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구식기술 LFP 배터리 ‘세계시장’ 지배
SNE리서치 분석…작년 점유율 中상위 6사 74%, 韓 3사 14%로 격차↑
경기 침체속 LFP가 시장 주도…'후발주자' 국내 업계 양산 준비 서둘러
최성호 기자
choisungho119@naver.com | 2025-02-24 14:17:32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글로벌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LFP 배터리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 상승과 함께 한국 제품을 밀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LFP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4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204년 글로벌 배터리 업계의 출하량 기준 판매 실적은 전기차 1천157기가와트시(GWh), ESS 303GWh를 포함해 총 1천460GWh로 집계됐다.
한국 배터리 3사는 출하량 기준으로 모두 세계 10위권 안에 안착했으나 전체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점유율은 LG에너지솔루션이 9%로 3위, 삼성SDI가 3%로 8위, SK온이 2%로 9위였다. 3사 합산 점유율은 2023년 24%에서 2024년 14%로 떨어졌다.
반면 중국의 CATL은 전기차와 ESS 시장에서 독보적인 출하량을 기록하며 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2위 비야디(BYD), 4위 CALB, 5위 EVE 등 중국 업체들은 배터리 시장에서 고성장을 이어가며 북미와 유럽 시장으로 진출을 가속하고 있다.
작년 기준 점유율 10위권 내 중국 업체 6곳(CATL·BYD·CALB·EVE·고션·선와다)의 합산 점유율은 2023년 63%에서 2024년 74%로 뛰었다.
◇중국이 세계 배터리 시장을 장악
중국이 세계 시장을 빠르게 안착한 이유는 간단하다. 리튬인산철(LFP)배터리의 가격이 싸고 안정되며 화재 위험이 없기 때문이다. 전기차 이외에도 에너지저장장치(ESS)분야에서도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현재 가격과 수출 경쟁에서 시장 주도권을 선점한 중국 업체들에게 점유율을 내준 한국 기업들이 속속 LFP 배터리 개발에 나서면서 시장에 복귀하고 있다.
SNE리서치는 "ESS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했고 전기차 시장에서도 LFP 배터리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성장이 두드러진다"며 "배터리 시장이 LFP로 급격히 돌아선 상황에서 K-배터리도 LFP 배터리 개발 및 라인 구축이 시급한 상황" 이라고 제안했다.
◇ 구식기술 LFP가 중국 효자 상품으로 등극
지난 70년대 개발된 LFP 배터리는 고가의 니켈, 코발트 대신 저렴한 인산철을 채용해 원가가 낮다. 또 안정성이 높고 수명이 상대적으로 길다는 장점도 있다.
반면 한국 주요 배터리 업체들은 밀도가 높고 가격이 비싼 NCM 배터리를 개발해왔다. LFP 배터리는 경우 에너지 밀도가 낮아 전기차에 탑재하면 무게가 무겁고 주행 거리가 NCM 대비 70∼80%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과 배터리 화재로 인해 자동차의 안전성이 의심을 받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투어 저가형 LFP 배터리 탑재 비중이 높이고 있다. 원인 모를 NCM 배터리 화재에 취약했던 단점을 LFP로 극복 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도 빠르게 리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하반기 LFP 배터리를 양산해 르노의 차세대 전기차 모델에 공급할 예정이다. 또 올 연말 미국에서 ESS용 LFP 라인 가동에도 들어간다.
삼성SDI와 SK온도 내년 양산을 목표로 LFP 제품 개발에 한창이다. LFP 후발 주자인 국내 업계는 LFP에 망간을 추가해 에너지 밀도를 개선한 LFMP(리튬인산망간철) 배터리를 개발하는 등 기술력으로 중국과의 격차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안회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종 사용자가 결국 저렴한 배터리를 원하고 중국 기업들도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협상 시도를 하고 있다"며 "원가와 기술 우위가 빛을 보는 것이 시장 원리이기 때문에 장기전에서 LFP 밸류체인에 올라탈 준비 중인 기업이 유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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