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띄우고 회생신청”…동성제약, 조직적 시세조종·횡령 정황에 소액주주 ‘공분’
CFO 텔레그램 시세조작 정황·177억 횡령 혐의까지…‘경영 붕괴’가 아니라 ‘윤리 파산’
최성호 기자
choisungho119@naver.com | 2025-07-17 15:36:12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한때 제약업계의 중견기업으로 불렸던 동성제약이 이젠 회생절차를 가장한 기업 범죄의 전형으로 전락하고 있다. 현직 CFO의 텔레그램 시세조종 정황, 무려 177억 원 규모의 횡령 혐의, 대표이사 일가의 계열사 연계 비리 등이 속속 드러나면서, 수사는 경찰 본청으로 이관됐고, 시장과 투자자들은 격앙된 분위기다.
동성제약은 지난 6월 25일 공시를 통해 자기자본의 30.6%에 해당하는 177억3천만 원의 횡령 혐의가 발생했다고 시인했다. 고찬태 감사는 나원균 대표이사와 등기임원 2명을 횡령·배임 혐의로 서울 도봉경찰서에 고소했고,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동성제약의 원용민 CFO가 텔레그램을 통해 계열사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고, 내부 고발자(오마샤리프 감사)의 자필 확인서까지 경찰에 제출되면서 사건은 서울경찰청 본청으로 이관, 전면 수사로 확대됐다.
◆텔레그램 시세조종 지시…자전거래·호가 관리 정황 구체적
경찰이 확보한 증거에는 원 CFO가 디엔엘커머스 등 계열사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자전거래, 호가 조작, 공모 거래 방식을 텔레그램으로 직접 지시한 내용이 담겨 있다. 시점별 주가 흐름과 메시지 기록이 정밀하게 대조되며, 이는 자본시장법상 ‘시장 교란 및 시세조종 행위’로 형사처벌 대상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해당 메시지들이 자회사, 관계사 경영진과의 공모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이다. 단순한 일탈이 아닌, 경영진 전체가 주가조작에 조직적으로 가담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오마샤리프의 내부 감사는 경찰에 제출한 자필 진술에서 “CFO의 주가 조작 지시를 직접 들었고, 그 실행 과정을 내부에서 목격했다”고 명시했으며, 이는 증거의 신빙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다.
◆“주가 띄우고 회생신청”…투자자 기만 수순 의혹
이같은 시세조종 정황은 법정관리 신청 전 수개월간의 주가 움직임과 기이하게 맞아떨어진다. 동성제약은 외부 투자자 유치와 주가 부양을 병행하며 거래량을 급증시켰고, 정점에서 갑작스레 회생을 신청, 주가는 75% 폭락했다.
소액주주들은 “이것은 기업 부도가 아니라 계획된 사기극이었다”며 분노하고 있다. 공시도, 내부 통제도, 윤리도 모두 실종된 이 기업에 남은 것은 ‘책임자 처벌’뿐”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기존 오너 이양구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와중에 브랜드리팩터링으로 최대주주가 바뀐 직후 이 같은 사건이 터졌다는 점에서, 현재 경영진의 도덕적 파산과 불법행위가 동성제약의 진짜 위기임을 방증하고 있다.
대주주이자 소액주주 대표격인 브랜드리팩터링 측은 “나원균 대표이사의 즉각 직무 정지, 공동관리인의 해임, 경영진 전원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 추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영진이 불법행위로 기업을 회생절차에 밀어넣고, 그 와중에 주가를 띄우고, 자금을 유치한 후, 주주들을 버리는 방식이 다시는 시장에서 용인되어선 안 된다”며 금융당국의 개입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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