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무했던 '소매', 시장은 커졌다...수제 맥주, 이젠 '생존 경쟁'"
이호영 기자
eesoar@naver.com | 2023-01-11 14:17:27
[소셜밸류=이호영 기자] 국내 전무했던 수제맥주 소매 시장은 종량세 전환, 코로나 팬데믹 사태와 맞물려 혼술·홈술 편의점 채널 위주로 시장 자체를 만들고 몸집을 키웠다.
팬데믹 기간 주류 시장은 크게 성장했다. 수제맥주 시장도 컸다. 이는 수제맥주업계 상위 기업 위주로 기민하게 대응한 결과로도 읽힌다.
2020년은 분명히 국내 오프라인 펍 매장 위주 수제맥주업계 소매 진출 원년격이다. 당시 종량세 전환을 발판 삼아 각종 협업을 통해 캔 맥주를 만들고 편의점(수제맥주 주력 채널, 대부분)·마트(진라거·치얼스 정도, 여력 없음) 등에 판매하며 펍 매장 셧다운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것이다.
코로나로 오프라인 유흥 시장이 닫히자 편의점 채널 위주로 혼술·홈술 가정 시장이 확대되면서 수제맥주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11일 국내 수제맥주 주력 소매 채널 편의점업계 등에 따르면 수제맥주 시장 규모 자체는 지금도 확대 추세다. 일례로 작년에도 GS25 경우 수제맥주 성장율은 70%대(76.6%)다. 수제맥주 매출 규모는 역대 최대다. CU도 지난해 성장율 60%대(60.5%)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급성장한 수제맥주 실적은 해마다 역대 최대를 경신하고 있다. 커진 덩치에 성장율은 둔화됐을 수 있지만 수치적으로 성장 기세는 여전하다. 편의점업계는 올해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한다.
관련 업계는 "수제맥주 소매 제품 자체가 아예 없던 상황에서 팬데믹 기간 시장이 만들어지고 커지며 지속적으로 라인업을 이뤘다"며 "이젠 어느 정도 라인업을 갖춘 상태라 대박 상품은 적을 수 있지만 여전히 성장세에 있다"고 했다.
다만 수제맥주 개별 기업들로 보면 경기 침체 속 엔데믹 전환 등과 맞물려 실적 감소를 마주하고 있다. 다양한 취향에 따라 확대된 시장 속 치열해진 경쟁 등이 이유로 꼽힌다. 이는 제품(수제 맥주), 주종(소주·맥주) 간을 아우른다. 코로나 사태가 발발한 그 해부터 2년 동안 출시된 편의점 수제 맥주만 백여 가지가 넘는다.
작년 5월 업계 첫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제주맥주는 영업 손실만 71억원이다. 재작년 곰표 밀맥주로 대박 낸 세븐브로이와 오뚜기와 진라거를 냈던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카브루 등은 상장을 연기한 상태다.
세븐브로이도 영업익 30% 가량(35.6%)이 빠졌다. 팬데믹 기간 업계 매출을 이끌어온 편의점 위주 가정 시장 회전율 자체가 예전처럼 빠르지 않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고물가와 맞물린 경기 침체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지속적인 원가 상승 압박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조정(소비자물가상승율 70~130% 한도 반영)되긴 했지만 종량세 전환한 탁주·맥주 경우 물가 연동 탄력세 인상도 앞두고 있다.
업계는 엔데믹 전환과 맞물려 오프라인 유흥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것은 반길 만하지만 맥주 수요가 소주로 많이 넘어간 상황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하이트진로 경우 소주 참이슬 후레쉬는 작년 역대 최대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엔데믹 전환과 맞물려 유흥 시장 판매량은 전년 대비 23% 늘며 역대 최다 판매를 경신한 것이다. 후레쉬·오리지널 포함 참이슬은 1998년 10월 출시 후 작년 12월까지 24년 3개월 기간 누적 375억병이 판매됐다.
업계 세븐브로이 경우 "유흥 시장 병 맥주, 수출 등에 영업력을 집중하며 시장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업계는 버터맥주 등 프리미엄 수제 맥주가 또 다른 트렌드 반전을 이룰지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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