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수생’ 케이뱅크, 몸값 낮춰 IPO 재도전…"가계대출·업비트 리스크 탈출"
3월 코스피 입성 재도전…성장 전략 재편
가계대출 중심 구조서 SME·플랫폼 전환
“업비트 예치금, 펀더멘털에 영향 없어”
한시은 기자
sehan24@naver.com | 2026-02-05 15:12:26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케이뱅크가 SME(개인사업자·중소기업) 시장 진출과 플랫폼 비즈니스 확대, 디지털 자산 경쟁력 강화를 축으로 한 성장 전략을 본격화한다. 시장에서 지속 제기돼 온 가계대출 중심 포트폴리오와 업비트 예치금 의존도에 대한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다.
오는 3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앞둔 케이뱅크는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계획과 중장기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은 이날 “법인 설립 10주년을 맞은 케이뱅크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디지털 뱅킹 경험을 제공하며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왔다”며 “앞으로는 뱅킹 비즈니스에서 디지털 자산까지 대한민국 금융의 변화를 이끌고 금융의 판을 키우는 혁신적인 디지털 뱅크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2016년 출범한 케이뱅크는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 등을 비대면으로 선보이며 외형을 키웠다. 현재는 신용대출과 전세대출을 비롯해 예·적금, 파킹통장, 자동저축 서비스 등 주요 금융상품을 전면 비대면으로 운영하고 있다.
실적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 고객 수 1553만명을 확보했고, 여신 잔액은 18조4000억원, 수신 잔액은 28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첫 흑자 전환 이후 2024년에는 당기순이익 1281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고, 지난해 역시 3분기까지 1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케이뱅크는 앞서 두 차례 상장에 도전했지만 시장의 보수적인 평가 속에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번 공모에서 제시한 희망공모가는 8300~9500원으로, 총 공모주식 수는 6000만주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3조~4조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4년 두 번째 상장 추진 당시 희망 공모가(9500원~1만2000원) 대비 약 20% 낮춘 수준으로, 시장 눈높이를 반영한 접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상장 이후 전략의 핵심은 SME 대출 확대다. 케이뱅크는 가계대출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점진적으로 재편해 2030년까지 가계와 SME 여신 비중을 5대5로 맞춘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27년에는 국내 최초로 비대면 중소기업 법인 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기업대출 확대에 따른 건전성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최 은행장은 “연체율은 상당 부분 안정화돼 현재는 다른 은행들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여신 정책과 평가 모델, 대안 정보 활용 등을 통해 강도 높은 리스크 관리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전략의 키워드는 ‘오픈 에코시스템’이다. 금융상품 중개에 그치지 않고, 외부 플랫폼 기업과 연계한 금융 서비스를 확대해 ‘금융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올 하반기에는 무신사와 협업해 레저 서비스 기반 금융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고, 상반기에는 네이버와 제휴를 확대해 결제 데이터와 은행의 심사 역량을 결합한 신규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송금·결제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케이뱅크는 현재 태국과 중동 지역 금융사들과 협력해 관련 인프라 구축을 준비 중이다. 향후 법제화가 마무리되면 스테이블코인 발행 컨소시엄에도 적극 참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최 은행장은 “고객은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 송금을 통해 국내 이체처럼 간단하게 원화를 해외 현지 은행 계좌로 보낼 수 있다”며 “기존 해외 송금이 거쳐야 했던 복잡한 중계·결제 과정을 블록체인 기술로 혁신한 외환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그간 케이뱅크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업비트 예치금 의존도 논란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케이뱅크는 2020년 업비트와 실명 계좌 제휴를 맺으며 한때 전체 수신의 절반 이상을 가상자산 예치금으로 채웠다. 2025년 말 기준으로도 가상자산사업자(VASP) 예치금은 전체 수신의 약 20%를 차지한다.
이에 대해 최 은행장은 “업비트 가상자산 예치금은 시황에 따라 2조원에서 8조원 사이를 오가지만, 현재 케이뱅크는 기본 예금 상품을 중심으로 한 펀더멘털이 탄탄해 사업 성과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2년간 케이뱅크에 새로 유입된 고객은 약 600만명에 달하고, 이 가운데 가상자산 거래를 목적으로 가입한 고객은 10% 안팎에 그친다는 설명이다. 나머지 90%는 케이뱅크의 시그니처 금융상품과 게임형 앱테크 등 차별화된 서비스 이용을 위해 계좌를 개설한 고객들이다.
최근 케이뱅크의 고객 확대가 자체 금융 서비스 경쟁력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최 은행장은 “당분간은 성장에 집중하겠지만, 수익성이 안정되고 두 자릿수 자기자본이익률(ROE)를 달성하는 시점부터는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케이뱅크는 오는 10일까지 진행하는 수요예측을 거쳐 12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일반 청약은 오는 20일과 23일 이틀에 걸쳐 진행되고,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상장일은 오는 3월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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