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2000억 규모 천궁-III 레이다 계약…차세대 K방공 ‘눈’ 맡는다
AESA 적용한 다기능레이다 개발 착수
탐지·동시교전 능력 대폭 고도화
최연돈 기자
cancin@naver.com | 2025-12-17 15:22:57
[소셜밸류=최연돈 기자] 한화시스템이 13년 만에 새롭게 개발되는 차세대 한국형 패트리어트 ‘천궁-III’의 핵심 센서 개발에 착수한다고 17일 밝혔다. 최첨단 AESA 기술을 적용한 다기능레이다를 통해 국내 대공방어체계의 성능 고도화는 물론 글로벌 방산 시장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한화시스템은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는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3단계 사업인 ‘M-SAM 블록-III’ 체계개발 다기능레이다 시제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약 2006억원이며, 사업 기간은 오는 2030년 6월까지다.
천궁으로 알려진 M-SAM은 레이다를 통해 중장거리로 접근하는 항공기와 탄도미사일을 탐지·추적해 요격하는 순수 국산 무기체계다. 천궁-I은 항공기 요격용으로 개발됐고, 천궁-II는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까지 갖췄다. 이번에 개발에 돌입하는 천궁-III는 진화된 적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탐지 거리와 고도, 요격 성능과 동시교전 능력이 기존 대비 대폭 향상될 예정이다.
천궁 시리즈의 신규 모델 개발은 2012년 천궁-II 성능개량 이후 약 13년 만이다. 한화시스템은 그동안 축적해온 레이다 기술과 천궁-I·II 개발 및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한층 진화된 형태의 다기능레이다 개발에 나선다.
다기능레이다는 지대공 유도무기체계의 핵심 장비로, 위협 표적을 탐지·추적하고 요격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단일 레이다로 다수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하고 추적하는 것은 물론 항공기 피아식별까지 수행할 수 있어 천궁-III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천궁-III 다기능레이다에는 능동위상배열 방식의 AESA 기술이 적용된다. AESA 레이다는 고속으로 접근하는 탄도미사일과 항공기를 원거리에서 탐지·추적할 수 있으며, 다수의 표적을 동시에 교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기계식 레이다 대비 탐지 범위와 반응 속도가 뛰어나 미래형 대공 위협 대응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시스템은 이번 천궁-III 레이다에 그동안 수행해온 모든 AESA 레이다 사업의 기술과 노하우를 집약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탄도미사일과 항공기뿐 아니라 순항미사일과 무인기 등 다양한 미래 대공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하층 방어 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시스템은 한국형 전투기 KF-21 AESA 레이다를 비롯해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L-SAM, 장사정포요격체계 LAMD, 울산급 배치-III와 한국형 차기 구축함 KDDX 다기능레이다 등 다양한 플랫폼에 AESA 기술을 적용해왔다. 특히 천궁-II 다기능레이다는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 중동 지역에 대규모 수출을 이어가며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
박혁 한화시스템 레이다센터장은 “천궁-III 다기능레이다 개발을 통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레이다 기업임을 다시 한번 증명할 것”이라며 “축적된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대공방어체계의 신뢰성을 높이고 해외 수출 확대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은 M-SAM과 L-SAM, LAMD로 이어지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전 구간에 핵심 센서인 다기능레이다를 공급하며, 한국 방공 체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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