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 리포트] 공장 바꾸고 직원 챙겼다…쉬인, 협력사와 동반성장 눈길

4200만달러 투자…200개 이상 공장 리노베이션
생산도구 개발·기술 교육으로 제조 경쟁력 강화
패스트패션 노동환경 비판 속 직원 지원도 확대

한시은 기자

sehan24@naver.com | 2026-06-05 07:00:38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고 책임을 다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등장한 지 오래다. ESG 경영은 실행 여부에 따라 기업의 생사가 갈릴 정도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이에 소셜밸류(SV)는 기업의 ESG 전략과 실천 의지를 살펴보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서 자리매김하는데 보탬이 되고자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 쉬인의 ‘의류제조혁신센터(CIGM)’ 전경./사진=쉬인 제공

 

“비슷한 규모의 공장이 표준화된 생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상당한 초기 자금이 필요해 리노베이션을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쉬인의 공장 지원 이후 기능별 생산 구역이 명확해지고 불필요한 동선과 낭비 요소가 크게 줄었습니다.”


쉬인(SHEIN)의 표준화 공장 레이아웃 템플릿을 적용한 첫 협력업체인 판위(Pan Yu) 공장 관계자는 생산시설 개선 효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패션 플랫폼 쉬인은 협력업체 생산시설 개선과 제조 기술 지원을 통해 공급망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반적인 발주 관계에 그치지 않고, 공장 설계와 생산도구, 자동화 장비 도입, 직원 복지 지원까지 범위를 넓히며 협력사의 제조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 공장 동선 다시 짜고 자동화 지원…협력사 생산 효율 개선

쉬인은 ‘협력업체 커뮤니티 강화 프로그램(Supplier Community Empowerment Program, SCEP)’을 진행 중이다. 이는 생산시설 현대화와 제조 역량 강화, 직원 복지 지원 등을 포괄하는 중장기 프로젝트로, 출범 첫해인 2022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총 4200만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SCEP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까지 200개 이상의 협력업체 공장이 리노베이션 및 생산설비 고도화를 완료했고, 총 51만8000㎡ 규모 제조시설이 개선됐다. 약 3만3600명의 직원이 개선된 환경에서 근무하게 됐다.

예컨대 판위 공장은 수년 전부터 생산 레이아웃과 운영 효율화의 필요성을 느껴왔으나, 높은 초기 투자 비용과 실행의 복잡성으로 인해 개선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쉬인은 설비 배치와 자재 이동 동선 설계, 시공 감리까지 지원했고, 리노베이션 비용의 40% 이상을 보조해 5000㎡ 규모 생산시설 개선을 도왔다. 지난해에는 자동 포장 기계(Automated Bagging Machine) 도입도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쉬인은 적합한 제조사 발굴과 가격 협상까지 지원하며 협력업체 부담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패스트패션 업계가 노동환경과 공급망 관리 문제로 비판받아온 만큼, 쉬인은 협력업체 근무환경 개선과 직원 복지 지원을 강화하며 사회적 책임 범위를 넓히고 있는 모습이다.

◇ “숙련자 재작업 줄였다”…특수 재봉도구 도입 후 생산시간 30% 단축

쉬인은 협력업체 공장 시설 개선뿐 아니라 의류 생산도구 개발과 기술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쉬인의 ‘의류제조혁신센터(Centre of Innovation for Garment Manufacturing·CIGM)’는 새로운 생산 도구 개발과 린(Lean) 생산 방식, 기술 기반 생산 시스템 연구를 통해 협력업체 제조시설에 적용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현재까지 이를 통해 180종 이상의 의류 생산 관련 기술·도구를 개발했다. 지난해에는 약 300회의 직업·기술 교육 및 인증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1만3000명 이상의 협력업체 임직원이 참여했다. 

 

▲ 쉬인 표준 공장 설계 기준 반영 공장 내부 전경/사진=쉬인 제공

 

쉬인 협력업체의 한 제조시설을 운영하는 황 청(Huang Cheng)은 특수 원단과 정교한 봉제 기법이 필요한 의류 생산 과정에서 반복적인 재작업 문제를 겪어왔다. 예컨대 헤링본 주름 원단처럼 높은 정밀도가 요구되는 제품은 숙련 작업자의 손을 여러 차례 거쳐야 해 작업자 부담은 물론 생산 일정 지연과 비용 부담이 컸다.

이에 황 청은 CIGM이 개발한 생산도구 도입에 나섰다. 지난해 7월 이후 총 11종의 신규 도구를 채택했고, 이 가운데 3종은 재구매로 이어졌다. 대표적인 사례는 비즈 원단 재봉용 특수 노루발(presser foot)이다. 봉제 과정에서 원단의 비즈를 자동으로 좌우 이동시켜 바늘이 시접을 따라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장치로, 생산 효율 향상과 원단 손상 최소화에 기여한다.

이 공장은 신규 도구 도입 이후 제품당 생산 시간을 30% 이상 단축했다. 복잡한 디자인 의류도 보다 안정적이고 일관된 품질로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시행착오 비용이 줄어 납품 역량도 한층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 직원 의료비·보육까지…협력업체 직원 지원 확대

쉬인은 어려움을 겪는 직원을 대상으로 재정 지원도 나섰다. 협력업체 직원 대상 긴급지원 프로그램 ‘스포트라이트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비·의료비 등 긴급한 필수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총 816가구에 80만달러 이상이 지급됐다. 생산시설 내부의 주요 거점에 비치된 QR 코드를 통해 휴대폰으로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 프로그램 이용 가능 대상은 지난해 기준 3만7000여명으로 확대됐다.

이외 협력업체 직원의 육아 부담 완화를 위해 공장 부지 내 보육시설도 설치했다. 공장 내 보육센터는 30곳으로 1000명 이상의 직원 자녀가 이용하고 있다. 쉬인은 향후 생산 기술 혁신과 함께 협력업체의 운영 효율 및 제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을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쉬인 관계자는 “협력업체의 역량 강화는 곧 쉬인의 공급망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며 “앞으로도 함께 기술 혁신과 소속 직원까지 포함하는 커뮤니티 지원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쉬인은 중국 내 직접 운영 시설을 대상으로 국제 ESG 기준 기반의 환경·산업안전보건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폐기물 감축과 물·위생·청결 관리 고도화에 나섰다. 지난해 자체 운영 물류단지 6곳이 ISO 14001(환경경영시스템)과 ISO 45001(산업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했고, CIGM을 포함한 15개 시설이 ‘매립 제로(Zero Waste to Landfill)’ 인증을 보유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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