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택시 넘어서 물류로…소상공인 ‘빠른배송’ 지원 본격화
‘카카오 T’ 기반 당일배송, 소규모 이커머스 지원
물류센터 없이 배송 품질 확보…속도·비용 효율에서 차별화
모빌리티 자산 기반 물류 모델로 시장 재편 노린다
한시은 기자
sehan24@naver.com | 2025-12-09 16:03:42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호출 시장 1위인 ‘카카오 T’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물류 배송 사업으로 외연을 넓히며 유통·이커머스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 중심의 빠른배송 시장을 중소상공인에게 개방시키는 역할을 하며 ‘상생 플랫폼’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의 올해 3분기 기준 물류·배송·세차·대리 등 라이프스타일 부문 매출은 166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매출의 약 31.2%에 해당하는 수치로, 물류 서비스 ‘카카오 T 당일배송’이 본격 안정 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준다.
‘카카오 T 당일배송’은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호출 플랫폼 운영을 통해 축적한 실시간 이동 데이터와 배차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구현된 서비스다. 국내 택시 호출 시장의 약 95%를 차지하는 ‘카카오 T’의 데이터 자산을 활용해 최적 경로를 산출하고, 관제 시스템으로 배송 흐름을 실시간 관리한다.
예컨대 교통 혼잡도, 도로 상황, 평균 소요시간 등을 실시간 분석해 배송지별 최적 동선을 자동으로 배정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지연 요인을 최소화하고 주문 시간대별 배송 속도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
입고 후 평균 8시간 내 배송을 완료하고, 낮 입고는 당일 배송, 야간 입고는 새벽 배송으로 처리한다. 평균 배송 리드타임이 72시간 수준인 일반 택배 대비 속도 경쟁력이 뚜렷하다는 평가다. 배송 성공률도 99% 수준으로 안정성을 확보했다.
라이더 인프라도 강점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배송 전담 인력을 약 20만명 규모로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는 전담 배송 인력 플랫폼인 ‘카카오 T 픽커’가 활용된다. 전문 배송 기사뿐 아니라 일반인도 앱 가입 및 교육 이수 후 배송 업무에 참여할 수 있다.
‘카카오 T 픽커’ 앱의 지난 7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약 11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퀵·도보배송 등 다양한 형태의 오더를 통합 운영해 공급자가 수요에 맞춰 유연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 규모는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2020년 대비 2023년 기준 계약 고객사 수는 12.8배, 월 출고량은 58배, 가입 회원 수는 192.8배, 플렉스 라이더 수는 198배 증가했다.
중소 고객사도 성과를 체감하고 있다. 전자기기 브랜드 아트뮤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주문 폭주에도 전량 당일배송이 가능해 고객 만족도와 재구매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자체 조사에서도 서비스 이용 고객 382명 중 재구매율이 9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 고객사 확대에는 협업 전략도 한몫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페24·삼양로지스틱스와 손잡고 해당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규모 이커머스 사업자에게도 당일배송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이외 지그재그·발란·러쉬코리아 등 다양한 브랜드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가격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유료 광고, 빠른 배송 경쟁까지 더해지며 물류·배송 인프라가 열악한 중소 셀러의 수익성이 지속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환경에서 카카오모빌리티는 고비용 물류 투자 없이도 배송 품질을 강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물류센터 구축이 어려운 중소상공인도 별도 인프라 투자 없이 빠른 배송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어 판매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카카오 T’를 통해 사람뿐 아니라 사물의 이동 영역까지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며 “플랫폼 역량과 운영 노하우,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물류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의 미래를 구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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