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농협 특별감사 14건 수사의뢰…강호동 농협회장 선거비용 5억 유용 정황
9일 정부합동 농협 특별감사 결과 발표
강호동, 재단 사업비 선거 활용·황금열쇠 수수 의혹
특혜 대출·특혜 계약·분식회계 등 14건 수사 의뢰
황동현 기자
robert30@naver.com | 2026-03-09 15:09:13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중앙회장 선거 당시 재단 사업비 약 5억원을 유용하고, 중앙회 일부 부서에서 기념품을 조달받아 조합장 등에게 배포한 정황이 드러나 수사를 받게 됐다. 정부는 특별감사와 ‘농협개혁추진단’ 논의를 통해 근본적인 농협 개혁방안을 마련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9일 농협 정부합동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강 회장을 비롯한 농협중앙회 핵심 간부들의 비리 정황을 포착하고, 위법 소지가 있는 14건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 감사는 국무조정실·농림축산식품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으로 구성된 정부합동 특별감사반이 농협중앙회와 자회사, 회원 조합 등을 상대로 1월 26일부터 진행됐다.
감사 결과 강호동 회장과 핵심 간부들의 비리 및 전횡 의혹이 농협 전반에 걸쳐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강 회장은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농협재단 핵심 간부를 통해 재단 사업비를 유용해 중앙회장 선거에 도움을 준 조합장·조합원·임직원 등에게 제공할 선물·답례품 등 총 4억9000만원을 조달했다. 지난해 2월 조합장들로부터 취임 1주년 기념 명목의 황금열쇠 10돈을 받은 혐의도 제기됐다.
강 회장은 2024년 1월 열린 중앙회장 선거 과정에서 농협 관계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한 신문사가 강 회장의 선거 비위 의혹을 보도하려 하자, 중앙회 핵심 간부는 기사를 무마하기 위해 해당 신문사에 광고비를 대폭 증액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중앙회장 관련 혐의 등 위법 소지가 큰 6건에 대해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특혜성 대출·투자·계약과 방만한 예산·재산 관리 등도 도마위에 올랐다. 정부는 중앙회가 농협경제지주의 요청으로 거액 신용대출을 부적절하게 취급하거나 퇴직 임원이 재취업한 업체에 거액을 대출하는 등 특혜성 대출·투자 사례를 확인하고 관련 2건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조합장과 임원들은 각종 수당과 기념품, 선물, 상조비를 지원받았다. 중앙회와 자회사 임원들도 황금열쇠, 전별금 등을 퇴직 시 지급받았다. 업무와 연관성이 떨어지는 외유성 해외 연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었다. 이런 행태는 중앙회의 예산 운영과 관련 있다. 배정 예산의 60%가 사전에 지출항목이 정해지지 않은 채 쓰이고 있었다. 농협 퇴직자단체가 출자한 영리법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농협 건물을 무단으로 사용하며 이득을 취하고 있는 점도 확인돼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또한 정부는 농협 내에 회원 조합의 비리·부실이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체된 대출 금리를 임의로 조정하고 대손충당금을 과소 설정하는 등 분식회계를 통해 조합의 부실한 재정을 은폐하고 배당(4억4000만원)까지 실시해 조합의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킨 사례를 확인해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정부는 농협의 준법감시인과 감사위원회가 내부인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핵심간부의 비리·전횡, 특혜성 대출·계약, 방만한 예산운영에 대한 실효적인 통제에 한계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위법소지가 큰 14건에 대해서는 수사 의뢰하고 지적된 사항 96건(잠정)에 대해 농협이 상응하는 시정조치,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처분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농협중앙회 측은 “정부합동 특별감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지적된 사항에 대해 제도 개선과 관리체계 보완을 추진하고 유사 사례의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며 “조직 전반의 투명성과 책임을 강화하고, 앞으로도 농업인과 국민에게 신뢰받는 협동조합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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