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 가맹점주 갑질 행태, 공정위 눈에 포착돼 수면 위로 드러날까

사모펀드 소유 기업 갑질 행태에 칼 빼든 공정위
메가커피, bhc에 이어 버거킹 상반기 조사 가능성

소민영 기자

somy@socialvalue.kr | 2024-03-11 13:23:30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 대해 심도 있는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버거킹, bhc, 메가커피, 맘스터치, 투썸플레이스 등이 대상이다. 이들은 가맹점주를 상대로 갑질하는 행태가 지속적으로 보도되면서 공정위가 직권조사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실제로 지난주 bhc와 메가커피에 대해서는 직권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는 보통 회사 경영에 직접 참여를 통해 기업의 수익성 및 가치를 높이고 이를 재매각해 이윤을 극대화하는 행태를 보인다. 이 때문에 기업 경영진과 사모펀드 경영진들과의 이해충돌에 의한 마찰이 생기기도 하고, 가맹점주가 있는 경우는 불공정 거래와 같은 갑질 행태로도 나타난다.

 

▲버거킹 외부 전경/사진=버거킹 제공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는 버거킹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BKR(비케이알, 이동형 대표)을 통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사모펀드 어피니티는 박영택 회장이 UBS캐피탈에서 일하면서 PEF 업계에 발을 들여 지난 2004년 중국계 말레이시아 사람인 KY탕 회장과 함께 회사를 스핀오프해 어피니티에쿼파트너스로 창업했다. 현재는 박영택 회장이 은퇴하면서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동안 박영택 전 회장과 이철주 현 회장을 중심으로 더페이스샵, 하이마트, 오비맥주 등의 인수합병(M&A)을 이끌면서 창립 후 10여 년 동안 탄탄대로를 걸었다.

버거킹은 주력 햄버거 메뉴 와퍼를 중심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번에 재출시한 통모짜와퍼와 콰트로치즈와퍼, 불고기와퍼, 블랙바비큐콰트로치즈와퍼, 몬스터와퍼 등 새로운 맛을 추구하는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프리미엄 햄버거들로 구성해 국내 선호도 1위, 매출 1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프리미엄 버거들의 국내 유입과 치열한 배달 경쟁 속에서 버거킹의 성장 속도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줄어 든 것도 사실이다. 지난 2022년 매출액은 7574억원으로 전년 대비 11.6%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78억원으로 68.5% 감소했다.

게다가 어퍼니티가 버거킹을 인수할 당시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1850억원(한도 대출 포함)을 3년간 10%에 육박하는 금리로 차입 계약을 체결해 이자 부담을 상당히 떠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어피니티는 지난 2021년부터 매각을 시도했으나 번번히 새 주인 찾기에 실패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퍼니티가 버거킹 가맹점주를 상대로 갑질을 하고 있다는 논란까지 가중돼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를 통해 버거킹이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행한 갑질 행태가 낱낱이 공개됐다. △과도한 수수료 △물류배송비 부당 부과 △물품대금 카드결제시 현장결제 강요 △판촉비용·광고비 부과 △배달비 전가 △필수품목 외 강매 등 버거킹이 가맹점주에게 무리하게 요구했던 사항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버거킹은 국내에 47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에 있다. 340여 개는 직영점이고 126개는 가맹점인데, 가맹점에 과도한 수수료와 재료비를 요구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먼저 수수료를 살펴보면, 미국 버거킹은 로얄티와 광고비를 모두 포함해도 8.5% 수준의 수수료를 가맹점에서 받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로얄티, 광고비, 물류 마진, 물류 배송비 등을 다 포함해 17.8%의 수수료를 떼고 있다. 이 때문에 폐업까지 하는 매장도 늘어나고 있다는 가맹점주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높은 수수료도 문제지만 지속적으로 원부자재 가격이 인상되는 것을 가맹점주들에게 전가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점주들이 떠안고 있다.

버거킹의 가맹점주협의회는 버거킹 가맹점당 한 달 평균 매출이 9천만원 정도지만 평균 885만원의 적자를 보고 있는 현실을 토로했다. 이런 데도 버거킹은 매달 223만원가량의 물류 배송비를 받고 있어 매장 운영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해 9월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주요 제품을 반값 수준으로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이 대거 몰리는 일명 ‘와퍼대란’을 불러왔다. 일부 소비자들은 할인 쿠폰 100장까지 사들이는 등 대단한 인기를 끌었지만, 버거킹 본사는 할인 행사로 발생한 수수료는 가맹점주들에게 전가한 것이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판매한 40% 할인 쿠폰으로는 9100원짜리 와퍼세트를 5400원에 사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모바일 상품권 수수료는 100% 가맹점주가 부담해야 하고 여기에 수수료 등 기타 비용이 적용되면 와퍼세트 1개당 279원이 적자를 보게 된다.

아울러 버거킹은 유선으로도 가능했던 가맹점주의 신용카드 대금결제 시스템을 서울 본사에 직접 방문해 결제가 가능하도록 변경하면서 가맹점주들의 불만은 최대치로 올랐다.

버거킹의 과도한 필수품목 지정과 단가 인상 등으로 가맹점주의 피해는 막심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 같은 문제들에 대해 국감을 실시한 의원들은 근본적인 원인으로 사모펀드가 주인으로 있기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모펀드가 주인인 프랜차이즈의 경우 본사 부담 비율이 0%”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 때문에 공정위가 빼든 사모펀드 소유 기업 '갑질' 뿌리 뽑기에 버거킹 가맹본부도 직권조사할 수 있다고 거론되고 있다. 직권조사란 피해 당사자의 신고 없이도 공정위가 자체적으로 불공정 행위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업장을 조사하는 것이다.

공정위의 직권조사와 관련해 사모펀드 어피니티의 입장은 "공정위 조사에 관해 통보받은 내용이 없다"며 공정위의 직권조사와는 관련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버거킹은 대표와 이를 지원하는 이사회가 경영하고 있다"며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답변을 내놨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사모펀드 소유 기업들은 문제가 불거졌을 경우 꼬리자르기식으로 대응하는 것인가 하는 판단도 든다. 이는 가맹점주들과의 문제에서도 비슷한 행동을 보여줄 것이란 합리적인 가정이 가능하다. 

 

이에 사모펀드는 무조건적인 이윤 추구보다는 기업이나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통해 기존 이미지를 탈피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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