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회장의 선택은 ‘스타필드 DNA’...이마트 정체 돌파구 찾나
정용진 회장 새해 첫 현장경영으로 스타필드 점검
직매입 할인점 한계 속 체류형 복합몰 전략 가속
스타필드 죽전 성공 이어 운정 빌리지로 모델 확장
한시은 기자
sehan24@naver.com | 2026-02-05 09:01:50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신세계그룹이 스타필드를 중심으로 한 ‘체류형 복합몰’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직매입 중심의 대형마트 구조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이마트 출점 확대 대신 대규모 복합 공간을 통한 집객 전략으로 방향을 튼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달 2026년 새해 첫 현장경영 행보로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을 찾았다. 정 회장은 가족 고객 중심의 체류형 시설을 살피며 “기존 매장 및 경쟁 점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가 점점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은 1993년 개장한 이마트 죽전점을 리뉴얼한 미래형 마트로, 이마트 점포 가운데 처음으로 ‘스타필드 DNA’를 접목했다. 장보기 공간에 휴식·체험·커뮤니티 요소를 결합한 이후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매장 구성도 기존 이마트와 차별화됐다. 1층 중앙에는 판매 공간 대신 약 150평 규모의 ‘북그라운드’를 조성했고, 2층에는 ‘키즈그라운드’를 배치했다. 판매 면적을 줄이는 대신 체류형 공간과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한 전략이다.
특히 직영 매장 면적을 40% 줄이는 대신 테넌트(임대매장) 공간을 약 70% 확대하고, 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 등 집객력이 높은 브랜드를 유치했다. 죽전점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8% 증가해 이마트 전 점포 중 매출 1위에 올랐고, 방문객 수는 22% 늘었다.
정 회장의 새해 현장 행보는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점으로 이어졌다.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은 신세계그룹이 처음 선보인 ‘지역 밀착형’ 복합쇼핑몰로, 대형 광역 상권 중심의 기존 스타필드와 달리 아파트 단지 중심부에 위치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은 물론 반려견과 함께 방문하는 등 일상형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는 평가다.
운정점은 기존 스타필드 대비 면적이 절반 수준이지만, 공간 활용과 콘텐츠 구성으로 체감 규모를 키웠다. 1~2층 중심부에 약 3만6000권의 도서를 갖춘 ‘센트럴 파드’와 계단형 라운지 ‘북스테어’를 구성했고, 3층에는 ‘업스테어’ ‘별마당 키즈’ ‘클래스콕’ 등 어린이 놀이 공간을 배치했다.
개장 한 달여 만에 방문객 수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운정신도시 인구의 3배 이상, 파주시 전체 인구의 약 2배에 달하는 규모다. 방문객의 70% 이상이 인근 거주민으로 집계됐다. 재방문율도 약 40%에 달했다.
스타필드 운영사인 신세계프라퍼티는 오는 2028년 ‘스타필드 창원·청라’를, 2030년에는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를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지역 밀착형 모델인 ‘스타필드 빌리지’는 2033년까지 서울 가양동, 충북 청주 등을 포함한 전국 30곳으로 확대해 지역 핵심 상권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가 스타필드 모델에 무게를 두는 것은 기존 대형마트 산업이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는 인식과 맞닿아 있다. 이커머스의 빠른 성장과 소비자의 온라인 구매 습관 변화로 오프라인 매장 수익성이 흔들리면서 새로운 해법이 필요해졌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이마트 별도 기준(할인점·트레이더스·에브리데이) 영업이익은 2022년 2589억원에서 2023년 1880억원, 2024년 1218억원으로 연속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대비 4.2% 감소해 전체 유통업 가운데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반면 온라인 유통 비중은 5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신세계프라퍼티의 영업이익은 2022년 263억원에서 2023년 946억원으로 급증한 데 이어, 2024년에는 137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상당 부분은 스타필드 입점사로부터 발생하는 임대 수익이다. 입점 브랜드들이 고정 임대료 또는 매출 연동 수수료를 납부하는 구조로, 스타필드의 집객력이 높아질수록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을 받으면서 성장세가 크게 꺾였다”며 “점포를 새로 열려고 해도 입지 제한과 전통시장 상생 비용 부담이 커 출점 자체가 쉽지 않은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또 직매입 중심 구조로 고정비 부담이 크다 보니, 이커머스 확산 이후 수익성 악화가 더 두드러졌다”며 “스타필드처럼 대규모 몰을 조성해 그 안에 이마트를 비롯해 F&B·엔터테인먼트·체험형 시설을 넣어 집객을 유도하고, 타 브랜드를 입점시켜 수수료를 받는 구조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몰 형태는 유행과 수요 변화에 따라 입점 브랜드를 조정할 수 있어 실험 여지도 크다”며 “유통 본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이어갈 수 있는 점이 복합쇼핑몰 전략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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