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시장 판도 바꾼다"…이그니스, 개폐형 캔 마개 ‘XO 리드’로 SOT에 도전장

밀봉 캔 마개 앞세워 글로벌 음료 캔 시장 공략
생산능력 1.2억개→6억개…원가 40% 절감 추진
100억개 직접 생산 후 라이선스로 글로벌 확장

한시은 기자

sehan24@naver.com | 2026-08-10 16:20:47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엑솔루션(Xolution)을 통해 캔 패키징 시장을 변화시키고자 합니다. 반영구적으로 밀폐할 수 있어 탄산이 유지되고 이물질 유입을 막으면서 휴대까지 가능한 음료 패키징을 만들어 캔 마개의 업계 표준인 SOT(Stay-on-Tab)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는 10일 서울 성동구 이그니스 본사 타운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재밀봉 캔 마개 ‘XO 리드’의 글로벌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독일 자회사 엑솔루션의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음료 캔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 10일 서울 성동구 이그니스 본사 타운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가 엑솔루션의 ‘XO 리드’를 소개하고 있다./사진=한시은 기자

 

엑솔루션은 2000년 독일에서 설립된 금속 음료용 캔 마개 제조 기업이다. 기존 캔의 단점으로 꼽혀온 재밀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폐형 캔 마개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이그니스는 엑솔루션의 기술력과 글로벌 캔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2022년 9월 지분 100%를 인수했다.

엑솔루션은 2017년 재밀봉 캔 마개 ‘XO 2.0’ 개발을 마치고 초기 양산에 돌입했다. 이후 상업 판매를 시작해 현재까지 누적 10억개 이상을 생산하며 시장에서 기술을 검증했다.

◇ 50년간 그대로인 캔 마개…XO로 '재밀봉' 한계 넘는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음료 캔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454억4000만달러로 추산된다. 오는 2033년에는 약 674억4000만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으로, 2026년부터 2033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5.0%로 예상된다.

음료 캔은 빛과 산소 차단성이 뛰어나 내용물 보존에 유리한 데다 운송 효율과 재활용성이 높아 음료업계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반면 캔 마개는 상대적으로 변화가 더뎠다. 현재 전 세계 음료 캔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SOT 방식은 한 번 개봉하면 다시 밀봉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갖는다.

박 대표는 “1975년 현재 캔의 형태가 완성된 이후 내부 코팅이나 프린팅 기술은 계속 발전했지만 마개는 50년간 같은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며 “캔은 따기 전까지는 완벽한 패키징이지만 한 번 따면 탄산이 빠지고 맛이 변하거나 휴대가 어려워지는 등 패키징으로서의 강점을 많이 잃는다”고 말했다.

엑솔루션의 ‘XO 리드’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한 개폐형 캔 마개로, 개봉 후 다시 밀봉할 수 있다. 이그니스 실험 결과, 재밀봉 후 이산화탄소(CO₂) 유실률은 약 9.7%로 PET(21.6%)의 절반 이하, 외부 산소(O₂) 유입률도 약 0.09%로 PET(3.0%) 대비 크게 낮았다. 이를 통해 개봉 후 재밀봉한 상태에서도 탄산과 내용물의 품질을 보다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그니스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100건 이상의 개폐형 캔 마개 기술이 시도됐지만 실제 대량 생산과 상용화까지 이어진 사례는 XO 리드가 유일하다.

◇ 생산능력 5배 확대…"'비싸도 써라' 아닌 SOT 가격 맞출 것"

XO 리드는 기존 SOT와 외형 규격이나 생산 공정상 호환되도록 설계돼 기존 음료 캔 생산라인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별도의 설비 전환이나 공정 변경 없이 기존 생산라인에 적용할 수 있어 음료업체의 추가 설비 투자 부담을 낮췄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음료 회사들의 설비는 완전 자동화돼 있고 굉장히 고가이기 때문에 뚜껑을 바꾸기 위해 설비를 모두 바꿔야 한다면 도입할 유인이 사라진다”며 “XO의 경쟁력은 밀봉력과 범용성, 기존 설비와의 호환성”이라고 설명했다. 

 

▲ 10일 서울 성동구 이그니스 본사 타운홀에서 엑솔루션의 ‘XO 리드’가 소개됐다./사진=한시은 기자

 

이그니스는 XO 리드의 대중화를 위해 생산능력 확대와 원가 절감에 나선다. 현재 체코와 독일 브레멘에 분산된 생산 기능을 독일 다하우로 통합하는 한편, 외주에 맡겨온 생산 공정을 단계적으로 내재화해 생산 효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재 연간 약 1억2000만개인 생산능력은 신규 공장 가동 이후 6억개까지 약 5배 확대된다. 오는 12월부터 생산 공정의 초기 내재화에 들어가고, 2028년 4월 완전 내재화를 완료한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XO 리드의 생산 원가를 약 40% 낮추고, 장기적으로는 기존 일반 캔 마개인 SOT와 유사한 가격대까지 낮춘다는 구상이다. 이그니스에 따르면 SOT 단가는 현재 개당 30원 후반에서 40원 초반대다.

박 대표는 “아무리 신기하고 기능이 좋아도 기존 SOT보다 세 배 비싸면 음료 브랜드 입장에서는 도입하기 어렵다”며 “‘신기하고 좋으니 비싸도 써달라’는 것이 아니라 SOT와 거의 동일한 원가로 가려고 한다. 브랜드사가 쓰지 않을 이유를 없애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 “100억개까지 직접 생산”…이후 라이선스로 글로벌 확산

현재 XO 리드는 상대적으로 제품 가격이 높은 주류와 에너지드링크 등을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다. 몬스터에너지를 비롯해 세계 최대 맥주기업 AB인베브(AB InBev), 미국 와인기업 E.&J. 갤로 와이너리(E. & J. Gallo Winery) 등의 제품에 적용됐다.


박 대표는 “국내에서도 여러 톱티어 음료사들이 이미 도입 테스트를 했다”며 “마케팅 관점에서는 도입을 원했지만 생산 부서에서 가격 때문에 막히는 일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뿐 아니라 일본과 미국, 유럽에서도 비슷한 양상”이라며 “원가 절감이 가장 핵심적인 전략이자 과제”라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생산거점을 확대하고 기술 라이선스 사업에도 나선다. 유럽은 독일, 아시아는 한국, 미주 지역은 미국을 중심으로 생산거점을 구축해 연간 100억개 수준까지 직접 생산한 뒤 주요 제관업체 등에 라이선스를 제공해 시장 확산 속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박 대표는 “5000억개(연간 글로벌 음료 캔 소비량) 시장을 저희가 모두 직접 생산할 수는 없기 때문에 100억개 정도까지 직접 만들고 이후부터는 라이선스를 통해 빠르게 표준을 잡는 형태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이 마음먹고 한다면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연구개발과 시장 검증에 긴 시간이 필요하다. 저희가 그만큼 시간을 벌어놓은 만큼 그 사이 빠르게 표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그니스는 소스 닭가슴살 브랜드 ‘한끼통살’, 단백질 RTD(즉석음용음료) 브랜드 ‘랩노쉬’, 재밀봉 캔을 적용한 음료 브랜드 ‘클룹’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1932억원, 영업이익 6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올해는 3000억원대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그니스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관련 준비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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