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 단순한 소음 아닌 경고 신호… 조기 치료 및 관리로 심혈관 건강 지켜야
이동신 기자
hbkesac@gmail.com | 2025-12-01 13:41:34
[소셜밸류=이동신 기자] 코골이는 흔히 피곤할 때 나타나는 소리 정도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수면 중 기도가 좁아지거나 흔들리면서 발생하는 생리적 신호에 가깝다. 신체 내부에서 공기 흐름이 원활하지 않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코골이가 지속될수록 몸은 산소 부족 상태에 반복적으로 노출된다. 기도가 완전히 닫히지는 않았더라도 부분적으로 막힌 상태가 계속되면 호흡의 흐름이 불안정해지고, 산소포화도가 내려가며 교감신경이 과활성화된다. 이 과정이 밤새 이어지면 혈압이 들쭉날쭉해지고 심장은 부족한 산소를 보상하기 위해 과도한 일을 하게 된다.
코골이가 수면무호흡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라면 이러한 변화는 더 뚜렷해지고, 장기적으로는 고혈압이나 혈관 기능 저하, 심장 리듬 불안정 같은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도 높아진다. 산소 부족이 만성화되면 심장과 혈관의 회복 여력도 떨어진다. 반복되는 호흡 정지는 심장이 받아들이는 산소량을 줄여 혈관을 약하게 만들고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초기에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몇 달 또는 몇 년에 걸쳐 누적되면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심혈관 위험 요인으로 자리 잡는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깊은 잠에 도달하지 못해 자는 시간과 상관없이 피로가 누적된다. 아침에 두통이 나타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이유 없이 짜증이 늘거나 기억력이 흐릿해지는 증상이 있다면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야 한다. 잠을 충분히 자도 개운하지 않은 아침 상태와 낮 동안 이어지는 졸림은 이들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밤중에 자주 깨거나 숨이 턱 막히는 느낌으로 잠에서 깨는 경험, 또는 옆에서 들리는 거친 코골이 소리도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이런 변화가 반복된다면 단순 피로나 스트레스 탓으로 돌리지 말고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을 확인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검사가 수면다원검사다. 이 검사는 하룻밤 동안 뇌파, 산소포화도, 호흡 패턴, 심전도 등을 동시에 측정해 수면의 구조와 호흡 장애를 세밀하게 분석한다. 검사 과정은 센서를 부착한 뒤 평소처럼 잠을 자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피검자는 특별한 행동을 할 필요가 없다.
수집된 데이터는 코골이의 형태가 단순한 진동 문제인지, 실제로 무호흡이 동반되는지, 호흡 불안정이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인 수치로 보여준다. 다양한 수면 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필요한 치료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잡을 수 있도록 돕는 검사이기 때문에, 평소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에 시달리고 있다면 받아보는 것이 좋다.
수면무호흡증이 확인된 경우에는 기도가 닫히지 않도록 일정한 압력의 공기를 전달하는 양압기 치료가 대표적으로 활용된다. 이 방식은 호흡 흐름을 유지해 심장의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코골이의 원인에 따라 구강장치 사용, 비강 구조 개선을 위한 치료, 체중 관리, 생활습관 조절 등도 함께 고려된다. 체중 증가나 음주, 수면 환경 문제처럼 후천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경우라면 생활습관을 손보는 것만으로도 호흡 안정성이 개선되는 경우가 있다. 중요한 점은 코골이를 몸이 보내는 경고로 이해하고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다.
강동 성모 이비인후과 정연민 대표원장은 “코골이 증상으로 내원하는 이들의 상당수가 낮 동안의 졸림, 두통, 피로감 같은 일상적인 불편을 함께 호소한다. 이런 변화는 단순한 수면 부족이 아니라 밤새 반복되는 산소 부족과 호흡 장애로 인해 생기는 연쇄 반응이다. 코골이를 가벼운 문제로 넘기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방치 기간이 길어질수록 우리 몸에 가해지는 부담이 대폭 늘어나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관리를 통해 심혈관 건강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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