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흙수저 농촌 청년에서 타이어 제국을 일군 김정규 회장의 집념(2부)
'가난은 죄가 아니다…행동하지 않는 것이 죄다'
최성호 기자
choisungho119@naver.com | 2025-05-25 08:00:00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의 삶은 '흙수저' 출신의 청년이 어떻게 국내 최대 타이어 유통 기업을 일구었는지를 보여주는 입지전적인 이야기다. 그의 여정은 단순한 성공담을 넘어,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 그리고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기업가 정신의 표본으로 평가받고 있다.
“나는 한 번도 실패를 두려워해본 적이 없다. 실패는 방향을 바꾸라는 신호일 뿐이다.”
충남 서천의 가난한 농촌 마을. 어린 김정규 소년은 헌 교과서를 꿰매고, 장화 대신 고무신을 신고 등굣길을 걸었다. 아무도 그의 손에 미래의 '회장'이라는 이름표를 달아주지 않았지만, 그는 스스로 그 길을 만들어냈다.
1965년생, 서천군 마산면에서 태어난 김정규 회장은 물려받은 것이 없었다. 가난한 집안에서 유년을 보냈고, 어린 시절부터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중학교를 졸업하자 바로 기술을 배우기 위해 전북기계공고에 진학했다. 아침 6시에 기상해 신문을 돌리고, 방과 후엔 공장에서 일하며 학비를 벌었다.
그는 책을 놓지 않았다. "머릿속을 채우지 않으면 현실은 늘 허기진다"고 믿었다. 결국 충남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그는 주말엔 과외, 방학엔 운전면허학원 강사로 돈을 모았다.
◆운전학원강사로 1천만원 모아 타이어뱅크 창업
그렇게 번 1천만 원. 1991년, 27세의 청년 김정규는 ‘타이어뱅크’라는 이름으로 작은 가게 하나를 열었다. 그의 창업 계기는 단순했다. 타이어가 맞지 않아 발생한 교통사고 위기를 직접 겪은 경험이었다.
그는 "사람들이 자동차는 고급을 타도, 타이어는 싼 걸 쓴다"는 점에 주목했고, 타이어 유통 구조의 불합리를 꿰뚫었다. 유통단계를 과감히 축소하고, 전국 매장을 직영화하여 고객 신뢰를 얻었다.
30년이 지난 지금, 타이어뱅크는 전국 500여 개 매장을 보유한 국내 최대 타이어 유통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김 회장은 여전히 “나는 노동자다”라고 말한다.
정장을 입기보다 작업복을 즐겨 입고, 전국 매장을 직접 돌며 직원들과 식사를 나눈다. 그는 경영과 별도로 ‘교육’을 생명처럼 여긴다. 자신의 성공비결을 담은 '성공하는 20가지 습관'을 직접 쓰고, 직원들에게 매일 10분씩 강의한다.
더 나아가 10만 명의 CEO를 양성하겠다는 꿈으로 'CEO 고등학교' 설립을 준비 중이다. 김정규 회장의 철학은 분명하다.
“출신이 사람을 결정짓지 않는다. 행동이 인생을 바꾼다.”
기부도 남몰래 해왔다. 모교 충남대에는 20억 원 이상을 기부했고, ‘김정규홀’이라는 이름의 강의실을 세웠다. 지역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위기 가정의 차량 수리를 지원하는 사업도 이어간다.
최근에는 파멥신 등 바이오 기업에도 관심을 두며, 후속 세대를 위한 사업 다각화에도 나섰다. 비즈니스의 본질을 “돈이 아닌, 사람”이라 말하는 그는 오늘도 자신의 과거를 잊지 않는다.
“나는 회장이 아니라, 세상에 빚을 진 청년일 뿐이다. 그 빚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으로 갚겠다.”
그의 이야기는 오늘도 누군가에게 말없이 말한다. “당신도 할 수 있다고. 시작해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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