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먹던 라면·카레, 식당에서 색다르게”…유통업계, 외식 메뉴로 자사 제품 재해석
HMR·가공식품을 레스토랑 메뉴로 재구성해 브랜드 철학 체험 제공
플랜튜드·롤리폴리 꼬또·농심면가60 등 각사 다이닝 공간 주목
경험 소비 트렌드 맞물려 신제품 검증과 충성 고객 확보 효과
한시은 기자
sehan24@naver.com | 2025-09-02 14:54:02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유통업계가 자사 제품을 외식 메뉴로 재구성하며 소비자 접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집에서 맛보는 가공식품과 가정간편식(HMR)을 식당에서 새로운 요리로 경험하게 해 브랜드 철학을 소비자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하려는 시도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최근 비건 레스토랑 ‘플랜튜드’에서 신메뉴 ‘만세 탕수’를 선보였다. 이 메뉴는 풀무원지구식단의 ‘표고야채한식교자’와 ‘세서미두부카츠’에 새송이버섯을 더해 튀긴 뒤 케첩 베이스 소스를 곁들인 요리다.
플랜튜드는 풀무원푸드앤컬처가 운영하는 100% 식물성 기반 레스토랑으로, 풀무원이 강조해 온 ‘지속가능한 먹거리’와 ‘건강한 식문화’라는 기업 철학을 소비자가 직접 접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단순한 외식 공간이 아니라 풀무원이 지향하는 가치를 대변하는 소통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플랜튜드는 서울 코엑스·용산·고덕 등 3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현재 세 지점의 누적 방문객은 약 38만2000명, 누적 메뉴 판매량은 약 55만8000개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풀무원이 자사 제품을 식당 메뉴로 선보이며 식물성 식문화 확산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동시에 달성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움직임은 풀무원에만 그치지 않는다. 오뚜기와 농심도 자사 제품과 외식 문화를 결합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오뚜기는 서울 강남구에 플래그십 다이닝 공간 ‘롤리폴리 꼬또’를 운영하며 다양한 이색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이곳에서는 오뚜기 카레, 진라면, 짜슐랭 등 익숙한 제품을 바탕으로 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
대표 메뉴인 ‘롤리폴리 토마토라면’은 진라면을 베이스로 토마토소스와 햄을 더해 끓여낸 새콤 매콤한 라면 요리다. 또 한정 수량으로 ‘리얼 트러플 스테이크 짜슐랭’, ‘스페샬 해물폭탄 진짬뽕’ 등을 선보여 소비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농심 또한 창립 60주년을 맞아 전국 60개 다이닝과 협업하는 ‘농심면가60’ 프로젝트를 통해 이색 메뉴를 내놓았다. 신라면을 활용한 ‘농부의 마음’, 짜파게티를 응용한 ‘치폴레 냉짜파게티’, ‘트러플 짜파구리’, ‘차돌 배홍동쫄쫄면’ 등을 선보이며 라면을 색다른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유통기업들이 자사 제품을 외식 메뉴로 확장하는 배경에 소비자 경험의 중요성이 자리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포화 단계에 이른 상황에서 단순 판매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에 체험을 통한 브랜드 신뢰도 제고가 필수라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된 ‘경험 소비’ 트렌드가 맞물려 매장에서 제품을 직접 맛보고 공유하는 과정 자체가 브랜드 마케팅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또한 매장에서의 소비자 반응은 새로운 조리법이나 맛 조합을 검증하는 신제품 테스트베드의 기능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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