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선고'에도 가해자는 정상 근무...백병원 사내 성추행 사건 처분 논란 확산
병원 측 ‘정직 1개월’가벼운 징계 처분만 내려
가해자는 원래 부서로 복귀 정상 근무, 피해자는 타 부서로
황동현 기자
robert30@naver.com | 2026-02-05 14:39:18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인제대학교 백병원에서 직장 내 성추행 사건으로 기소된 가해자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병원 측이 ‘정직 1개월’이라는 ‘가벼운’ 징계 처분 만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가해자는 원래 부서로 복귀해 정상 근무 중인 반면, 피해자는 타 부서로 전보 조치된 것으로 확인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 법원은 ‘유죄’ 인정했는데… 병원은 ‘한 달 휴가’ 수준 징계
5일 언론사 통합 제보 플랫폼 제보팀장에 따르면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백병원의 한 직원이 같은 팀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의 글이 게재됐다. 가해자인 해당 직원 B씨는 1심에서 ‘1년 6개월 집행유예’ 유죄 판결을 받고 항소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게재글을 보면 B씨(가해자)는 본인 성기를 A씨(피해자) 엉덩이에 갖다 대는 등의 행위를 벌였다. 하지만 사건을 조사한 ‘사내 징계위원회’가 가해자에게 내린 처분은 ‘정직 1개월’이었다. 징계위원회의 결정은 사법부의 판단과 괴리가 컸다. 통상 공공기관이나 일반 대기업에서 성비위로 1심 유죄를 받을 경우 해고나 정직 6개월 이상의 중징계가 내려지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인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 피해자는 ‘전보’, 가해자는 ‘그대로’… 뒤바뀐 운명
더 큰 문제는 사건 이후의 후속 조치다. 괴로워하던 피해자는 1년 3개월 동안 버티다 휴직했다. 병원측이 최근에 복귀한 A씨를 다른 부서로 전보시킨 것도,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병원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가해자는 별도의 인사 조치 없이 기존 보직으로 그대로 정상 근무하고 있다. 반면, 피해자는 사건 발생 이후 원래 근무하던 부서가 아닌 다른 부서로 전보 조치됐다.
이런 가운데, 가해자가 업무를 보는 모니터에 피해자의 집 주소를 띄워 놨다는 내부 관계자의 증언까지 나왔다. 사실이라면 피해자에게 위압감을 주거나 보복을 암시하는 행위로 비칠 수 있어 안전조치와 접근 차단 등 즉각적인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백병원 측의 대처방식으로 인해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보통 직장 내 성추행 사건이 발생하면 내규에 따라 회사가 자체 조사를 하거나 외부기관 조사를 의뢰하더라도,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을 업무에서 배제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고용평등법에 따라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성적 언행을 통해 불이익을 주거나 성적 굴욕감을 주는 행위에 대한 처벌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성추행 관련 사건이 벌어지면 대부분 피해자는 2차, 3차 피해를 입게 된다”며 “이번 사건의 가해자 역시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 듯 재직중이어서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함께 뚜렷한 재발방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성추행, 직장 내 괴롭힘 등을 바꾸려면 기업들의 윤리의식이 조직 문화 차원에서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임직원의 도덕 불감증, 허술한 내부 통제 등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은 만큼 조직 문화 정립에 기업 경영진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소셜밸류는 이번 사안과 관련 백병원에 지난 3일 공식 입장을 요청했지만, 이날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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