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후 시험대 오른 케이뱅크…주가·수익성 부진 뚫을까

공모가 대비 24% 하락 속 첫 희망퇴직 카드 꺼내
주가 공모가 밑돌고 NIM·순이익 하락에 시장 눈높이 못 맞춰
30일 IR서 구체적 수익 회복 로드맵 내놔야

소민영 기자

somy@socialvalue.kr | 2026-04-21 07:00:30

▲사진=AI 생성 이미지(ChatGPT)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삼수 끝에 코스피 입성에 성공한 케이뱅크의 주가가 기대에 못 미치며 공모가를 크게 밑돌았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상징성이 무색하게 상장 직후부터 주가가 밀렸고, 오버행(잠재 매도 물량) 부담과 낮은 성장성, 정체성 논란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케이뱅크는 전거래일과 같은 63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공모가 8300원 대비 24% 낮은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월 상장 첫날 공모가에 비해 30원 오른 8330원에 거래를 마치며 상장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한 바 있다.

 

이같은 부진은 흐름은 회사의 성장성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케이뱅크 출범 후 첫 희망퇴직…체질개선 통한 수익성 입증 과제

 

케이뱅크는 지난 13일 2017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공고했다. 이는 상장 이후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케이뱅크는 상장에는 성공했지만, 상장사에 걸맞은 수익성과 체질 개선을 입증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케이뱅크의 실적을 보면 외형은 커진 반면 수익성은 약해졌다는 점이 확인된다.

 

케이뱅크의 2025년 말 기준 고객 수는 1553만명으로 늘었고, 여수신 합산 규모는 46조8000억원, 여신 잔액은 18조3784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자수익도 1조795억원으로 전년 1조309억원보다 늘어 외형 성장세는 이어졌다. 그러나 이자비용이 6354억원으로 더 크게 불어나면서 이자부문 이익은 4815억원에서 4442억원으로 줄었고, 판매비와 관리비도 1826억원에서 2279억원으로 증가했다.

 

케이뱅크의 몸집은 커졌지만 실제 이익으로 이어지는 힘은 약해졌다는 의미다.

다만 이를 곧바로 부진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중소상공인 대상 기업자금대출을 1조2000억원 늘리며 100% 성장했고, 전체 여신도 꾸준히 확대했다. 총연체율은 1% 안팎에서 더 낮아졌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 미만 수준에서 추가로 개선됐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낮을수록 돈을 제때 갚지 못하는 대출, 다시 말해 부실 위험이 있는 자산이 줄었다는 뜻이어서 은행 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72%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대출에 대비해 충분한 손실 흡수 여력을 쌓아뒀다는 의미다. 총자본비율도 15% 수준으로 규제 기준을 웃돌아,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해도 버틸 체력이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케이뱅크의 수익성은 흔들렸지만, 건전성까지 무너진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를 전면적인 위기로 해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이재명 정부 정책환경은 기회…주주 친화 '청사진' 필요

 

케이뱅크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조에서 기회를 엿볼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3월 자본시장 정상화 간담회에서 “부동산에 편중된 자금을 생산적 영역으로 물꼬를 트게 하겠다”고 밝혔고, 정부는 이를 ‘코리아 프리미엄을 향한 자본시장 혁신’ 국정과제로 구체화했다. 금융위원회 역시 2026년 업무계획에서 ‘생산적 금융·포용적 금융·신뢰받는 금융’의 3대 전환을 내세우며, 자본시장 활성화와 생산적 금융 확대를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상장사인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자본시장 신뢰 회복, 주주가치 제고, 생산적 금융 확대라는 정책 방향 자체는 우호적이라고 할 수 있다.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상 사장님통장과 보증서대출, 부동산담보대출, 신용대출은 물론 중진공 정책자금 전용통장, 맞춤형 정책자금 찾기, AI 세무상담, 종합소득세 환급 서비스까지 갖추고 있다. 인터넷은행 특유의 비대면 운영 체계와 데이터 기반 심사 역량을 감안하면, 정부가 강조하는 소상공인 지원과 금융소외계층 포용, 디지털 기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는 케이뱅크에 구조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2025년 중소상공인 대상 기업자금대출이 크게 늘어난 점도 이런 방향성과 맞물린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하지만 정책 바람만 믿고 낙관하기에는 제약도 뚜렷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금융위는 2026년 가계대출 증가율을 1.5%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고, 다주택자의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연장도 원칙적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케이뱅크 여신 가운데 주택 관련 대출이 8조5417억원으로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전처럼 주담대 중심으로 외형을 키워 실적을 방어하는 전략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난 9일 발표된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SCB) 시범운영에는 기업·농협·하나·신한·우리·국민·제주은행 등 7개 은행이 참여하지만 케이뱅크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소상공인 금융 강화라는 큰 방향은 우호적이지만, 당장의 직접 수혜는 제한적이다.

결국 케이뱅크의 돌파 여부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과 ‘방향이 맞느냐’에 그치지 않고, 그 정책 환경을 실제 이익으로 전환할 실행력을 증명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상장 후 조직 정비와 희망퇴직은 비용 구조를 가볍게 만드는 출발점일 수 있지만, 그것 만으로 주가가 반등하진 않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케이뱅크가 오는 30일 IR에서 순이자마진(NIM) 하락을 무엇으로 만회할지, 기업·소상공인 대출을 어떻게 확대할지, 수수료와 플랫폼 수익을 어떻게 복원할지, 또 그 과정에서 건전성을 어떻게 유지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같은 청사진이 제시돼야만 ‘위기’로 불리는 현재 국면에서 벗어나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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