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예술가 6인전 '안부-보이지 않는 안부를 묻다' 개막… 성황리 진행

류원선 기자

ostin0284@gmail.com | 2026-10-06 15:17:22

▲ 에이블라인드 제공

 

[소셜밸류=류원선 기자] 시각장애 예술가 6인이 참여하는 특별 초대전 '안부-보이지 않는 안부를 묻다'가 지난 3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별관 5층 모두미술공간에서 개막해 관람객들의 참여 속에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 전시는 오는 9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에는 박환, 유진, 정은교, 최경은, 한영희, 허은빈 등 시각장애 예술가 6인이 참여해 자연과 관계를 통해 안부를 이야기하는 작품 40점을 선보인다. 이 가운데 25점은 관람객이 직접 손으로 만지며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시장에서는 작품 앞에 멈춰 손을 뻗어 직접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일반적인 미술 전시와 달리 작품을 직접 만지며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현장 스태프에게 요청하면 터치 관람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출품작을 관통하는 주요 형식은 평면 위에 재료를 쌓아 표면에 요철을 만드는 ‘부조적 회화(浮彫的 繪畵)’다. 박환 작가는 캔버스 위에 흙과 실, 청바지 조각, 나무껍질을 활용해 산과 폭포를 표현했으며, 재료가 마르면서 갈라진 결까지 작품의 일부로 활용했다.


정은교 작가는 검게 칠한 점자지 위에 거즈를 감은 빨대를 붙이고 한지와 실리콘으로 물고기의 비늘을 표현했다. 한영희 작가는 코스모스와 제부도 가는 길, 남해 바다를 화폭에 담았고, 유진 작가는 야광 물감으로 바다의 잔상을 그렸다. 최경은 작가는 점자의 여섯 점에서 출발한 도자 작품을, 허은빈 작가는 캔버스 위에 점토로 형상을 만든 뒤 색을 더한 작품을 선보였다.


작품에 자연을 담은 데에는 참여 작가들의 경험이 반영됐다. 참여 작가 대부분은 살아가던 중 시력을 잃었으며, 가까운 사람들과 자연을 통해 위로를 얻고 다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들이 자연을 담은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요즘 어때?”라는 안부를 먼저 건넨다는 의미를 담았다.


개막일인 3일 오후 3시에는 오프닝 파티 '작가와 안부를 묻다'가 열려 참여 작가와 관람객 76명이 함께했다. 작가 인터뷰 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참여 작가 6인이 두 차례에 걸쳐 관람객과 직접 이야기를 나눴으며, 행사 종료 후에는 작가 도슨트와 자유 관람이 이어졌다. 행사에는 수어통역도 제공됐다.


에이블라인드 양드림 대표는 “작품에 손을 대도 되느냐고 묻는 분들이 많았다”며 “그동안 시각장애 예술가들은 주변에서 물어와 주는 안부 덕분에 살아갈 힘을 얻었다고 한다. 이번에는 작가들이 그 받은 따스함을 되돌려주는 자리이니, 마음껏 만지고 서로의 안부를 확인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시장에는 관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장치도 마련됐다. 바닥에 설치된 입체 가이드라인을 따라 이동할 수 있으며, 작품 캡션의 QR코드를 스캔하면 자막과 음성 해설, 작품 묘사를 담은 배리어프리 해설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휠체어 이동이 가능하며 장애인화장실과 전동휠체어 충전기, 심신안정실을 갖추고 점자 리플렛도 비치했다.

 


관람객이 직접 안부를 전하는 참여형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자신의 감정을 돌아본 뒤 스스로에게 건네는 안부 편지를 받아갈 수 있으며, 주변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안부를 엽서에 적어 전시장 우체통에 넣으면 에이블라인드가 대신 발송한다. 초대장과 리플렛 등 전시 인쇄물 역시 편지와 엽서 형태로 제작했으며, 작가의 작업 세계를 담은 인터뷰 영상과 아트 콜라보 굿즈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안부-보이지 않는 안부를 묻다'는 오는 9일까지 모두미술공간 전시실1에서 진행된다. 전시 기간에는 작가가 직접 작품을 설명하는 현장 도슨트를 운영하며, 참석 작가 일정은 에이블라인드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일요일은 휴관한다. 관람료는 무료다.


에이블라인드는 시각장애 예술 크리에이터 에이전시로 2021년부터 시각장애 예술가의 활동을 지원하며 전시와 행사를 기획해 왔다. 이번 전시는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6 예술분야 초기창업 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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