 있다. 플랫폼의 트래픽과 오프라인 인프라,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해 ‘노출-판매-확장’으로 이어지는 성장 구조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춘 행보다.

중소벤처기업부 및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과 협력해 성수동에 조성한 O2O 플래그십 스토어 ‘소담상회 with 무신사’는 이러한 전략의 대표 사례다. 온·오프라인 유통을 동시에 활용해 소상공인의 판로를 확장하고,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경제진흥원(SBA)과 함께 진행한 중소 뷰티 브랜드 대상 팝업과 ‘무진장 2025 겨울 블랙프라이데이’ 프로모션을 연계한 결과, 참여 브랜드 30곳의 매출이 전년 대비 200% 이상 증가했다.

소상공인 대상 지원 역시 확대 중이다. 무신사는 지난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협력해 판로개척 지원사업을 운영하며 광고·영상 제작 등 온라인 마케팅을 종합적으로 지원했다. 참여 브랜드 ‘세러데이 레저 클럽’은 지원 이후 매출이 약 3.5배, 판매량은 4.5배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지방중소벤처기업청과 함께 진행한 ‘글로벌 기획전’에 참여한 20개 브랜드는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 캠페인을 통해 2주간 매출이 전년 대비 평균 60% 이상 증가하며 해외 판로 확대 가능성을 입증했다.

◇ 패션 인재 키운다…차세대 디자이너 육성

무신사는 브랜드 지원을 넘어 인재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22년 도입한 장학 프로그램 ‘무신사 넥스트 패션 스콜라십(MNFS)’을 통해 패션 전공 학생들에게 교육과 실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100명 이상의 장학생이 선발됐다.

이 같은 행보는 무신사의 출발 배경과도 연결된다. 2001년 조만호 대표가 고등학생 시절 개설한 온라인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에서 출발한 만큼, 잠재력 있는 디자이너를 발굴해 산업 생태계로 이어주는 구조를 구축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프로그램은 단순 장학금 지원을 넘어 실질적인 창업 준비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장학생들은 브랜드 론칭을 위한 사업계획 수립과 마케팅 교육을 받는 한편, 멘토링과 네트워킹 기회를 함께 제공받는다. 패션 특화 공유 오피스 ‘무신사 스튜디오’ 입주 혜택도 있다.

현장 경험도 강화했다. 장학생들은 ‘브랜드 팩토리 투어’를 통해 실제 패션 기업의 생산과 물류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도프제이슨·어나더오피스 등 브랜드의 생산시설을 견학하고, 디자이너 브랜드 쇼룸을 방문해 기획과 운영 과정을 체험한다.

수료생 가운데 10여개 팀이 실제 브랜드를 론칭해 운영 중이다. 예컨대 1기 장학생 출신 주희연 디자이너가 이끄는 브랜드 ‘히에타’는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 입점 이후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상공인과 중소 브랜드가 국내외 시장에서 자립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건강한 패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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