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광주공장 폐쇄 검토에 근로자-지역사회 반발 확산

전환 배치·복지 지원 제시했지만 “사실상 퇴직 압박” 우려 제기
노후 설비 효율화 명분…근로자·정치권 “지역경제 타격 불가피”

한시은 기자

sehan24@naver.com | 2025-12-24 15:15:40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노후화된 광주공장 폐쇄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근로자와 지역사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롯데칠성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현장 노동자들과 지역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퇴직을 압박하는 조치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1984년 가동을 시작한 광주공장에 대해 설비 노후화와 생산 효율성 문제를 이유로 폐쇄를 논의 중이다. 이 공장은 신제품 파일럿 생산과 초기 품질 안정화 업무를 담당해 왔다. 

 

▲ 롯데칠성음료 광주공장/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롯데칠성은 공장 폐쇄에 따라 광주공장 소속 근로자들을 타 생산 거점으로 전환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구조조정 대신 근무지 이동을 통한 인력 재배치를 기본 원칙으로 삼고, 전환 배치 시 근무지는 개인의 희망을 최대한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근무지 이동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주비와 교통비를 지원하고, 사택 제공 등 복지 제도도 함께 마련할 계획이다. 전사적인 생산 체계 개편의 일환으로 전 공장의 근무 형태를 3조 3교대로 전환해 근로자들의 근무 시간을 줄이고 여가 시간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다만 광주공장 소속 근로자 26명은 타 지역 공장으로의 전환 배치가 현실적으로 퇴직과 다르지 않은 선택을 강요하는 구조라고 호소하고 있다. 근무지 변경 시 연고가 없는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생계와 생활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역 사회의 반발 또한 확산하는 분위기다. 진보당 광주시당 북구을 지역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300㎞ 이상 떨어진 지역으로의 전환 배치는 노동자들에게 사실상 퇴사를 선택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공장 폐쇄 철회를 촉구했다.

특히 물류·영업·용역 등 간접고용 노동자 약 180명에 대한 대책이 논의에서 배제돼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장 폐쇄는 단순히 지역 기업의 구조조정 문제가 아니다. 지역경제의 구조 자체가 무너질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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