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면‘ 열풍 속 경쟁업체 날아 오르는데 업계 1위 농심이 기고 있는 이유는

농심, 1분기 영업이익-당기순익 전년비 각각 3.7%↓1.8%↓역기저 효과 원인
2분기도 부진 예상, 10월 미국 제2공장에 컵라면 전용 고속라인 추가에 기대

김태형 기자

hyoungnim91@naver.com | 2024-07-05 08:39:33

▲지난 4월 9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라면 판매대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태형 기자] 해외에서 ’K-라면‘ 열풍이 불면서 올 상반기 라면 제품 수출액이 5억달러를 돌파했지만 업계 1위의 농심은 주요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 주춤하고 있다. 원가 부담이 이어진 결과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크게 줄면서 웃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경쟁업체들은 사뭇 다른 분위기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수출에 힘입어 매출 증가는 물론 영업이익까지 전년 대비 80% 넘게 끌어올리는 데 성공하며 큰 폭의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5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라면 수출액이 3개월 연속 1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4월 1억853만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억달러를 넘어선 뒤 5월은 1억736만달러, 6월엔 1억405만달러(잠정치)를 수출해 3개월 동안 3억1994만달러 규모의 라면이 해외로 나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억3819만달러 대비 34.3%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라면 수출액은 올해 10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농심의 1분기 영업이익은 614억원으로 전년 동기(637억원) 대비 3.7%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531억원으로 전년 동기(541억원) 대비 1.8% 줄었다. 이에 농심 측은 매출원가와 비용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하락한 것이 주원인이라고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 2022년 2분기 미국2공장을 가동하면서 이후 급성장을 하다 보니 올해 매출이 상대적으로 서서히 증가한 것으로 보이는 '역기저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은 중국과 미국에 직접 생산시설을 갖추고 현지에서 생산, 판매하고 있다. 더욱이 이 부분은 수출 규모에 들어가지 않는다. 북미지역 매출액은 5억3800만달러, 중국은 3억500만달러 규모에 달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농심의 2분기 영업이익은 512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농심의 실적 부진은 북미 시장에서 부진한 영향이 크다.

농심은 북미 시장의 부진을 유럽, 동남아시아 수출을 확대해 만회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 유통업체 르클레르와 카르푸에도 입점했으나 밀과 전분 등 원가 부담도 늘고 있어 분위기 전환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농심은 실적 부진 타개를 위해 다각도로 고심하고 있다. 이에 프랑스를 거점으로 유럽연합(EU) 시장도 적극 공략하고 국내에선 수출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전용공장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또 올해 10월 미국 제2공장에 컵라면 전용 고속라인도 추가한다. 미국에서 판매하는 라면 가운데 컵라면의 비중은 지난해 기준 63%에 달한다.

농심 관계자는 "이번 라인 증설로 용기면 모양과 맛의 다양화를 꾀하고 미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현지화된 제품을 확대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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