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몰리는 광장시장…글로벌 브랜드 '출점 러시’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스타벅스·올리브영 잇단 출점…다이소도 검토
시장 정취 살린 특화 매장으로 쇼핑·체험 결합한 관광 콘텐츠 강화
K컬처 타고 K뷰티·K푸드 수요 흡수하며 새로운 유통 격전지로 부상
한시은 기자
sehan24@naver.com | 2026-07-31 16:37:00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빈대떡과 육회, 떡볶이 등 전통 먹거리로 가득한 광장시장 골목에 글로벌 브랜드가 둥지를 틀었다. K-푸드를 비롯한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하려는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면서 광장시장이 유통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 것이다.
최근에는 스타벅스와 올리브영이 잇달아 출점한 데 이어 다이소까지 입점을 검토하면서 상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31일 서울AI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광장시장을 찾은 일평균 외국인 관광객은 3202명으로 전년보다 10.4% 증가했다. 방한 관광객의 서울 여행이 명동과 경복궁 등 기존 관광지에서 지역 명소로 다변화하면서 광장시장도 새로운 관광 코스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K-컬처 확산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행태가 변화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전통시장이 먹거리뿐 아니라 쇼핑과 지역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되면서 관광객 유입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젊은 층 유입도 두드러진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통시장 방문객 가운데 20대 이하는 1509만명(27%)으로 가장 많았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레트로 감성과 이색 먹거리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시장이 새로운 소비 공간으로 떠올랐다.
◇ 전통시장 품은 스타벅스…'광장마켓점' 관광객 발길
스타벅스는 지난해 5월 광장시장에 특화 매장인 '스타벅스 광장마켓점'을 열었다. 개점 이후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올해 1~6월 기준 월평균 방문객은 5000명을 넘어섰다.
광장마켓점은 '시간을 추출하는 커피상회'를 콘셉트로 꾸며졌다. 빈티지 한글 간판과 현판, 철문 등 전통시장의 분위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광장시장의 포목·주단 상권 특성을 반영해 형형색색의 재봉실과 바늘꽂이 등 재봉 도구를 공간 곳곳의 오브제로 활용했다.
매장에서는 광장시장과 한국 전통문화를 반영한 특화 메뉴도 선보인다. 감귤 풍미를 살린 '골든 만다린 홉 피지오'를 비롯해 시루떡에서 착안한 '시루 허니 케이크', 포목 원단의 질감과 색감을 표현한 '포목보 딸기 크레이프', 한복 실타래를 형상화한 '실타래 바움쿠헨' 등을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다.
현장 직원에 따르면 특화 디저트는 전체 디저트 판매량의 10~20%를 차지한다. 광장마켓점에서만 판매하는 한정 메뉴인 만큼 이를 찾는 관광객과 방문객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광장마켓점은 매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품목당 300원을 상생기금으로 적립해 광장시장 환경 개선과 지역 상생 사업에 활용한다. 실제로 올해 3월에는 적립 기금을 활용해 시장 내 노후 이정표 31개를 교체하는 등 환경 개선 사업을 진행했다.
◇ 전통시장과 K뷰티의 만남…외국인 겨냥한 '올영양행'
CJ올리브영은 지난 4월 광장시장에 '올리브영 광장마켓점'을 열었다. 광장마켓점의 평균 외국인 매출 비중은 80% 이상이다. 외국인 매출 비중이 95%에 달하는 명동타운점과 비교해도 글로벌 특화 매장이 아닌 일반 매장으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광장마켓점은 1960년대 양품점을 모티브로 한 '올영양행' 콘셉트로 꾸며졌다. 오래된 화장품 광고 포스터와 원목 진열장, 빈티지 거울, 꽃무늬 벽지 등을 곳곳에 배치해 시장의 옛 정취를 담아냈다.
카테고리별 큐레이션 구역에 한글로 적힌 복고풍 간판을 설치해 옛 시장 골목을 거니는 듯한 분위기를 냈다. 한복과 두루마기를 직접 입어볼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하는 등 체험 요소도 강화했다.
퍼스널컬러 테스트 존에서는 광장시장을 대표하는 전통 원단을 색상 천으로 활용했다. 색상 천에는 한복 전통 문양을 적용했는데, 영어권 외국인 관광객들은 문양이 새겨진 원단을 직접 만져보며 신기한 듯 살펴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현장 직원에 따르면 외국인 고객에게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마스크팩과 스킨케어 등 기초 화장품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모공 관리와 쿨링 효과를 앞세운 마스크팩을 찾는 수요가 많다는 설명이다.
외국인들 사이에서 한국 화장품이 피부 자극은 적으면서도 효능이 뛰어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성분 중심의 K뷰티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매장 내 '글로벌 핫이슈' 진열대 역시 절반 이상이 기초 화장품으로 채워져 있었다.
매장에는 제품의 주요 원재료를 직접 보고 만져볼 수 있는 '원물 큐레이션 존'도 마련됐다. 말린 청귤·자작나무·당근·어린쑥 등 화장품에 사용되는 원물을 전시해 소비자가 제품에 담긴 성분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어린쑥은 아모레퍼시픽 한율의 '어린쑥 수분크림'에 사용되는 대표 원료다.
광장마켓점에서는 10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전통 보자기와 오색 끈을 활용한 선물 포장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광장마켓점을 찾는 외국인 고객은 중국인이 가장 많았고, 대만·일본·미국 순으로 방문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 만난 박서윤(가명·30)씨는 "외국인 친구들에게 한국 전통시장을 보여주려고 광장시장을 찾았다"며 "복고풍 콘셉트의 올리브영 매장이 이색적 느낌을 줘 만족도가 훨씬 높다. 이 매장을 구경하기 위해서라도 광장시장에 올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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