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11% 줄었는데 이익은 늘었다...현대차, 하이브리드·환율로 버틴 3분기

파업·중동 전쟁에 판매 92만대로 줄어도 영업이익률 5.9%로 올라
연간 이익률 목표는 5.5~6.5%로 낮춰...4분기 아반떼·투싼 신차에 반등 기대
투자는 1조8000억원 줄이고 배당은 2500원 유지...주주환원 약속 지킨다

이국열 기자

lkt838@hanmail.net | 2026-10-29 14:39:41

[소셜밸류=이국열 기자] 현대자동차가 3분기에 판매가 크게 줄었지만 시장 예상보다 많은 이익을 냈다. 국내 공장 파업과 중동 전쟁 여파로 판매량이 줄어든 반면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효과, 원가 절감, 하이브리드차(HEV)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지켰다.

 

다만 생산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을 반영해 연간 판매 목표와 영업이익률 목표를 낮췄다. 올해 실적은 4분기 신차 판매로 줄어든 물량을 얼마나 회복하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 “덜 팔고 더 남겼다”...영업이익, 시장 예상치 12% 웃돌아

 

현대차가 29일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발표한 3분기 실적은 국제회계기준(IFRS) 연결 기준 매출액 45조1102억원, 영업이익 2조6772억원, 당기순이익 1조9317억원이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5.5%(1399억원)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5.9%로 0.5%포인트 올랐다.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도 넘어섰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2조3826억원보다 12.4% 많다. 실적 발표 전 증권가에서는 파업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연합인포맥스가 7개 증권사 전망을 분석했을 때도 6% 넘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차그룹 양재사옥/사진=현대차 제공
 

모든 지표가 좋았던 것은 아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24.2% 줄었고, 1~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8조428억원으로 17.7% 감소했다.

 

◇ 파업에 추석까지...국내 판매 27% 급감

 

3분기 글로벌 도매 판매는 92만710대로 지난해보다 11.3% 줄었다. 추석 연휴로 영업일수가 줄어든 데다 국내 공장 생산에도 차질이 생겼다.

 

국내 판매는 파업 영향으로 27.2% 줄어든 13만1468대에 그쳤다. 해외 판매도 글로벌 수요가 줄고 수출에 차질이 생기면서 8.0% 감소한 78만9242대를 기록했다.

 

증권가는 7~8월 파업으로 약 5만5000대의 생산 차질이 생긴 것으로 추산했다. 키움증권은 아산공장이 노후 설비 교체 공사로 생산을 멈춘 것도 판매 부진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 전기차는 줄고 하이브리드가 메웠다...HEV 비중 18.2%

 

전동화 차량(xEV, 상용 포함) 판매는 24만5540대로 2.7% 줄었다. 하이브리드는 잘 팔렸지만 전기차(EV) 등의 판매가 줄었기 때문이다. 3분기 전기차 판매는 6만9117대였다.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16만7414대(PHEV 제외)가 팔려 지난해 약 16만1000대보다 6000대가량 늘었다.

 

전체 판매가 줄어든 가운데 하이브리드 판매는 늘면서 비중이 높아졌다. 전체 판매에서 하이브리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18.2%로 2.7%포인트 올랐고, 전동화 차량 비중은 26.7%로 2.4%포인트 상승했다. 하이브리드 판매가 늘어 차종 구성(믹스)이 좋아진 것도 이익률 개선에 도움이 됐다.

 

◇ 원자재값은 올랐지만...환율과 비용 절감으로 버텼다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23원으로 지난해보다 2.8% 올랐다. 해외 판매 비중이 높은 현대차에는 유리한 조건이다.

 

원가 부담은 커졌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매출원가율은 83.8%로 1.5%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전반적인 비용 절감으로 매출 대비 판매관리비 비율은 10.3%로 2.0%포인트 낮아졌다.

 

늘어난 원가 부담을 판매관리비 절감으로 메운 셈이다. 회사는 원가 최적화 등 비상 대응 계획(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한 것도 이익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3분기에는 영업일수 감소와 국내공장 생산 차질 등으로 판매 물량이 감소했으나, 환율효과와 원가 최적화 활동, HEV 판매 확대 등으로 수익성을 방어했다”고 말했다.

 

◇ 판매 목표 400만대로 낮추고 이익률 목표도 하향

 

현대차는 연간 목표를 수정했다. 도매 판매 목표는 415만8300대에서 400만대로 낮췄다. 연결 영업이익률 목표도 6.3~7.3%에서 5.5~6.5%로 하향했다. 생산량이 줄어 고정비 부담이 커졌고 원자재 가격도 올랐기 때문이다. 연간 매출액 성장률 목표 1.0~2.0%는 그대로 유지했다.

 

투자 계획도 바꿨다. 자동차 부문 투자는 우선순위와 집행 시기를 다시 점검해 17조8000억원에서 16조원으로 1조8000억원 줄였다.

 

회사는 목표를 낮춘 이유가 경쟁력 약화 때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가이던스 조정은 본질적인 사업 경쟁력이나 수익 창출력의 악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원자재 가격 상승과 생산 차질 등 당초 예상하기 어려웠던 요인을 연간 전망에 현실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조정”이라고 말했다.

 

◇ 공장 정상화에 아반떼·투싼 신차까지...4분기 반등 노린다

 

4분기에도 경영환경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거시경제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업체 간 경쟁 심화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원자재 가격은 여전히 높고 대미 관세 영향도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반등할 여건은 갖춰졌다. 국내 공장 생산은 9월부터 정상화됐다. 4분기에는 주요 신차가 출시돼 판매에 본격적으로 들어간다. 국내에서는 ‘디 올 뉴 아반떼’와 ‘디 올 뉴 투싼’ 등 신차로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생산 확대와 신차 효과로 판매량을 회복하는 한편, 비용 절감과 원가 구조 개선을 이어가 수익성을 지킨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양한 파워트레인과 지역별 시장 상황에 최적화된 상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생산 정상화와 신차 판매 확대, 지속적인 원가 개선을 통해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판매는 줄어도 배당은 그대로...주당 2500원 유지

 

3분기 배당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현대차는 2024년 8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보통주와 우선주에 주당 2500원을 3분기 배당으로 지급한다. 배당 기준일은 11월 30일, 지급일은 12월 30일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약속한 주주환원 정책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실적은 주가에도 바로 반영됐다. 현대차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28만6500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실적이 공개된 오후 1시30분께부터 반등했고, 오후 2시께에는 30만원대에서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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