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2.0’ 선언한 정용진의 신세계…AI 데이터센터로 유통 혁신 가속

리플렉션AI와 협력…초대형 인프라 구축 본격화
내수 둔화·소비 위축…유통업 성장 한계 직면
클라우드·AI 솔루션 결합…‘이마트 2.0’ 선언

한시은 기자

sehan24@naver.com | 2026-03-17 15:06:45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AI는 미래의 산업과 경제, 인간의 삶 등 모든 분야를 총체적으로 변화시켜 AI 없는 미래 산업은 생존이 불가능합니다. 리플렉션 AI와의 데이터센터 구축 협업은 신세계의 미래 성장 기반은 물론 국내 AI 생태계 고도화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같이 밝히며 국내 초대형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본업인 유통에 AI를 더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 ‘이마트 2.0’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신세계그룹과 리플렉션 AI의 협약식에서 (왼쪽 두번째부터)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 AI CEO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신세계그룹 제공

 

17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리플렉션 AI와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행사에는 정용진 회장과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 AI CEO,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신세계가 짓는 데이터센터는 전력용량 250MW 규모의 국내 최대 수준이다. 이는 SK텔레콤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울산에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103㎿)의 두 배가 넘는다. 탑재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엔비디아에서 공급받을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최소 10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는 단순 인프라 구축을 넘어 클라우드와 AI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는 ‘풀스택 AI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AI 인프라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리플렉션 AI는 구글 딥마인드 개발자 출신인 라스킨 CEO와 알파고 개발 주역인 이오안니스 안톤글루 CTO가 설립한 기업으로,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오픈 웨이트 AI 모델’을 기반으로 데이터 통제와 유연한 활용이 가능한 AI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오픈 웨이트 모델은 사용자가 AI 구조를 수정하고 데이터를 직접 통제할 수 있는 방식으로, 국가 간 AI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데이터 주권 확보를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된다.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소버린 AI’ 정책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 내수 한계 돌파…AI로 눈 돌린 신세계

신세계의 이번 결정은 전통 유통업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적 전환으로 해석된다. 소비심리 위축과 고물가로 국내 유통 시장 성장세가 둔화된 데다, 쿠팡과 중국계 이커머스 공세로 경쟁이 격화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시급해졌다는 분석이다.

신세계그룹 매출은 약 35조원 수준으로 외형 성장은 이어가고 있지만, 전통 유통 강자 입지는 점차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지난해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연매출 41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유통업계 1위에 올라섰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소매유통 시장 성장률은 0.6%에 그칠 전망이다. 이 가운데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역성장이 예상되는 등 오프라인 유통 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양축으로 하는 신세계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유통기업들은 일찍이 AI와 클라우드 사업으로 확장하며 새로운 성장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전자상거래로 성장한 아마존은 전 세계에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세계 최대 클라우드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500억달러(약 74조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서며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재원을 확보했고, 중국 기업 알리바바 역시 향후 3800억위안(약 82조원)을 AI와 클라우드 인프라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세계는 이번 데이터센터 구축을 계기로 유통 사업 전반에 AI를 적용해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 추천부터 결제, 배송까지 자동화하는 ‘AI 쇼핑 에이전트’를 도입하고, 재고·물류·배송 시스템 전반의 효율화를 추진한다.

신세계 관계자는 “AI를 미래 성장의 한 축으로 육성하고, 유통 전반에 적용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마트 2.0’ 시대를 통해 리테일 시장을 이끌고, 고객 경험을 한층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연내 리플렉션 AI와의 합작법인(JV) 설립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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