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14년 성과 첫 시상…‘우수 연구자’ 10명 선정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서 ‘2026 애뉴얼 포럼’…과학기술계 450여 명 참석
이국열 기자
lkt838@hanmail.net | 2026-11-05 15:01:12
[소셜밸류=이국열 기자] 삼성이 미래기술육성사업 14년의 성과를 정리하며 처음으로 ‘우수 연구자’ 시상을 진행했다. 지원 과제 가운데 새 연구 분야를 개척하고 학계·산업계에 파급력을 남긴 연구자 10명을 뽑았다. 사업이 2013년 시작된 뒤 누적 연구비는 1조2000억원, 지원 과제는 916개에 이른다.
삼성은 5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2026 애뉴얼 포럼’을 열었다. 애뉴얼 포럼은 과제 수행 중인 학계·산업계 전문가들이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토론하는 자리로, 2014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행사에는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과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참석했다.
삼성에서는 박홍근 삼성전자 SAIT 원장과 장석훈 삼성 사회공헌총괄 사장 등이 자리했다. 연구진을 포함한 참석자는 450여 명이다.
삼성은 기초과학과 소재·ICT 분야 완료 과제 644개를 대상으로 우수 연구자를 선정했다. 평가 기준은 연구 과제의 우수성, 연구 성과의 확장성, 연구자 성장성, 학계·산업계 파급력이다. 분야별 석학으로 꾸린 심사위원단이 약 4개월간 심사해 10개 분야에서 1명씩 뽑았다.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오성진 미국 UC버클리대·고등과학원 교수(수리과학), 이현우 포스텍 교수(물리학), 박정원 서울대 교수(화학), 정원석 KAIST 교수(생명과학)가 선정됐다.
소재·ICT 분야에서는 김봉수 UNIST 교수(전자소재), 유창식 성균관대 교수(전자소자), 최장욱 서울대 교수(에너지·환경), 유홍기 KAIST 교수(바이오·메디컬), 김장우 서울대 교수(통신·컴퓨팅), 황성주 KAIST 교수(AI로보틱스)가 이름을 올렸다.
삼성은 수상자들에게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우수 연구자’ 명예 타이틀을 준다. 연구자 수요에 맞춰 기술 자문, 산업계 기술 교류, 창업·지식재산권(IP) 멘토링, 후속 연구를 지원한다. 분야별 주요 연구진을 초청하는 기술 워크숍 개최도 돕는다.
오전에는 수상자 3명이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오성진 교수는 우주의 기본 힘을 설명하는 ‘양-밀스 방정식’의 해가 블랙홀 내부 같은 특이한 환경에서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수학적으로 밝혀냈다. 오 교수는 이 업적으로 ‘2026 삼성호암상’ 과학상(물리·수학 부문)을 받았다.
최장욱 교수는 물 기반 전해액을 쓰는 ‘수계(水系) 전지’의 성능 저하 원인을 규명했다. 이어 전극과 전해액 소재를 새로 개발해 문제를 풀 길을 열었다. 수계 전지는 화재·폭발 위험이 거의 없지만 저장 용량이 적고 성능이 쉽게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이 기술은 재생에너지용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원천기술로 평가받는다.
김장우 교수는 중앙처리장치(CPU)에 몰리던 데이터 이동·관리 업무를 데이터처리장치(DPU)로 나누는 컴퓨팅 구조를 개발했다. AI 연산이 늘면서 생기는 데이터센터 서버 병목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이다. 김 교수는 AMD, 인텔, 삼성전자 등과 협력할 계획이다.
오후 ‘미래과학기술포럼’에서는 기초과학 4개 분야와 공학 6개 분야의 최신 연구 결과가 공유됐다.
국양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지난 14년간 연구자들의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가 축적되면서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도약을 이끄는 의미 있는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연구자들이 새로운 가능성을 자유롭게 탐구할 수 있도록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시상자로 나선 박홍근 사장은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기초과학을 지원하고 젊은 과학자를 발굴·육성하며, 연구 단계에 그치지 않고 스타트업 창출로도 이어졌다”며 “오늘 이 자리가 학계와 산업계 간 더 깊은 네트워킹과 치열한 논의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삼성은 ‘기술중시’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2013년 민간 주도형 연구개발(R&D) 지원사업인 미래기술육성사업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916개 과제에 1조2000억원을 투입했다. 교수진과 박사후연구원, 석·박사 연구원 등 1만7000여 명이 참여했다.
연구비 외에 전문가 멘토링과 기술 창업 지원도 하고 있다. 그 결과 윤태영 서울대 교수가 창업한 AI 기반 항체 신약 개발 기업 프로티나가 2025년 7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프로티나는 단백질 간 상호작용을 측정하는 자체 기술 ‘SPID’로 얻은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항체 신약을 설계한다.
김장우 교수가 2022년 창업한 DPU 설계 기업 망고부스트도 이 사업에서 나왔다. 주력 시제품 ‘MBDPU-1’은 기존 서버 구조보다 데이터센터 성능을 3배 이상 높이고 CPU 사용을 50% 이상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망고부스트는 AI 추론 최적화 소프트웨어 ‘망고 LLM부스트’를 내놓고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김현수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장(상무)은 “작년 공개행사 전환에 이어 올해도 포럼 등을 통해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과학기술 교류의 장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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