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김범석 동일인 지정 요구 정면 반박…“美 상장사에 이중규제”

“미 SEC 공시 이미 준수…추가 규제 실효성 의문”

한시은 기자

sehan24@naver.com | 2026-04-23 14:43:47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쿠팡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동일인(총수) 지정을 촉구한 것과 관련해 “정부 시행령 기준을 모두 충족하고 있음에도 제기된 주장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23일 밝혔다.


쿠팡은 동일인 지정 제도가 국내 대기업집단의 소수 지분을 통한 지배력 행사와 사익편취를 방지하기 위한 취지라는 점을 언급하며, 미국 정부의 규제를 받는 쿠팡Inc의 지배구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사진=연합뉴스 제공

 

쿠팡 측은 쿠팡Inc가 한국 쿠팡 법인을 100% 소유하고, 해당 법인이 자회사 및 손자회사를 다시 100% 보유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김 의장과 친족이 국내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거나 우회적으로 지배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동일인 지정 판단 기준상 예외 조건도 모두 충족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최상단 회사인 쿠팡Inc를 제외한 국내 계열사에 출자하지 않았고, 친족 역시 지분 보유나 임원 재직 등 경영 참여가 없으며, 계열사 간 채무보증이나 자금 거래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외국계 상장사에 대한 규제 중복 문제도 제기했다. 쿠팡 측은 “쿠팡Inc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요구하는 각종 공시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며 “쿠팡Inc에 대한 동일인 지정은 미국과 한국 정부로부터 이중 공시 의무 등 규제를 받게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동일인이 자연인으로 지정될 경우 쿠팡Inc 이사회 구성원까지 ‘동일인 관련자’로 포함될 수 있어, 이들이 지배하거나 지분을 보유한 기업까지 계열사로 편입되는 비합리적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형평성 문제도 강조했다. 쿠팡은 일부 외국계 기업 사례를 언급하며 동일인을 법인으로 지정한 사례가 존재하는데, 특정 기업에만 자연인 동일인 지정을 적용하는 것은 차별적 조치라는 입장이다. 나아가 이러한 조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상 최혜국 대우 및 투자자 보호 의무 위반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의장의 동생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쿠팡 측은 해당 인물이 국내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 있으며 공정거래법상 임원(대표이사·이사·감사·지배인 등)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쿠팡 측은 “김 의장의 동생은 쿠팡Inc 소속으로 파견되어 글로벌 물류효율 개선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다른 유사한 직급의 구성원과 동일하게 쿠팡Inc 상장 주식을 일부 보유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성명을 내고 “공정위의 공시대상기업집단과 동일인 지정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이번에는 쿠팡 김범석 의장이 꼭 동일인에 지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동일인 제도는 기업집단의 실질적 지배자를 명확히 해 공정거래법상 책임과 의무를 부과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라며 “김범석 의장이 쿠팡의 창업자이자 의사결정의 최종 책임자로서, 경영 전략·투자·지배구조 전반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은 부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