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디에이치' 브랜드 무분별 확대 적용은 없다"

지방도 가능하지만 강남권 버금가는 랜드마크 단지에만 적용
올해 두달만에 도시정비사업 수주 1조원 넘었지만 원칙 유지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2-03-04 13:41:17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현대건설이 올해 두 달 만에 재개발,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 1조원을 넘긴 가운데, 자사의 고급 브랜드인 '디에이치'의 무분별한 확대 적용은 없다는 사실을 명시적으로 밝혀 관심을 모은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1월과 지난달 현대건설이 지방 재개발 사업을 잇따라 수주하며 '디에이치' 브랜드의 지방 확산을 기대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업계의 이런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엄격한 기준을 통해 일부 랜드마크 지역에 한정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밝혔다. 

 

최근 현대건설은 대전광역시와 광주광역시 재개발 사업장에 서울 강남권과 한강변에서도 적용했던 ‘디에이치’(THE H) 브랜드를 사용하겠다고 제안했다.

 

디에이치는 현대건설이 2015년 4월 런칭한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일반 아파트 브랜드 경쟁시장 속에서 새로운 카테고리인 고급 주택 브랜드를 창출하며 강남 주택시장을 선도해 가고 있다. 

 

현재까지 디에이치 아너힐즈, 디에이치 라클라스 등 4개 단지가 입주했으며, 공사 예정 단지인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한남3구역 등 15개 단지를 포함해 총 19개 단지에 적용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디에이치 론칭으로 국내 VVIP들의 니즈에 맞는 고급감과 희소성 그리고 프리미엄 주거공간을 제공했다는 호평이 나왔고 디에이치가 주택 프리미엄 브랜드 시장을 창출한 이후 일부 건설사에서도 고급 아파트 브랜드를 런칭하는 파급효과를 낳기도 했다.

 

ㅇ 입지 외 7개 이상 기준에 합격해야 얻을 수 있는 ‘디에이치(THE H)’ 

 

최근 대전 장대B구역과 광주 광천동 재개발에서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제안하면서 일각에서는 브랜드 전략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여전히 자사의 엄격한 브랜드 기준을 통과한 곳에만 선별적으로 ‘디에이치’를 적용할 예정이라며 '디에이치' 브랜드의 지방 확대 예측을 일축했다.

 

현대건설 김종윤 마케팅분양실장은 “내부적으로 디에이치를 서울 이외의 지역에 시범 적용해 보자는 논의는 있었다”면서 “입지와 규모를 고려하느라 적용이 늦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전 장대B구역과 광주 광천동 재개발구역은 두 광역시에서 핵심적 입지이고 사업 규모도 1조원대에 달하는 랜드마크적 사업장이다"며 "3.3㎡당 공사비도 강남권과 비슷한 수준으로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사업 수주 전부터 검토했던 현장”이라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지방이라도 서울 강남권에 버금갈 수 있는 공사비가 책정될 수 있는 단지라면 브랜드 확산이 가능하고, 그렇지 못하면 브랜드 적용을 할 수 없다는 원칙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현대건설의 ‘디에이치’는 아무 곳에나 그 이름을 허락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디에이치’는 엄격한 기준에 의해서 심사를 거친 곳에만 선별적으로 적용한다. 

 

 

ㅇ 'H 플레이스' 비롯 입주민 전용 통합관리 플랫폼도 직접 개발

 

현대건설 관계자는 "디에이치의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 국내 최초로 디에이치 브랜드 전용 향(香) 'H 플레이스'를 비롯해 입주민 전용 통합관리 플랫폼도 직접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아파트들이 외관·단지 환경과 세대 내부 등 하드웨어 중심이었다면, 디에이치는 입주민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특화된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급 주거 문화를 이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올해 들어 현대자동차와 기아에서 브랜드 마케팅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면서 제네시스 등 브랜드 출시·관리 전략을 담당한 김종윤 마케팅분양 실장이 현대건설의 브랜드를 담당하는 마케팅분양실장으로 자리를 옮겨 디에이치 브랜드 전략을 진두지휘하기로 한 것도 브랜드 고급화 전략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실장은 “기획 단계서부터 프라임 로케이션에 거주하는 수요자들에게 차원이 다른 희소가치가 높은 고품격 상품과 프리미엄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디에이치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수주하는 사업지가 늘어나며 자연스럽게 디에이치 브랜드가 적용되는 사업지가 많아지고 있지만, 적용기준을 완화해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 만들었던 기준대로 브랜드위원회에서 엄격한 심의를 통해 기준을 충족하는 사업지에만 디에이치 브랜드를 부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 건설사 중 대외적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적용하는 기준을 명확히 밝힌 곳은 현대건설이 유일하다. 

 

DL이앤씨는 기존 주상복합 브랜드였던 ‘아크로(ACRO)’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쓰고 있고, 대우건설은 2017년 ‘써밋(SUMMIT)’을, 롯데건설은 2019년 ‘르엘(LEㅣEL)’을 출시했지만 현대건설만큼 명확한 기준은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면 디에이치 적용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무엇일까. 바로 입지와 단지의 상품성이다. 강남·서초·송파를 잇는 강남 H라인과 여의도·용산·성동을 잇는 한강변 H라인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6대 광역시 중 지역별로 가장 우수한 입지적인 조건을 갖춘 사업지에만 디에이치를 적용할 수 있다.

 

아울러 ▲브랜드관점 ▲사업관점 ▲상품관점 ▲서비스관점 ▲시공품질관점 ▲A/S 및 고객관리관점 ▲분양관점 등 7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하고, 단지마다 최초·최대·유일의 아이템 3개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특정 지역에 위치했다고 모두 디에이치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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