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 단순 친선일까
재계와의 조용한 만남 속 숨겨진 메시지
2025 美 대선과 통상 압박을 가르는 분기점
최성호 기자
choisungho119@naver.com | 2025-04-25 13:54:25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오는 30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방한해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단독 면담을 갖는다. 초청자는 신세계 정용진 회장. 정치 일정은 배제한 순수 재계 중심의 방문이지만, 이 조용한 1박 2일 일정을 두고 경제계와 외교계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겉으로는 한국 경제계 인사와의 교류 차원이라지만, 국내 대통령 선거를 40여일 남긴 가운데 사실상 ‘정권 교체 가능성 대비’를 위한 비공식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이 한국을 포함한 국가들에 25% 상호관세 적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통상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은 재계의 민감한 반응과 대응 시그널을 사전에 파악하려는 목적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주니어는 정치적 직책이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자문으로 활동 하면서 미국내 경제·산업 정책 실세로 등판할 유력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즉, 한국 주요 재벌 총수들과의 대면은 향후 정책 공조 및 통상 협상의 사전 포지셔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누가 만나는가…‘전략 산업군 중심 포진’
이번 면담 대상은 재계 10위권 내외로 압축되며, 미국과의 사업 비중이 높은 업종 위주로 구성됐다. 반도체(삼성), 전기차·자동차(현대차, SK), 방산·우주항공(한화), 화학·철강(LG, 포스코), 유통·식품(CJ, 롯데), 그리고 최근 AI 사업에 주력 중인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러한 구성은 기술·안보 연계산업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관심사와도 직결된다. 미국이 IRA, 반도체법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장악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은 앞으로 미국 내 투자 확대 및 공동 개발 여부를 가늠할 수밖에 없다.
이번 대면은 공식 회담이 아니지만, 트럼프 주니어가 전달할 미국 내 투자 환경, 통상 정책 방향, 그리고 향후 재계와의 민간 교류 구조는 대선 이후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가 될 수 있다.
“정권 교체 대비용 접점, 민간외교 강화될 듯”
이번 방한은 한국 재계가 트럼프 2기 정부의 ‘시나리오’로 보고 대응을 준비하는 첫 행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 1기 시절 한국 기업들이 경험한 갑작스러운 통상 압박과 관세 부과, 그리고 ‘미국 내 생산’ 요구가 다시 돌아오고 있어 현재 대응책을 마련에 골몰하는 기업들에게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재계는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번 방문이 외교 채널을 거치지 않고 민간 차원에서 성사됐다는 점은 한국 재계가 ‘정치 외교와는 별개의 신뢰할 수 있는 대미 소통 창구’를 자체 확보하려는 전략적 시도라고도 볼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백악관과 공식 협의가 없이 이뤄지는 이번 만남은, 한국 기업들이 트럼프 캠프와의 직접 소통 라인을 만들고자 하는 의도”라며 “이제는 기업이 외교의 주체로 나설 시점이 왔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결국,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은 단순한 친선 방문을 넘어, 통상 압박 재개에 대비하는 재계의 민간외교적 대응이자 정권 교체 시나리오에 맞춘 사전 정지작업으로 평가된다. 기업인 개개인의 만남이 아닌, 국가 경제 전략의 사전 조율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향후 후속 행보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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