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그룹 3사 '세대 교체'로 시장 대응..."외부 인사 파격 영입한 롯데제과, 글로벌 박차"
이호영 기자
eesoar@naver.com | 2022-12-22 14:18:04
[소셜밸류=이호영 기자]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 내년도 인사 특징은 3사 공통 40~50대 젊은 대표이사 비중을 늘리면서 세대 교체,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 대응과 시장 주도력 강화로 요약된다.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 인사가 안정 기조에 기울어 있다면 롯데그룹은 올해도 파격적인 외부 인사 영입을 지속하며 경영 환경 변화 속 쇄신에 초점을 뒀다. 유통·화학 그룹 양대 사업 고전 속 전사 차원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오프라인 조직 문화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절박감을 읽을 수 있다.
최근 롯데그룹을 끝으로 10월 말 신세계그룹부터 시작한 유통그룹 내년도 인사는 11월 중순 현대백화점그룹까지 3사 공통 내외부 효율적인 인재 활용에 방점을 찍었다. 외부 인력 영입으로 전문성을 강화하면서 내부 인재 발탁과 인력 재배치로 조직 유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우수 인력 이탈을 선제적으로 방지한 모습이다.
코로나 특수를 탄 신세계 경우 신상필벌 기반 승진이 중심이 됐고 현대백화점은 사장단 전원 유임으로 안정에 주력했다. 다만 오프라인 유통 대표격 롯데그룹은 온라인과 데이터 등 코로나 기간 확연해진 대세 비대면 시장 요구에 따라 체질 변화를 위한 혁신을 지속했다.
대표이사 및 단위조직장 승진(12명), 보임(9명)과 상무·상무보 승진(169명)을 단행한 롯데그룹 경우 지난해(롯데쇼핑)에 이어 올해(롯데제과)도 그룹 핵심 계열사에 파격적인 외부 인사 영입을 지속했다. 전문성 강화로 읽히는 부분이다.
특히 그룹 모태격 롯데제과 대표이사에 소비재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인 전 LG생활건강 사업 본부장 이창엽 부사장을 내정했다. 올해 7월 롯데푸드와 합병 조치에 따른 인사로 보인다.
미국에서 MBA(콜롬비아), 회계학(텍사스 오스틴)을 전공한 이창엽 부사장은 1993년 한국 P&G를 시작으로 허쉬 한국 법인장을 거쳐 2019년까지 15년 이상의 세월 한국 코카콜라와 농심 켈로그 대표이사, LG생활건강 미국 자회사 더 에이본 컴퍼니 대표이사로서 재임, 글로벌 소비재 경영에 능통하다.
2001~2004년 해태제과 전무 마케팅 본부장을 지내며 제과 쪽 경영도 익숙하다.
롯데제과는 건과 주력 상품으로는 자일리톨·빼빼로·가나·몽쉘·꼬깔콘과 월드콘·설레임 등 빙과 주력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합병 후 대량 생산 아이스크림 삼강하드·쮸쮸바·아맛나·돼지바·구구제품 등도 취급한다. 이외는 빵류·건강 식품과 유지, 육가공 등 제과 대표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국내 과자 단일 품목으로는 유일하게 연간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빼빼로와 초코파이 등을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
롯데제과는 글로벌 과자업계 20위 정도다. 해외 사업은 러시아·카자흐스탄·파키스탄·벨기에, 그리고 중국과 동남아 인도·미얀마·싱가포르 8개국에 걸쳐 있다.
현재 내수 1조5315억8500만원, 수출은 150억6000만원 비중이다. 롯데제과 종속사로는 33개사가 있고 주요사는 5개사로 식품제조판매사 길리안 초콜릿 등 글로벌을 아우른다.
