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허영인 회장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드린다” 대국민 사과

허영인 회장 "이번 사고에 책임을 통감하고 있어...질책과 지적 겸허히 받아들일 것"
SPC 사고 후속 대책으로 3년간 1000억 투자...안전시설 확충, 설비 자동화 등 안전관리 강화
유가족, 명백한 사고 경위 밝히기 위해 고용노동부와 경찰에 고소장 제출

소민영 기자

somy@socialvalue.kr | 2022-10-21 13:53:21

▲허영인 SPC 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SPC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허영인 SPC 회장이 21일 계열사 평택 제빵공장 직원의 사망사고와 관련해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드립니다”고 머리 숙여 사과했다.

허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SPC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가 발생한 SPL 뿐만 아니라 저와 저희 회사 구성원들 모두가 이번 사고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의 엄중한 질책과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는 관계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과 후속 조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고인 주변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충격과 슬픔을 회사가 먼저 헤아리고 보듬어 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매우 안타깝다"며 "모두 제가 부족한 탓이며 평소 직원들에게 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제대로 전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에 큰 슬픔에 잠겨 있을 유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예우할 것을 약속했다.

특히 "사고 다음날 사고 장소 인근에서 작업이 진행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잘못된 일"이라며 "힘든 시간을 보냈을 직원분들께도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진심을 다해 사과의 말을 전했다.

허 회장은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그룹 전반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철저히 재점검하겠다"며 "안전경영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전문성을 갖춘 사외 인사와 현장 직원으로 구성된 ‘안전경영위원회’를 설치할 것이며 안전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사고에 대한 대책방안을 내놓았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게 생각하며 뼈를 깎는 노력으로 안전 관리 강화는 물론이고 인간적인 존중과 배려의 문화를 정착시켜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PC는 이번 사고에 대한 후속 대책으로 전사적인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향후 3년간 총 1,000억 원을 투자에 나선다.

-전사적인 안전진단 시행
SPL 외 그룹 전 사업장에 대해서 한국안전기술협회, 대한산업안전협회 등 고용 노동부로부터 지정 받은 외부 안전진단 전문기관을 통해 ‘산업안전보건진단’을 즉각 실시할 예정이다.

안전시설 확충 및 설비 자동화 등을 위해 700억, 직원들의 작업환경 개선 및 안전문화 형성을 위해 200억을 투입하는 등 시설, 설비, 작업환경의 안전성을 강화한다.

-전사적으로 ‘안전경영위원회’를 설치해 안전관리 강화
전문성을 갖춘 사외 인사와 현장직원이 참여하는 안전경영위원회를 구성해 산업안전보건에 대한 독립된 활동을 보장하고 안전보건조치 실행 및 관리감독을 강화한다.

-안전관리 인력과 역량 강화
전사적으로 산업안전보건 전담 인력을 확충하고 관련 조직을 확대 개편해 산업안전보건, 시설안전, 환경안전 등 안전관리 역량을 키워하겠다고 밝혔다.

-직원들을 위한 근무환경 적극 개선
노동조합과 긴밀하게 소통해 직원들의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육체적·정신적 건강 관리 지원 등을 통해 직원들이 좀 더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SPC는 이번 사고로 쇼크를 받았을 현장 직원들의 심리적 회복과 일상 복귀를 돕기 위한 ‘상담 치유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한편 사고가 나고 다음날부터 현장 직원들은 사망사고가 일어난 곳 바로 옆에서 일을 시작한 것이 알려졌고 SPC의 사고 대처가 미흡한 것을 들어 온·오프라인에서 불매운동이 확산됐다.

민주노총 등 노동단체를 중심으로 시작된 불매운동은 일반 시민들까지 가세하면서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들은 이날 화성지역 SPC 계열 점포 앞에서 불매운동 1인 시위를 벌이며 SPC 규탄에 앞장섰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SPC 제품 불매운동으로 번지면서 가맹점주들은 피해를 보고 있다며 호소에 나섰다.

한 파리바게뜨 점주는 “이번주 들어 손님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줄어든 것 같다”며 “그날 만든 빵은 팔리지 않으면 그대로 폐기해야 하는데 너무 속상하다”며 “사실 가맹점주들은 아무 잘못도 없는데 사태가 더 악화되면 어쩌나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날 SPC 계열 가맹점주 협의회는 가맹점주들의 의견을 모아 공식 입장문을 낼 예정이다.

지난 15일 오전 6시 20분께 경기 평택시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작업 중 사고를 당해 숨졌다. 이를 두고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이 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물 분석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그런가 하면 평택 SPC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20대 근로자 사망 사고의 유가족이 사고 경위를 명백히 밝혀달라며 고용노동부와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유족 법률대리인인 오빛나라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SPL 주식회사, 강동석 SPL 대표이사,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에 고소했다. 또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SPL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경기 평택경찰서에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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