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리, 中 알리 레이 장 대표 사외이사 선임 ‘C커머스 공습 본격화’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레이 장 대표, 에이블리 이사회 참여
알리바바그룹, 에이블리 경영권 행사 시작
에이블리 “사외이사 선임은 경영 참여 아닌 통상적 투자절차”
한시은 기자
sehan24@naver.com | 2025-02-18 14:25:35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한국 내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C커머스의 대표주자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의 레이 장 대표가 국내 패션 플랫폼인 에이블리의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또 최근 알리익스프레스는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계열사 지마켓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 같은 행보는 알리바바그룹이 미국의 관세장벽에 가로 막히자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에이블리를 운영하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레이 장 대표를 등기임원인 기타상무이사로 선임했다. 에이블리는 지난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에 등극한 여성 패션 전문 이커머스 기업이다. 앱 사용자 수는 지난달 기준 약 936만명에 달한다.
이번에 선임된 레이 장 대표는 중국 국적의 1988년생으로, 지난 2016년 알리바바에 입사했다. 2018년 10월부터는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최고경영자(CEO)로 한국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번 등기이사 선임은 알리바바그룹이 에이블리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직접 경영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단계로 분석된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이번 사외이사 선임은 지난해 에이블리 글로벌 투자 라운드 과정 중 일환”이라고 밝혔다. 과거 에이블리가 LB인베스트먼트, 프리미어 등 대형 VC와 진행했던 투자와 마찬가지로 투자자의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통상적인 투자 절차로 진행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지난해 12월 알리바바그룹으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당시 알리바바는 이를 통해 에이블리 상환전환우선주식 1096주(1주당 1826만4840원)와 기존 주주가 보유한 구주 800억원 규모를 확보하며 에이블리의 지분 5%를 보유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른바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쉐인) 등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높은 관세를 내야 하는 미국을 피해 한국 시장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초저가 마케팅과 공산품 물량 공세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는 중국 기업들에 내수시장 주도권을 내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알리바바그룹은 신세계그룹과 손잡고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의 조인트벤처 ‘그랜드오푸스홀딩’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양 사는 신세계 계열사인 아폴로코리아가 중국 알리바바그룹 소속 계열회사인 그랜드오푸스홀딩 주식 50%를 취득하는 기업결합 신고를 공정위에 접수했다.
기업결합이 승인되면 기업집단 신세계와 알리바바 그룹이 공동으로 지배하는 그랜드오푸스홀딩은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의 지분을 각각 100%씩 보유하게 된다. 향후 알리바바 측이 신세계그룹이 보유한 지마켓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도 거론되는 만큼, 국내 이커머스 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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