향후 롯데제과가 글로벌 종합식품회사로 발돋움하는 데 해외 사업 확장과 브랜딩 제고, 조직 혁신 등에서 이 부사장 역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코로나 사태,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이종 제품 간 협업 등 마케팅 아이데이션에 힘입어 선방해온 롯데제과는 업계를 두루 잘 아는 소비재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인 이창엽 부사장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인사에서 사상 최대 코로나 명품 특수를 누린 백화점 포함 96명에 대한 승진 인사를 결정한 신세계그룹은 무엇보다 손영식 대표이사를 사장으로 승진 시킨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신세계그룹은 유통그룹 3사 중 백화점을 중심으로 코로나 특수가 두드러졌던 동시에 스타벅스 캐리백 등 부정적 현안으로 불매까지 불렀던 만큼 신상필벌 기조를 뚜렷이 했다.
손영식 대표는 1987년 신세계백화점에 입사 이후 2012년 신세계 상품본부 본부장, 패션본부 본부장에 이어 신세계디에프 사업총괄 부사장을 거쳐 2017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신세계에서 잔뼈가 굵으며 면세점, 백화점 대표이사로 성장한 경우다.
무엇보다 코로나 사태 직격타로 면세점 실적이 곤두박질 치자 대표이사에서 고문으로 물러났지만 이런 실적은 불가항력적인 면이 컸다. 2015년 초대 신세계면세점 대표이사를 맡아 면세 시장 롯데·신라 양강 구도에서 빠르게 3위 입지를 넓히며 이미 능력을 입증했던 손 대표는 올해(2022년) 인사에서 백화점 대표이사로 발탁되며 재신임 받았다.
현재 손영식 대표는 면세 명품 경영 능력을 토대로 활로가 막힌 면세 채널 대신 코로나 명품 특수가 집중됐던 백화점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코로나 이전 매출을 넘어선 상태다. 신세계백화점은 올 들어 3분기 연속 롯데백화점 영업익을 추월하고 있다.
2018년부터 롯데백화점 명동점을 제치고 국내 백화점 1위로 올라선 이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코로나 사태 3년 기간 1위 점포 위상을 굳히는 상황이다.
부사장 4명, 전무 6명 포함 승진자만 30명 모두 52명 내년도 임원 인사를 매듭지은 현대백화점은 계열사 대표 전원을 유임하며 대내외 경영 환경 불확실성 확대로 안정 기조를 강조했다. 안정 속에서도 미래 경쟁력 기반을 강조, 내부 성장한 50대 리더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현대백화점이 승진 발령한 현대백화점 부사장 2명(민왕일·윤영식), 현대그린푸드 부사장 1명(이헌상), 현대리바트 부사장 1명(박민희)까지 4명의 연령은 53~56세다.
한편 실적 이외 부정적인 현안이 불거졌던 계열사 사장단에 대한 조치와 대응은 3사가 달랐다.
김 사장은 7명 인명 피해를 낸 현대백화점 대전 현대 아웃렛 화재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아직 원인 규명 중이다. 경찰 수사까지 받는 상황이지만 백화점 호실적을 잘 이끌어오기도 했을 뿐 아니라 안정 인사 기조로 유임됐다. 더현대서울 등은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문을 열어 그룹 특수를 견인할 정도로 실적을 선방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철저한 신상필벌 인사 기조로 스타벅스 호실적에도 불구, 대응 논란 속 소비자 불매, 비난을 불렀던 스타벅스 송호섭 대표를 경질했다.
롯데그룹은 부정적 현안보다는 부진한 실적 위주로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최근 들어 실적 고전을 면치 못하는 롯데하이마트가 대표적이다. 황영근 대표 대신 남창희 롯데슈퍼 대표가 내정됐다.
최근 새벽방송 중단 사태 등 내년 실적 타격이 불가피한 현안이 불거졌지만 그동안 경영 역량과 전문성을 장기간 검증 받은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는 롯데그룹 호텔군 총괄대표와 롯데호텔 대표이사로 보임됐다. 지속되는 저조한 실적 개선 바통은 김재겸 대표이사가 이어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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