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약세가 반사이익, ‘수출 효자’ 기업 활짝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수출 중심 업종 고환율 수혜 뚜렷
美 금리인상·中 경기부진 속 환율 1,400원 육박… 수출기업에 단기 호재
최성호 기자
choisungho119@naver.com | 2025-04-14 13:46:19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다시 1,380원을 넘어서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원화 약세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반사이익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전통적인 수출 주도 산업들이 고환율의 수혜를 입으며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025년 4월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90원대를 넘나들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둘째 주 평균 환율은 1,387.2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 상승했다.
이같은 환율 급등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지속 시사 ▲중국 경제 회복 지연 ▲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 등 대외 불확실성 심화에 따른 것이다.
하나증권 이재선 연구원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오래 동결하거나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경우, 달러 강세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며 “이러한 구조는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들에게는 단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유도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반도체 – 수출 단가 개선 + 환차익 효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수출 물량뿐 아니라 ‘환차익’ 덕분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증가하는 구조다. 2024년 하반기 기준, SK하이닉스는 환율 상승으로 약 8,000억 원 규모의 환차익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D램, HBM, 낸드 등은 대부분 달러로 결제되며, 원화로 환산할 때 실적에 긍정적 반영이 된다.
◇ 자동차 – 북미·유럽 수출 채널 확장 + 가격 경쟁력 상승
현대차·기아는 북미와 유럽 중심으로 차량 수출이 급증하며, 고환율이 수익성 확대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2025년 1분기, 현대차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24%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원가 절감과 더불어 수출 채산성이 향상되면서 마진 구조가 개선됐다.
◇ 조선업 – 장기계약 수익성 확보
조선업은 선박 수주 계약 시점과 인도 시점 사이의 환차 변동이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 원화 약세가 지속될수록, 달러 수주액을 원화로 환산한 실적은 커지게 된다.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은 고환율 기조에서 2024~2025년 인도 예정 선박의 이익률이 2~3%p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 석유·정유 – 수출 비중 높은 정유사에 유리
SK이노베이션, S-OIL 등은 정제제품(휘발유, 경유, 납사 등)의 해외 판매 비중이 높아 원화 약세가 매출 증가에 기여한다. S-OIL은 사우디 아람코로부터 원유를 수입해 정제 후 해외에 수출하는 구조로, 고환율 수출 마진이 늘어나며 실적 방어 효과를 보고 있다.
◇ 고환율 지속 시 부작용도 경계해야
단기적으로는 수출 대기업 중심의 수혜가 크지만, 원화 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내수기업의 마진 하락, 가계의 물가 부담 증가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중소기업 및 내수기업은 달러 표시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아, 고환율이 오히려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분석에 따르면, 중소 제조업체의 61.3%가 “고환율로 채산성 악화”를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정부, 외환시장 안정적 개입 필요”
금융연구원 강성진 박사는 “수출 대기업 실적에는 단기적으로 긍정적이지만, 외환시장 불안정성은 투자 심리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한국은행과 기재부는 외환보유액 관리와 환율 개입 타이밍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환율 상승은 반도체·자동차·조선업 등에 수출 채산성 개선 효과를 미치지만 내수 및 중소기업의 경우 비용 압박 심화로 누적된 경영난이 더욱 심해지면서 벼랑끝으로 기업이 몰릴수 있다고 분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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