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신뢰 잃은 아워홈, 구지은 전 대표 체제와 비교되는 ‘구미현 리스크’

구지은 전 대표 축출 후 1년, 아워홈에 닥친 ‘신뢰의 공백’
내 배만 챙기면 되는 식의 구미현 회장 경영 투명성 도마위

소민영 기자

somy@socialvalue.kr | 2025-04-11 15:13:08

▲아워홈 마곡 본사 전경/사진=아워홈 제공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최근 어묵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직원 목 끼임 사망사고’와 동시에, 아워홈의 현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 중심에는 지난해 갑작스럽게 경영권을 장악한 구미현 회장이 있다. 지난해 말 이사회를 열어 자신에게 성과급을 지급한 사실은 오너 경영의 무책임함을 여실히 드러내는 사례로 지적된다.


특히 아워홈은 현재 한화호텔앤리조트에 매각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시점에서 오너 일가의 경영 실패 책임은커녕, 도리어 사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다. 일각에선 “회사를 팔기 위해 들어앉은 것 아니냐”는 날선 시각도 나온다.

구미현 회장이 회사를 이끌게 된 과정 또한 석연치 않다. 2024년 오랜 기간 실적과 브랜드 이미지를 키워온 동생 구지은 전 대표가 이사회를 통해 축출된 뒤, 구미현 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이후 불과 1년 만에 회사 내부에서는 안전사고가 터지고 회사는 시장에 매물로 등장했다. ‘누가 아워홈의 경영자이어야 했는가’에 대한 질문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구지은 전 대표 재임 시절 아워홈은 높은 매출 성장률과 브랜드 가치 제고를 이뤘다. 2023년 기준 아워홈의 연매출은 약 2조 2천억 원에 달했으며, 단체급식 외에도 가정간편식(HMR), 외식 브랜드, 급식 식자재 유통 등 다양한 B2B·B2C 영역에서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ESG 경영, 안전관리 체계 도입 등 기업의 지속가능성 강화를 위한 경영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반면 구미현 체제의 아워홈은 취임 이후부터 본인 지분을 포함한 주요 주주의 지분을 유능한 전문기업으로 이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가 하면 IPO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번복하다가 다시금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지분을 매각하는 상황으로 마무리되면서 경영인으로서의 참된 모습보다는 '자기 배 불리기'식 경영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아워홈은 지난해 지난해 매출 2조2440억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886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5.9%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30일 아워홈 본사 회의실에서 구미현 회장 그의 남편 이영열 부회장, 감사 3명만 모인 긴급 이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구 회장에게 20억원, 이 부회장은 15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안건이 상정됐다. 또한 이영표 경영총괄 사장을 포함한 임원 3명에게도 약 9억원의 성과급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성과급 지급은 사전 공시 없이 전격적으로 이뤄졌으며, 외부 투자자나 일반 직원들과는 별도 논의나 공감대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실적 악화 국면에서 이사회 차원에서조차 합리적인 설명 없이 오너 보상을 단행한 것은 주주 가치를 훼손하는 처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같은 결정은 내부 경영 투명성에 대한 의문을 키우는 동시에, ESG 경영의 핵심인 ‘책임성과 공정성’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평가다.


기업은 이윤만을 쫓기보다는 구성원과 사회, 소비자와의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해야 하는데 지금 아워홈은 그와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앞으로 기업에 요구되는 ESG경영을 탄탄하게 정비하고 제대로 된 리더십과 투명한 경영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구미현 대표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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