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길리어드와 3자 기술이전 계약 체결…실적 불확실성 해소와 신약 모멘텀 강화

길리어드와 483억 규모 기술이전…국내 최초 GLP-1 비만 신약 임상 가속
실적 불확실성 해소, 글로벌 대사질환 치료제 시장 공략 본격화
에페글레나타이드·에피노페그듀타이드 기대감↑

소민영 기자

somy@socialvalue.kr | 2025-09-30 14:14:26

▲한미약품 전경/사진=한미약품 제공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실적 우려를 털어냈다. 동시에 비만·당뇨 치료제 임상을 통해 통합 대사질환 치료제로의 확장 가능성을 키워가고 있어 향후 성장 모멘텀이 주목된다.


지난 9월 29일 장 마감 직후 한미약품은 ‘엔서퀴다’의 기술이전 계약을 공시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5% 상승했다. 계약 상대방은 길리어드사이언스로, 계약 총액은 3,450만 달러, 우리 돈 약 483억 원 규모다. 이 중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250만 달러, 한화로 약 35억 원이며 전체 계약 규모의 약 7%에 해당한다. 여기에 향후 개발과 허가, 판매 단계에 따라 최대 3,200만 달러, 약 448억 원 규모의 단계별 기술료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30일 한국투자증권 위해주 연구원은 “이번 계약은 3분기에 약 35억 원 규모의 계약금을 회계적으로 인식할 수 있어 그간 이어져온 실적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임상 파이프라인 가치가 재조명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한미약품은 제약·바이오 업종 내 최우선 투자 종목(Top Pick) 의견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엔서퀴다는 한미약품의 독자적 약물 전달 플랫폼 ‘오라스커버리(Orascovery)’ 기술이 적용된 물질이다. 오라스커버리는 기존 주사제를 알약 같은 경구 제형으로 바꾸는 혁신 기술로, 환자 편의성과 치료 접근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번 계약은 한미약품, 헬스호프파마(HHP), 길리어드 등 3자가 참여하는 형태로 체결됐다. 길리어드는 엔서퀴다를 항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목적으로 활용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파이프라인에 적용할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미약품은 길리어드가 원료(API)나 완제품 생산을 요청할 경우 직접 공급을 통해 추가 매출을 인식할 수도 있다.

실제 한미약품은 내년 4분기 국내 최초의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후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3상 임상 결과를 발표하고, 품목허가 신청을 낼 계획이다. 또 같은 시기부터 2026년 1분기 사이에는 MASH(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후보 ‘에피노페그듀타이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세마글루타이드 대비 간 섬유화 개선 효과를 입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최고 수준의 약효를 넘어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보험 등재 여부에도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특히 한미약품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에페글레나타이드와 SGLT2 억제제, 메트포르민을 함께 사용하는 3상 임상시험계획을 제출했다. 이 임상은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혈당 조절 효과를 확인하는 데 목적이 있으며, 성공할 경우 에페글레나타이드가 비만뿐 아니라 당뇨, 심혈관질환, 신장질환까지 포괄하는 통합 대사질환 치료제로 확장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한미약품은 올해 국내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3상 임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하반기 국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은 한미약품 평택 스마트플랜트에서 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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